우승연 소속사 “우울증 자살이 유족 공식입장”
가수 A씨와 1년 전 헤어졌지만 친구처럼 지내
우승연은 인터넷 얼짱 출신으로 잡지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기대주다. 그동안 <허브>를 비롯한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최근 개봉한 영화 <그림자 살인>에는 촬영 당시 같은 소속사였던 주인공 황정민과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또 2개월 전 현재의 소속사로 옮겨 새로운 활동을 준비중이어서 주위에서는 그녀의 죽음을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고인은 자신의 일기장에 ‘가족들을 사랑한다. 먼저 가서 미안하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또한 자살 당일 오후엔 여동생에게 ‘미안하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고인이 수차례 오디션에 낙방했고 괴로운 심경을 여러 차례 털어놓은 것으로 고인의 지인들이 진술했다. 신변 비관으로 인한 자살로 본다”고 밝혔다.
오디션 결과 안 좋아
경찰은 이어 “유족 조사에서 우울증이나 우울증 치료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이에 앞서 우승연의 한 지인은 “갑자기 우승연이 자살해 당황스럽다. 과거 몇 차례 우울증 치료를 받았는데 근래 우울증 증세가 심해진 것 같다”며 “고인의 부모님이 딸의 마지막 길을 조용히 보내고 싶어한다. 조용히 장례식을 치르길 원한다”고 밝혀 우울증이 이번 사건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전했다.그는 또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그룹 출신 가수 A씨와의 결별이 이번 자살의 원인’이라는 얘기에 대해거는 “고인이 A씨와 8년여를 만났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벌써 1년 전에 헤어졌다”고 말했다.이어 “헤어진 뒤에도 연락을 계속하며 오랜 친구처럼 지냈다. A씨 때문에 괴로워하다 자살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실제 A씨는 고인이 사망한 27일 빈소에서 밤을 지새운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대 불어불문학과를 휴학 중인 우씨는 인터넷에서 얼짱을 뽑는 카페인 ‘베스트 나인’에서 네티즌 투표로 5대 얼짱으로 뽑히면서 주목받아 예당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갔으며 영화 <그림자 살인>, <허밍>, 시트콤 <얍> 등에 출연했다.지난해 12월 계약이 만료돼 회사를 나온 뒤에는 잠시 쉬다가 2월 현 소속사로 자리를 옮겼다. 우씨는 예당 엔터테인먼트 소속 당시 잡지·CF 모델로도 활동했으나 영화에서는 1~2장면에 출연하는 데 그쳤다.우씨는 동생과 함께 지난 2007년부터 인터넷 의류 쇼핑몰을 운영해왔으며 의상 디자이너의 꿈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승연 소속사 오라클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3월 이후 각종 드라마·영화 오디션을 10여 차례 봤는데 아직 좋은 결과는 얻지 못한 상태였다”며 “그래도 씩씩하게 자기 관리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자살 악몽’ 되살아나
한편 우승연의 자살로 연예계는 충격에 빠졌다. 2007년 가수 유니와 탤런트 정다빈이 자살로 생을 마감한 후 잠시 사그라들었던 ‘자살 악몽’이 되살아났다. 최근 8개월새 무려 9명이 세상을 떴다.탤런트 안재환은 지난해 9월 자신의 차 안에서 연탄을 피워놓은 채 질식사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자살로 결론을 내렸으며 사업 실패와 이로 인한 사채빚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아직도 고인의 유가족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곧이어 10월 ‘국민배우’ 최진실이 목숨을 끊었다. 악플, 사채루머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면서 연예계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를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올 3월에는 탤런트 장자연이 목매 자살했다. 무명 신인 배우였지만 장자연 사건은 고인이 남긴 문건이 공개되면서 일파만파 파문을 일으켰다. 성상납 강요, 폭행 등 연예계에 숨겨진 비리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뿐만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장채원, 김지후, 이서현, 김석균, 이창용 등 신인 혹은 무명 연예인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었다. 비극이 시리즈처럼 이어지고 있다.자살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개 우울증과 연관돼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헤쳐 나가기 버겁다고 판단해 목숨을 끊는 길을 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연예인의 자살은 모방을 자극하는 ‘베르테르 효과’ 등 사회적 파장력이 크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강원도 집단 자살 사건으로 가뜩이나 뒤숭숭한 사회 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자살하는 심정이야 오죽하겠느냐마는 삶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