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보고 부러워하니 아내도 보고 따라잡기

드라마 <내조의 여왕> 인기비결 <넷>

<내조의 여왕>은 김남주의 드라마다. 김남주가 안방극장에 돌아온 건 <그 여자네 집> 이후 8년 만이다. 그 사이 김남주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됐고 ‘아줌마’가 됐다.

MBC 월화드라마 <내조의 여왕>이 연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내조의 여왕>은 전통적인 ‘아줌마 드라마’에 30~40대 직장 남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직장 드라마를 접목시켜 남녀 시청자를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스크린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드라마들이 사경(?)을 헤매는 사이 안방극장을 접수한 <내조의 여왕>의 인기비결 넷을 꼽아 보았다.

김남주 ‘CF 퀸’서 ‘코믹연기 퀸’으로… 캐릭터 매력과 신선도 높여
천지애 캐릭터 둘러싼 인물들 멋진 조화,  시청률 상승 요인에 한몫



인기비결<하나> 김남주의 변신

‘CF 퀸’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의 대명사였던 김남주는 <내조의 여왕>을 통해 코믹 배우로 제대로 거듭났다는 평가다. 매회 그녀가 빚어내는 유쾌하고 코믹한 모습에 안방극장은 웃음바다가 된다.
수십 편의 CF 속에서 세련되면서도 우아한 느낌을 선사하던 여배우에게 이런 모습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은 일. 때문에 김남주의 색다른 변신은 캐릭터의 매력과 신선도를 배가시키며 시청자들을 열광케 한다.

<내조의 여왕>의 고동선 PD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남주를 캐스팅할 당시 불안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코믹연기, 눈물연기 등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는 훌륭한 배우”라며 그녀의 연기력을 극찬하기도 했다.
김남주의 성공 전략은 ‘줌마렐라’ 열풍과 톱스타들의 ‘탈신비주의’, 대중과의 눈높이 대화법 등이 조화를 이룬 결과다. 김남주는 극중 한때는 잘나갔으나 지금은 특별할 것 하나 없는 평범한 30대 주부 천지애 역을 맡아 못난 남편의 성공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열혈 아줌마 캐릭터의 진수를 보여준다.
전성기 시절의 미모와 인기에 집착하는 대신 자신의 현실과 대중의 현실을 동시에 투영한 결과다. 시청자들은 김남주의 눈높이 연기에 박수를 보내기 시작했다.

김남주 소속사 관계자는 “이번 작품을 통해 기존 이미지를 벗고 변신을 꾀하려는 의지가 강했다. 김남주 본인이 망가짐에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 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가 인기 비결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소속사를 옮기고 첫 작품을 선정하면서 많은 고심을 했는데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본인 역시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기비결<둘>다양한 캐릭터의 변화

진부하고 전형적인 캐릭터에 질려 있던 시청자들은 천지애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천지애는 20대 청춘에서 벗어나 현실에 찌들어 사는 30대 기혼녀들의 현실과 심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학창 시절엔 잘나가는 퀸카였으나 남편 잘못 만나 고생하는 천지애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동질감과 연민을 느낀다. 여고 동창생 사이의 미묘한 심리적 우월감과 열등감이 30대에 역전되는 상황도 예리하게 현실을 파고든다.

그러나 천지애의 매력은 무엇보다 당당함에 있다. 천지애는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다. ‘마그네틱’을 ‘마그네슘’으로, ‘새옹지마’를 ‘다홍치마’로 헷갈리는 푼수지만 25평짜리 아파트에 사는 것을 양봉순 앞에서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
못난 남편을 성공시키려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도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지도 히스테리를 부리지도 않는다. 자긍심을 잃지 않으며 오만하지 않으면서도 매사에 당당하다.
천지애가 빛이 나는 것은 이 캐릭터를 둘러싼 인물들이 멋진 조화를 이뤄내기 때문이다. 캐릭터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있지만 배우들의 연기로 인해 더욱 빛이 난다.

콤플렉스를 발판으로 삼아 성공하지만 남편의 사랑을 얻지 못하는 양봉순(이혜영), 똑똑하고 착한 성품을 지녔지만 사회성이 부족하고 우유부단한 지애의 남편 달수(오지호), 정략결혼한 아내에게서 권태감을 느끼고 아줌마 천지애에게 매력을 느끼는 태준(윤상현), 고교시절 사랑했던 지애를 잊지 못하는 준혁(최철호), 그리고 태준에게서 외면당하고 대학 선배 달수에게 사랑을 느끼는 소현(선우선) 등은 입체적인 캐릭터로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며 천지애와 함께 앙상블 효과를 낸다.

인기비결<셋> 시대 반영한 공감대

김남주의 변신이나 캐릭터들의 조화가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는 것은 시대를 반영하면서도 순간순간 재미를 잃지 않는 대본과 연출 때문이다.
<내조의 여왕>은 온달수(오지호)를 성공시키려는 천지애(김남주)의 코믹한 내조 이야기로 공감과 대중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현대인의 삶의 방식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깊이를 갖췄다. 그것은 물질이 곧 성공이고 원하는 것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된다는 ‘막장 드라마’의 대안이다.
박지은 작가는 이른바 ‘줌마렐라’식의 황당무계한 성공담이나 ‘아내의 유혹’ 같은 막장 드라마 콘셉트를 철저히 배제하고 세태를 풍자한 코믹극에 초점을 맞췄다.

남편을 성공시키기 위해 갖은 방법을 쓰는 아내들, 여고 동창생의 지위 역전, 경제불황과 맞물린 보통사람들의 생활고, 직장 내 샐러리맨들 사이의 치열한 경쟁, 부부 사이의 권태감 등 시대를 반영하는 무거운 소재들을 가벼운 코믹 코드로 풀어내 남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내조의 여왕>의 성공은 여성 시청자뿐만 아니라 남성 시청자까지 끌어들인 결과다. 여러 인물들 사이의 복잡한 멜로라인은 전형적인 드라마와 별반 다를 바 없지만 가정과 직장 사이에서 기혼남녀들이 흔히 느낄 만한 문제들을 코믹하게 풀어낸 점이 호평받고 있다.
복잡한 멜로라인도 일반적인 도덕관념을 해치는 수준에 이르지 않고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일탈 욕구를 자극하는 수준에서 그친다는 것도 장점이다. 재미있고 공감도 가는데 유익하기까지 하다니, <내조의 여왕>이 인기를 얻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내조의 여왕>의 극중 주인공 천지애(김남주)와 앙숙 양봉순(이혜영)의 대결이 극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패션 대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올봄 최고의 트렌드세터인 김남주와 이혜영의 드라마 속 스타일이 불황속에서도 여성들에게 따라 하기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천지애 역의 김남주 패션 키워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로맨틱이다. 물결치는 갈색 단발머리부터 핑크색 입술까지. 사랑스러운 아이템으로 천방지축이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 천지애를 표현하고 있다.

경제난에 물불 안 가리는 남편 출세시키기…재미있고 공감 가고 유익하고
김남주 ‘발랄한 캐주얼 할리우드 룩’ vs 이혜영 ‘럭셔리 파리지엥 스타일’

인기비결<넷> 김남주VS이혜영 패션 대결 ‘후끈’


요즘 최고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른바 ‘물결머리’는 이번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 어깨 정도 길이의 굵은 웨이브로 여성스럽고 고전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브라운으로 염색해 경쾌함을 더했다. 발랄한 캐릭터와 딱 맞아떨어지는 스타일 덕분에 요즘 미용실마다 ‘김남주 파마’를 해 달라는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유롭지 않은 집안 사정 때문에 의상을 직접 만들어 입는다는 설정 탓에 브랜드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명품 의상은 되도록 피한다.
예쁘게만 차려입는 다른 여주인공과는 달리 화사한 파스텔톤 색상으로 활동적이면서도 캐주얼한 모습으로 사랑스럽고 세련된 아줌마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큼직한 플라워 패턴을 사용하고 리본이나 레이스 등의 아이템으로 여성스러움과 발랄한 매력을 더해준다.
숏 팬츠나 배기 팬츠에 컬러풀한 니트 가디건에 얇은 벨트, 디테일이 과하지 않은 심플한 재킷을 걸친다. 원피스 위주보다는 상의와 하의를 적절하게 각 아이템마다 믹스 매치해서 연출하고 있다. 특히 매 신마다 등장하는 사랑스러운 프티 스카프와 가방이 여성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다.
반면 여유로운 부장 사모님 양봉순 역 이혜영의 패션은 럭셔리하고 시크한 콘셉트로 주로 원피스에 재킷,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스타일리쉬한 소품과 액세서리로 우아하게 연출한다. 은은한 색상의 옷을 즐겨 입는 김남주와는 대조적으로 강렬한 원색의 광택나는 소재의 옷에다 아찔한 높이의 킬 힐 등으로 화려한 팜므파탈 이미지를 선보인다.
민소매나 어깨선이 넓게 파인 원피스에 큰 벨트 등으로 포인트를 줘 슬림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여성스러운 곡선을 강조하고 있다. 립스틱의 경우 빨간색이나 핫핑크 등 눈에 띄는 화려한 색상을 선택해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잡티 하나 드러나지 않는 완벽한 메이크업으로 다른 여성 출연자들과 차별을 꾀한다. 컬러풀한 힐도 필수품. 색깔 역시 화려하다. 원색은 물론이고 고급스런 블랙 드레스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매회마다 선보이고 있어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

<내조의 여왕> 시청자 게시판에는 재미있게 보고 있다는 소감 외에 주인공들이 착용한 의상이나 패션 아이템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드라마 관계자는 “드라마 내용과는 별개로 패션 자체도 주요한 관심사”라며 “늘 개성있고 매력적인 스타일을 선보여 온 김남주와 이혜영인 만큼 더욱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평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