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심한 경기침체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어 실직·퇴직자들이 속출하면서 이들의 창업이 줄을 잇고 있다. 사회경험과 자금력을 갖춘 퇴직자들은 일선에서 물러난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하여 ‘창업’을 선택하고 있다.
성공창업을 위해서는 우선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자신의 경험을 살리면서 체력에는 무리가 가지 않고 최근의 트렌드에 맞춘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본상황에 따라 무점포 업종도 가능, 수요가 풍부한 장수업종을 택하고, 자기 형편에 맞게 시작하는 것이 성공 창업의 지름길이다.
검증된 아이템에 경력 살려 창업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서는 아이템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요즘 같은 불황에는 아이템 선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 등을 두루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 경험이 없는 퇴직자의 경우에는 이 중에서도 안정성에 중점을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업종의 수명 주기가 길고, 시장에서 검증된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좋다. 전통음식전문점, 친환경·유기농 관련 업종, 어린이교육 사업들은 수요층이 넓고 생명력이 길어 안정성을 중시하는 퇴직자 창업에 적합하다. 검증된 아이템에 자신의 직장 경력, 즉 그동안 쌓아온 경험이나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사고력 활동수학교실 ‘시매쓰’(www.cmathclub. co.kr)를 운영하는 최진우(40)씨는 학원교육업계에 10년간 근무했던 경력을 살려 창업했다. 시매쓰는 단순한 문제풀이식 학습이 아니라, 토론과 놀이식 학습을 통해 수학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는 창의력 개발 수학 프로그램이다. 시매쓰의 학습방식은 학생들이 수학에 대해 거부감을 갖게 되는 이유가 일방적인 교육방식이라는 점에 착안, 학생들이 교구를 활용하면서 스스로 해법을 찾아내게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갖게 되고 사고력 또한 신장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업 진행 방식은 주입식 강의가 아닌 토론과 발표 수업으로 진행되며, 아이들 스스로 다양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실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수학을 직접 경험하는 방식으로 수업하기 때문에 지루해 하지 않고 재미있게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수학의 원리와 논리적 사고력, 그리고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최씨는 “교수 방법이나 학생들에게 맞는 학습 지도 노하우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된다”며, “수학 교육에 대한 자신의 뜻과 개인적인 역량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실직자에서 성공창업자로 재기
안정성이나 수익성이 높고 자신의 경력이나 적성에도 맞는 아이템을 찾았다면 절반의 성공을 보장받는 셈이다. 그러나 마음에 쏙 드는 아이템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자금 여건과 맞지 않으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다면 무점포 업종에 눈을 돌려보자. 점포비 부담이 없기 때문에 1000만~2000만원 이하로 창업할 수 있다. 최근에는 확실한 소비시장을 갖고 있는 아이템들이 많이 등장해 수익성도 높아졌다.
경기도 광명시의 김대현(42)씨는 1580만원을 투자해 실내환경관리업 ‘닥스리빙클럽’(www.daksliving.com)을 창업, 명예퇴직자에서 성공 창업자로 재기했다. 퇴직 후 그는 불황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거액을 들여 점포창업을 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 그는 무점포 업종인 닥스리빙클럽을 선택했다. 친환경 아이템이라 이미지도 좋았고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장래가 유망한 아이템이라 생각한 것이다. 주요 서비스는 집먼지 진드기를 없애주는 알러지 클리닝. 전문 장비와 약품을 사용해 혼자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 임대료나 인건비 등 따로 들어가는 비용이 없어 순이익도 매우 높은 편. 현재 월평균 450만원 매출에 37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대구 달서구 월성1동의 김영상(38)씨는 택시회사에서 실직했지만 지난 11월 7500만원을 투자해 59㎡(18평) 규모의 퓨전요리주점인 ‘오뎅사께’(www.odengok.co.kr)를 오픈, 창업을 통해 오히려 일도 편해지고 수입도 늘어났다. 주변에 별다른 상가나 유동인구가 없는 아파트단지임에도 불구하고 간단한 술안주를 찾는 30~50대 남성고객은 물론 20대 연인, 대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오뎅사께는 ‘수제 어묵’과 일본 청주 ‘사케’를 위주로 하면서, 쿡리스 시스템으로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같은 불황에 적합한 아이템이다. 김씨의 월 평균 매출은 2800만원, 월 평균 순익은 700만원 수준이다. 김씨는 “택시기사였을 때보다 일은 덜 힘들면서 수입은 훨씬 더 좋다. 경기를 많이 타는 택시기사보다 수입도 더 안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서울 화양동 건국대학교 부근에서 자연냉각 크림생맥주전문점 ‘플젠’(www.plzen.co.kr)을 운영하는 조창민(41)씨는 금융회사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다 회사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지난 2007년 명예퇴직 후 창업을 결심하고 적합한 아이템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때 조씨의 눈에 들어온 것이 ‘플젠’이었다. 맥주전문점은 수요층이 넓은 대중적인 아이템인 데다, 자연냉각 방식의 크림생맥주로 일반 맥주집과 차별화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플젠은 전기를 이용한 급속냉각이 아니라 순수하게 얼음만을 사용한 자연냉각 방식으로 맥주 맛의 신선함을 유지하고, 맥주거품을 크림 형태로 만들어 맥주시장의 블루오션을 창출해 냈다. 또 20대는 물론 30~40대 고객까지 흡수할 수 있는 중후하면서도 서구적인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다. 브랜드 경쟁력에 확신을 가진 조씨는 2008년 4월, 165㎡(50평) 규모의 점포비 포함 총 3억8000만원을 들여 점포를 열었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성실한 점포 운영으로 월평균 5500만원 매출에 1600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조씨는 퇴직 후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성공 창업의 왕도는 다른 게 없다. 업종 선택, 자금조달 계획 등 철저한 준비를 거쳐 시작, 체면치레 따위는 버리고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뒤 꼭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