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더 뮤지컬 어워즈가 오는 4월2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2007년 닻을 올린 후 단 기간 내에 뮤지컬 산업 종사자는 물론 엄격한 뮤지컬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더 뮤지컬 어워즈’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명실공히 대한민국 뮤지컬 대표축제로 자리잡았다. 특히 고품격 뮤지컬 갈라쇼를 방불케하는 시상식 연출과 새로운 방식의 심사과정은 타 시상식들의 참고 대상이 되고 있다.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은 <내 마음의 풍금>과 <미녀는 괴로워>다. 사범학교를 갓 졸업한 새내기 교사와 열여섯 늦깍이 초등학생의 달콤한 첫사랑 이야기를 동화처럼 그려낸 <내 마음의 풍금>은 최우수창작뮤지컬상, 연출상, 남우주연상 등 굵직 굵직한 부문을 포함해 총 9개 부문에서 이름을 올렸다.
마술을 방불케하는 무대 연출로 극의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을 받은 <미녀는 괴로워> 역시 주요 부문을 포함해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두 작품 모두 창작 초연작이자 최근 한국 뮤지컬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한 무비컬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동명의 드라마를 뮤지컬화한 <대장금>이 8개 부문, 발칙한 상상을 경쾌하게 풀어낸 라이선스 초연작 <자나, 돈트!>가 7개 부문, <지붕 위의 바이올린>과 <형제는 용감했다>가 각각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어 올해의 기대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대중 스타의 뮤지컬 나들이는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이제 웬만한 규모의 뮤지컬에 방송, 영화의 인기 스타가 등장하는 건 작품의 새로운 흥행요소가 됐다.
올해 ‘더 뮤지컬 어워즈’에도 이러한 시장흐름은 예외가 아니다. 다가오는 본심 심사에서는 지난 한해 활약한 ‘크로스오버 뮤지컬 배우’들의 돌풍이 거셀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흐름은 남녀신인상 부문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남우신인상에서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급부상한 인기 아이들 그룹 빅뱅의 두 멤버 대성(캣츠)과 승리(소나기)가 배우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기회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대성의 경우 <캣츠>에서 섹시한 고양이 ‘럼 텀 터거’로 완벽 변신해 오랜 트레이닝으로 단련된 뛰어난 보컬 실력과 예능에서 보여준 유쾌함 그리고 파워풀한 무대 매너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소나기>의 소년 승리는 첫 뮤지컬 무대에 대한 우려를 해맑은 이미지로 극복하고 순수하고 깨끗한 첫사랑의 기억을 십분 표현함으로써 최고의 캐스팅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고품격 뮤지컬 갈라쇼 방불케 해…오는 2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개최
빅뱅 멤버 ‘대성’ ‘승리’ 신인상 후보…최성희 2년 연속 여우주연상 도전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리사는 <대장금>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기나긴 공백을 깨고 <클레오파트라>로 뮤지컬 ‘성인식’을 치른 박지윤의 경우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무대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뮤지컬 무대에 뿌리를 내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토종배우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남우신인상에는 2009년 뮤지컬계의 주목할 만한 신인인 강태을(대장금, 돈 주앙), 라준(소리도둑), 조휘(돈 주앙) 역시 최고 뮤지컬 샛별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여우신인상 역시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뮤지컬계의 신데렐라 임혜영(마이 페어 레이디, 지킬 앤 하이드), 장은아(내 마음의 풍금), 최유하(자나, 돈트!, 제너두)가 탄탄한 대결구도를 이루고 있다.
올해 ‘더 뮤지컬 어워즈’ 후보자들의 눈에 띄는 특징은 신예들의 급부상이다. 공연 시장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뮤지컬의 성장과 대중의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실력 있는 젊은 배우들이 많이 무대에 오르는 것이 그 원인이다. 시상식의 꽃인 남녀주연상에도 신세대 배우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남우주연상의 김호영(자나, 돈트!)과 조정석(대장금), 여우주연상의 차지연(드림걸즈), 최성희(미녀는 괴로워)는 모두 이제 막 신인티를 벗은 이들이다. 그러나 무대 위의 모습은 그 어떤 배우보다도 진지하고 열정적이다. 오히려 젊음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가 그들의 장점이다.
과연 시상식에서 이들 중 뮤지컬 최고 남녀배우가 탄생해 세대교체를 이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런가 하면 ‘한국 뮤지컬의 대부’ 김진태(지붕 위의 바이올린)를 필두로 관록과 연륜을 앞세운 ‘뮤지컬 9단’들 역시 대거 노미네이트 됐다.
조승우의 돈키호테를 잠재운 새로운 라만차의 기사 류정한(맨 오브 라만차), 순수하면서 달콤한 첫사랑 선생님을 잘 표현한 오만석(내 마음의 풍금), 폭발적인 가창력과 매혹적인 목소리로 관객을 유혹한 열정의 루시 소냐(지킬 앤 하이드), 본인의 연기 인생을 걸고 에피역에 도전한 홍지민(드림걸즈)의 카리스마 또한 주연상을 영광을 넘보기에 손색이 없어 심사위원들의 고심이 예상된다.
‘제3회 더 뮤지컬 어워즈’는 브로드웨이 쇼 같이 화려하고 역동적인 무대로 한껏 달아오를 예정이다. 시상과 축하무대를 적절히 배치한 한편의 공연 같은 시상식이 기획 중이다. 특히 총 19개 수상부문을 작품, 배우, 창작, 무대, 관객 등 5개 섹션으로 나눈 속도감 있고 간략한 구성의 시상식이 될 예정이다.
한편 떠오르는 뮤지컬 스타 최성희(예명 바다)와 뮤지컬 배우 조정석이 ‘제3회 더 뮤지컬 어워즈’의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여성 그룹 ‘SES’의 멤버로 가요계를 리드했던 최성희. 이제 뮤지컬 팬들에게는 예명인 바다 보다 본명 석 자가 더욱 익숙한 그녀에게 ‘더 뮤지컬 어워즈’는 특별한 의미다. 지난해 시상식에서 뮤지컬 데뷔 후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됐으며 여우인기상 수상으로 팬들이 뽑은 최고의 배우가 됐다.
올해는 홍보대사로 다시 한 번 본 시상식과 인연을 맺은 최성희는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사랑스럽고 귀여운 뚱녀 한별과 섹시하고 폭발적인 무대매너의 미녀 제니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무대를 장악했다. 2년 연속 여우주연상에 도전하는 최성희가 과연 올해는 뮤지컬 여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