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크린 골프방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골프장에 가지 못하는 사람이나 단순히 운동 삼아 골프를 하는 사람들, 또한 골프에 관심이 있는 직장인들이 이용하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점심시간을 이용해 골프를 치면 시간활용도 할 수 있고 매일 운동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더할 수 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부 스크린 골프방에선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않은 채 음란, 퇴폐 유흥업을 겸하는 경우가 많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과연 이곳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불법 스크린 골프방은 밀폐된 공간이라는 점, 행정적인 규제가 마땅하지 않은 점, 여기에다 성매매 특별법에 대한 단속을 어느 정도 피해갈 수 있다는 점들이 불법 영업을 부추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곳에선 때로 북창동을 방불케 하는 퇴폐 음란쇼까지 행해지고 있고 심지어는 즉석에서 성매매 여성과 ‘2차’도 가능하다는 소문이 돌고 있을 정도다. 또한 일부 직장인들은 아예 회식 후의 2차를 아예 이 같은 스크린 골프방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직장인 최모(35)씨는 최근 좀 ‘특별한 회식’을 경험했다. 대개 1차로 직원들이 어울려 소주에 삼겹살을 먹은 후에는 2차로 단란주점과 같은 곳에 가서 회포를 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란주점이 아니라 누군가가 ‘스크린 골프방’에 가자고 했다.
처음에 최씨는 ‘술 먹고 나서 무슨 골프냐, 그런 건 혼자 다음에 가라’고 말했지만 되돌아오는 대답은 의외였다. ‘아직 스크린 골프방도 모르냐’는 핀잔이었던 것.
결국 동료들을 따라 스크린 골프방으로 향했던 그는 그 속에서 벌어지는 서비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골프방에서는 골프만 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룸살롱이 있었던 것이다.
최씨는 “화류계 문화에 그리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 정말이지 별천지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스크린 골프방에서 버젓이 룸살롱 영업을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하지만 룸 안에서는 일단 단란주점이나 룸살롱과 거의 똑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겉은 골프방인데 안은 룸살롱이라는 사실 자체가 신기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이어 “심지어 성행위도 곧바로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물론 우리 일행은 그렇게 까지 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한번은 시도를 해볼 생각이다”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현재 전국에 있는 스크린 골프방은 대략 4000개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물론 이 모든 업소들이 변칙적인 영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이중에서도 극히 일부 업소들이 이런 유흥주점식의 영업을 하고 있다. 실제 이들 업소는 도심 곳곳에 퍼져 있는 ‘독버섯’과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스스로 골프방 마니아라고 자칭하는 이모(30)씨는 “정확하게는 ‘알몸쇼’까지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 북창동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고는 있지만 조금 더 자극적인 면모를 선보이기 위해 완전히 나체가 된 상태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물론 북창동 스타일이기 때문에 이른바 ‘마무리’도 있게 된다. 당연히 직접적인 성관계는 아니지만 남성이 속 시원히 술자리를 끝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이 정도면 룸살롱에 가는 남성들도 이곳에서 수준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뿐만 아니라 이곳에 나오는 아가씨들은 옷도 골프 패션인 경우가 있다. 몸매가 좋은 그녀들이 골프복을 입고 술시중을 거든다고 생각해보라. 그냥 가슴을 훌러덩 내놓고 술을 따르는 일반적인 도우미 여성과는 큰 차이가 있다. 뭔가 골프 콘셉트에 더욱 맞춘 것이라고나 할까. 여하튼 일반 북창동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감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털어놨다.
현재 이곳에선 ‘술세트’에 20만원 정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반 룸살롱에 비해 결코 비싸지는 않은 셈이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골프 콘셉트에 맞춘 이곳에서 골프도 치고 그 기분을 그대로 술자리로 가져가면서 흥겹게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곳에선 아가씨와 함께 모텔로 가는 ‘2차’라는 것도 있다.
이곳에서 서로 2차의 의사를 확인한 손님과 아가씨는 자연스럽게 따로 따로 건물을 빠져나와 모텔에서 만나 함께 성매매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할 경우도 단속이 상당히 힘든 것이 사실이다. 직접적인 현장을 덮친다고 하더라도 서로 입을 맞춘 상황에서 ‘정황증거’만을 가지고 단속을 하기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골프방에선 이런 음란 술자리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골프방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자들이 내기를 좋아하는데 당연히 이곳에선 내기 골프가 이뤄진다. 타당 3만원에서 5만원 정도만 해도 18홀을 전부 돌고나면 수십 만원이 깨지는 것은 예삿일도 아니라고 한다.
관계자는 “물론 직접 현장에서 도박 골프를 하는 사실을 적발하거나 할 수는 없지만 손님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도박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다”면서 “결국 일부 스크린 골프방은 애초의 영업 목적과는 다르게 도박, 음주, 불법적 성매매로 얼룩져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면 이곳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일까. 사법적인 처벌의 경우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행정적인 지도만 해도 충분히 이를 제재할 수 있는 길이 있지는 않을까.
불법 스크린 골프방에선 북창동 방불케 하는 퇴폐음란쇼 성행
‘즉석에서 성매매 여성과 2차 가능 소문’에 직장인 발길 잦아
하지만 현행 행정 법규 상 그것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정확한 처벌규정과 허가 기준 자체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 행정기관에서도 어쩔 수가 없는 형국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스크린 골프방의 경우 체육시설로 신고를 해야 하지만 때로는 행정당국에 따라서 체육시설로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도 있다.
체육시설로 신고를 했다고 하더라도 음주에 대한 규정도 마땅치 않다. 현행 규제 상으로는 ‘체육시설에서는 음주를 해서는 안 된다’는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자율적인 준수 사항’일 뿐이지 이것을 규제하거나 단속할 근거까지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 사실상의 사법처리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결국 이런 사실이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현재 골프방에서 술을 먹고 2차를 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또한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음란 골프방을 운영하려는 업주들도 늘어나고 있다.
현재 단란주점을 하고 있는 한 업주는 “이제는 단란주점 같은 단순한 내용으로는 영업이 잘 되지 않는다. 경기 불황도 경기 불황이지만 단란주점 보다 더 재밌고 신선한 기획으로 무장한 업소들이 속속 나와서 손님들을 뺏어 가기 때문이다. 골프방 같은 곳이 그런 종류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제 서비스 내용에선 단란주점이나 룸살롱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일단 골프방이라는 것으로 위장을 하고 있다는 것과 골프복을 입은 아가씨들도 있고 그 안에서 골프 도박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손님들을 끌어 모으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골프 자체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골프라는 운동이 없어질 일은 전혀 없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조만간 골프방을 운영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골프방에 대해 은근히 흥미를 느끼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말 그대로 ‘골프와 여성’이 동시에 해결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K(32)씨는 “골프를 치는 사람들에게는 ‘19홀’이라는 얘기가 있다. 18홀을 전부 돌고 난 다음에는 여성의 ‘그곳’을 지칭하는 19홀도 정복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K씨는 이어 “골프를 하게 되면 많이 걷게 되고 허벅지에 피가 몰리면서 강한 성욕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물론 골프방에서야 스크린만 보기는 하지만 어쨌든 운동을 하게 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는 것은 똑같은 이치다. 그런 점에서 골프와 19홀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골프방에서 한번 술을 먹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대다수의 골프방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도 하다. 때로는 가족과 친지들이 모두 모여 운동을 하는 건전한 레저 스포츠 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와중에 이렇게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는 음란 퇴폐 골프방을 단속하지 않는다면 이 새로운 레저 문화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강력한 제재가 요구되고 있다.
룸살롱에 대한 男女 시각<엿보기>
女 ‘경악’ 男 ‘그럴 수도 있지’
한국 유흥문화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룸살롱 유흥문화에 대해 남자들과 여자들의 생각은 판이하게 다르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북창동의 룸살롱 문화를 목도한 여성이라면 그 불쾌감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불결하고 기분 나쁘다는 것이다.
특히 그녀들은 그곳에서 이뤄지는 소위 ‘전투’에 대한 얘기를 접한 후에는 말 그대로 ‘뒤로 넘어갈 정도’까지 되어 버린다. 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성문화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경악과 충격을 멈출 수 없다.
하지만 남자들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물론 성매매라든지, 그런 식의 유흥문화를 무조건 좋다고만 하지는 않는다. 그걸 즐기는 남성들도 있지만 또 일부는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이른바 남성들의 ‘동아리 문화’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런 식의 술자리에서 남성들은 급격하게 가까워지게 된다. 서로 서먹하고 어색한 관계가 단 2시간 만에 ‘함께 여자와 전투를 즐긴 사이’가 되면서 ‘형-동생’도 불사하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접대’라는 문화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접대를 하고 접대를 받는 상황에서 자신만 그것을 거부하는 ‘고고한’ 모습을 보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군대문화도 여기에 함께 녹아있다. ‘고난의 시절’을 겪으면서 생기는 끈끈한 연대의식이 또한 이런 룸살롱 문화의 이면에도 배어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