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일요시사> 선정 2013년 기대만발 8인

  • 박민우 pmw@ilyosisa.co.kr
  • 등록 2013.01.03 16:5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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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일요시사=경제1팀] 새해다. 집집마다 희망 가득한 새 대통령 얘기가 화두일 터. 그래도 한숨이 끊이지 않는다. 경제 상황이 너무 어두워서다. 작년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는데, 올해 더 경기가 안 좋다는 소식은 절망적이다. 이래저래 울적한 국민들은 무슨 낙으로 살까. 그나마 우울한 마음을 달래줄 이들이 있어 다행이다.

 

 

①칼 차고 돌아올 안철수

이번 대선에서 강력한 차기 대통령 감으로 국민에게 각인된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 지난해 대한민국 정치판을 뒤흔든 최대 이슈는 바로 '안철수 현상'이었다.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안철수 신드롬'이 확산됐고, 그는 결국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 명찰을 바꿔 달았다. 안 전 후보는 '박근혜 대세론'을 무너뜨릴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으나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대선레이스에서 이탈했다.

이렇게 끝난 게 아니다.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승리하면서 안 전 후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그는 올해 중 귀국하는 대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권교체에 실패한 민주당 정계개편에 안 전 후보가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안 전 후보가 직접 신당을 창당할 수도 있다. 대선 과정에서 정치 세력의 중요성을 절감한 만큼 신당 창당은 정해진 수순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4월 재보선 출마설도 나오고 있다.

 

②예능계 최대 변수 신정환

올 방송 예능계의 최대 변수는 신정환의 복귀 여부다. 특유의 입담과 재치를 보였던 신정환은 김구라·강호동 복귀에 이어 컴백이 기다려지는 스타 중 한명으로 꼽힌다. 얼마 전 케이블 방송에서 그의 근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신정환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아직 다리에 쇠가 박혀 있지만 많이 좋아졌다. 수시로 등산도 하고, 산책도 많이 한다"고 전했다. 특히 방송 복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지금까지 조용히 지내는 이유가 있다"며 "복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겠다. 내년이든 방송을 하게 되면 하는 것이고, 못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정환은 2005년 도박사건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불법 카지노 VIP룸에서 판돈 500만원을 걸고 속칭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된 것. 당시 재판부는 벌금 700만원의 약식기소로 사건을 마무리했고, 신정환은 방송복귀 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2010년 해외도박 사실이 또 다시 드러났다. 도박 및 외환관리법, 여권법 위반 혐의를 받은 신정환은 홍콩, 네팔 등에서 도피 행각을 벌이다 5개월 만에 귀국, 곧바로 경찰에 연행됐다. 재판 결과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고, 수감 6개월 만에 성탄절 특사로 가석방됐다.

 

③차세대 국민MC 김기리

개그맨 김기리는 지난해 말 'KBS 2012 연예대상'에서 남자신인상 코미디 부문의 영예를 누렸다. 김기리는 "아버지, 어머니 사랑한다"며 "아무것도 아닌 나를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준 감독님들에게 감사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KBS 25기 공채 개그맨인 김기리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생활의 발견' '불편한 진실' '전국구'등의 코너에서 재치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에게 사랑받고 있다.

김기리는 코너 속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주로 하면서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했다. 그를 알아본 대형기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9월 김기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비스트, 포미닛, 지나와 한솥밥 식구가 된 김기리는 '큐브 1호 개그맨'이 됐다. 홍승성 대표는 "김기리를 예능계의 숨겨진 원석이라고 판단했다"며 "개그맨을 넘어 차세대 MC 및 예능 주자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고, 그를 영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④충무로 블루칩 송중기

최근 한 발표가 눈길을 끈다.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조사한 '2013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전국 소비자평가단 700여명이 투표한 결과 2013년 대한민국을 빛낼 5대 브랜드로 삼성전자·유니클로 히트텍·카카오톡·YG엔터테인먼트 등이 선정됐다. 여기엔 유일하게 '사람'도 포함됐다. 바로 송중기다. 다른 제품과 회사 선정에 대해 "지난해 경쟁력 면에서 올해도 기대된다"는 평. 그렇다면 송중기는 왜 선정됐을까. 위원회는 "송중기는 드라마 <착한남자>와 영화 <늑대소년>의 연이은 흥행으로 국민배우로 거듭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성장이 기대되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송중기는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여심'을 흔들었다. 충무로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른 송중기는 영화 <늑대소년>을 통해 한국 멜로 사상 최다인 700만 관객을 불러 모아 흥행 배우로 우뚝 섰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소재와 스토리를 잘 표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송중기는 이 영화로 한국갤럽이 남녀 1700명을 대상으로 '2012년을 빛낸 영화배우'설문 결과 이병헌(37.6%)에 이어 15%의 지지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2012년을 빛낸 탤런트'에서도 KBS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로 1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다. 송중기는 각종 설문에서 2013년 기대주로 선정되고 있다.

 

⑤국민에 희망 던질 류현진


IMF 때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서 시련에 잠긴 국민들에게 희망을 던졌다. 1997년 14승(8패), 1998년 15승(9패), 1999년 13승(11패), 2000년 18승(10패), 2001년 15승(11패)으로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따냈다. 이 시기 우리나라는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박찬호의 빛나는 활약이 국민에겐 한줄기 희망과도 같았다. 이제 그 자리에 '괴물' 류현진이 선다. 공교롭게도 국내 경제 상황이 IMF 때와 오버랩 될 만큼 어렵다.

류현진은 박찬호가 처음 뛰었던 LA다저스와 입단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은 6년으로 연봉 총액은 3600만 달러(약 390억원)다. 이닝 보너스 등을 충족시키면 6년 간 최대 4200만 달러(약 454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LA다저스에서 3선발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 마운드에 혜성처럼 등장한 류현진은 그해 한화에서 18승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으로 프로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MVP와 신인상은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유독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한 지난 시즌에선 9승을 거두는데 그쳤지만 2.66의 평균 자책점으로 여전한 위력을 뽐냈다. 국내 프로야구 7시즌 통산 성적은 98승5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이다.

 

⑥박지성과 바통터치 손흥민

박찬호의 바통을 류현진이 이어받았다면 박지성의 바통은 손흥민이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함부르크)은 국가대표 출신의 부친(손웅정)에게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배웠다. 동북고를 다니던 중 2008년 함부르크에 스카우트돼 자퇴하고 유스 아카데미를 거쳐 2010년 1군에 입단했다. 그해 11월 쾰른전에서 터뜨린 유럽 데뷔골이 123년 함부르크 구단 역사상 최연소 골로 기록됐다.

2011년까지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내내 함부르크의 최전방을 이끌었다. 전반기 17라운드까지 16경기에 나서 6골을 넣었다. 전 시즌 자신의 최다골인 5골(27경기)을 이미 넘어섰다. 팀내 득점 공동 1위, 전체 9위에 올랐다. 손흥민의 맹활약에 유럽이 주목하고 있다. 빅클럽들이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리버풀과 아스날 등 명문 구단들이 손흥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⑦눈부신 체조요정 손연재

'피겨 여왕' 김연아가 숨을 고르는 사이 요정이 등장했다. 바로 손연재다. 올해 '체조요정' 손연재의 활약도 기대된다. 6세부터 리듬체조를 시작한 손연재는 일찌감치 국내 대회를 싹쓸이 하고 2010년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시리즈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세계무대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다. 요정의 존재감이 드러난 것은 지난해 런던올림픽. 손연재는 5위에 입성, 대한민국 리듬체조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의 인기는 A급 연예인 못지않다. 눈부신 미모 때문이다. 각종 제품의 광고모델로 나선 손연재는 이미 CF계에서 '제2의 김연아'로 불린다. 손연재는 한국갤럽이 발표한 '2012년을 한국을 빛낸 스포츠 선수' 설문조사에서 37.1%의 지지율로 박태환(29.1%), 박지성(23.7%), 김연아(23.0%)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손연재는 아직 정점에 오르지 못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시상대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우선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5위 내에 들어야 한다.

 

⑧박세리 키즈 김효주

"박세리 언니처럼 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싶어요."

다부진 꿈을 꾸고 있는 '수퍼 루키' 김효주는 올해 '김효주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펄펄 난 김효주는 지난해 10월 롯데와 5억원의 스폰서 계약을 하고 프로에 데뷔했다. 이후 곧바로 열린 프로 데뷔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에서 공동 15위(71타)에 그친 뒤 12월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40만 달러·우승상금 8만 달러)에서 정상(205타)에 올랐다.

김효주는 프로 전향 후 최단 기간인 2개월11일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 보유자는 1996년 미도파 여자 오픈에서 2개월18일 만에 우승한 김미현(은퇴)이다. 박세리와 신지애로 이어진 한국여자골프의 계보는 김효주가 이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골프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신력이 강한 김효주는 드라이버와 퍼팅만 가다듬으면 박세리, 신지애처럼 세계무대를 호령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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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