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골프매거진' 세계 최고 홀 18개 선정 발표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11.26 11: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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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모두 절벽인 ‘괴물 홀’이 베스트 홀?

꿈에 그리는 골프장이 있다. 골퍼라면 꼭 한 번은 가고 싶은 곳이다. 미국 골프전문지 <골프매거진>이 세계 최고의 홀 18개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들 홀을 1~18홀로 구성하면 일명 ‘베스트 와우(Best Wow!) 골프장’이 된다. 물론 세계 18대 홀은 평생에 한 번도 가보기 힘든 골프장에 속해 있다. 그러나 그 풍광을 눈과 가슴에 담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일 수 있다.

세계 각지의 베스트 와우(경이적인) 홀은 <골프매거진>과 이 잡지의 여행부문 담당기자 조 패소브가 중심이 돼 선정했다. 패소브는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경험했던 수천 개의 골프 홀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고 인상 깊었던 최고의 홀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과연 세계 골프장의 어떤 코스의 어떤 홀이 18대 홀로 선정됐을까. 그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케이프 기드내퍼스 클럽
수평선상 그린 환상적

1위는 뉴질랜드 호크스 베이에 있는 케이프 기드내퍼스 골프클럽의 15번 홀(파5·650야드)이다. 톰 토크가 설계한 이 괴물 홀은 페어웨이 양쪽이 모두 깎아지른 절벽으로 벼랑 위에 높다랗게 자리 잡고 있다. 무엇보다 대양을 내려다보고 있는 수평선상의 그린이 자랑거리다. 페어웨이의 왼쪽이나 그린위의 가장자리에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 한 지상에서 바라보는 이 홀의 풍경은 공중에서 보는 것만큼 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 헬기를 타고 이 홀을 살펴본 패소브는 “이런 곳은 세상 어디에도 다시 없었다”고 극찬했다.

베스트 와우 골프장의 2번 홀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의 사이프리스 포인트 골프클럽의 16번 홀(파3·231야드)이 꼽혔다. 바다 한가운데 코스가 둥둥 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패소브는 “솔직히 나는 이 코스의 15, 16, 17번의 3개 홀 전체를 모두 포함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모두가 엄청난 아름다움을 자랑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 하지만 이 3개 홀 중에서도 최대의 걸작은 파 3.5의 난이도를 갖고 있는 16번 홀이다.

사이프리스 포인트 골프클럽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같은 지역에 있는 페블비치 골프 링스크의 7번 홀(파3·106야드)이 3위로 평가됐다. 퍼블릭 골프장이지만 세계 3대 골프장 중 하나로 골퍼들 사이에 가장 많이 알려진 코스다. 길이는 짧지만 바닷가의 모래톱에 박혀있는 이 홀은 모래와 대양에 둘러싸여 찬란하게 빛난다. 전 세계의 많은 코스설계가는 이 홀에 대해 “페블비치의 시각적 아름다움을 집대성한 최고의 홀”이란 평가를 주저하지 않는다.


주변 환경 살리고, 코스는 티샷 쉽게
골퍼라면 꼭 한 번 가고 싶은 곳 Best 18

그 다음으로는 미국 조지아주 어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의 13번 홀(파5·510야드)이 4위에 올랐다. 이 골프장과 홀은 골퍼라면 누구나 다 아는 홀이다. 바로 매년 4월이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대 메이저 대회의 첫 번째 대회인 마스터스가 열리는 곳으로 13번 홀은 ‘아멘 코너(11, 12, 13번 홀)’의 마지막 홀이기도 하다.

위험에 따른 보상이 가장 큰 홀임에도 불구하고 봄철에 이보다 더 아름다운 내륙의 홀은 지구상에서 찾을 수가 없다. 커다란 소나무와 진달래 언덕, 그린 앞의 작은 개울, 홀을 둘러싼 네 개의 놀라운 벙커는 사람들의 혼을 빼놓기에 충분하다.

또 아일랜드 킨세일에 소재한 올드 헤드 골프링크스의 12번 홀(파5·564야드)은 정말 색다른 느낌을 준다. 5위의 가치가 아깝지 않다. 이 홀은 ‘대양 코스의 연극 무대’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이 코스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놀라운 미적 경험을 갖게 된다. 대양을 중심으로 가로로 길게 조성된 코스는 마치 공연을 준비하는 무대 같다. 이 거친 파5 홀에서 펼쳐지는 가장 경이적인 이야기는 벼랑의 가장자리로 구사하는 오르막 드라이버 샷이다.

스코틀랜드 텐베리의 텐베리 아일사 리조트의 9번 홀(파4·449야드)과 미국 플로리다주 레칸토의 블랙 다이어먼드 랜치의 15번 홀(파4·371야드), 그리고 스코틀랜드 애버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링크스의 14번 홀(파4·445야드)은 각각 6, 7, 8위에 선정됐다. 1935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진 사라센(미국)은 이 중에서도 텐베리 아일사 리조트의 9번 홀에 대해 “골프계에서 가장 위대한 파4홀이다”라고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조금 아쉬운 것은 골프의 발상지로 평가받고 있는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의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의 18번 홀(파4·361야드)이 9번째로 선정됐다는 것이다. 패소브는 “17번 홀이 올드 코스에서 반드시 플레이해 봐야할 홀이란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깎아지른 절벽의 장관을 원한다면 놀라운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18번 홀(티)이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나머지 9개 홀에 얽힌 얘기는 숱하게 많다. 각 골프장의 탄생 배경과 각각의 홀에 감춰진 골퍼의 개인사(라운드 경험)까지 들춰낸다면 그 스토리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물론 혹자는 이 선정 순위가 못마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음의 문을 열고 베스트 와우 골프장의 18홀을 플레이해 보면 어떨까.


친환경 골프장서 쉽고 재밌는 골프 즐기자
“골프 치는 게 오히려 스트레스 되선 안 돼”

또 이런 사람도 있다. 미국의 팝 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31)는 골프광으로도 유명하다. 핸디캡 6의 골프실력을 자랑하는 팀버레이크는 자신의 이름을 붙인 미국프로골프 투어인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을 개최할 만큼 열성이 대단하다. 팀버레이크가 미국 골프계에서 더 주목을 받게 된 계기가 있다. 2009년 매각 위기에 처했던 낙후된 골프장을 인수해 재건에 성공하면서다.

그가 선택한 전략은 ‘친환경 골프장에서 쉽고 재미있는 골프를 즐기자’는 것이었다. 그는 이 골프장을 1600만달러(약 160억원)를 들여 친환경 골프장으로 완전히 바꿔놓았다. 또 골프를 치는 동안만큼은 스트레스를 날려버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쉬우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코스를 만들었다.

팀버레이크식 골프장
국내 새로운 트랜드

당시 팀버레이크는 인터뷰에서 “내게 골프장은 바쁘고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가장 편안한 휴식을 즐기는 공간이었다. 골프를 치는 게 오히려 스트레스가 돼서는 안 된다. 깨끗한 자연 속에서 마음껏 골프를 즐기는 곳이 가장 좋은 골프장이다”라고 말했다.

팀버레이크식 골프장이 국내에서도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2012년 9월을 기준으로 최근 2년 이내에 개장한 신설 골프장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도 춘천에 있는 휘슬링락 골프장(27홀)이다.

휘슬링락은 최근 <골프다이제스트 코리아>가 발표한 ‘대한민국 베스트 뉴코스 10선’에서 별 다섯 개로 최상위에 올랐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살린 골프장으로 ‘심미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코스는 산봉우리가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데 유독 소나무가 많아 원래 이름은 위스퍼링 파인즈(Whispering Pines·속삭이는 소나무)였다. 그런데 공사를 진행하던 중 코스 주변의 멋들어진 암벽들을 많이 발견하게 됐고 이를 코스에 그대로 활용하면서 골프장 이름이 휘슬링락(Whistling Rock·휘파람 바위)으로 바뀌었다. 또 27홀 전체를 감아 도는 총 2.5km의 계류는 에코 공법을 적용해 자연 개천의 모습을 그대로 실현시켰다.

쉬운 골프장의 등장도 늘고 있다. 여기서 ‘쉽다’는 말은 정확히 ‘티샷이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설 코스들은 기존의 골프장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페어웨이를 넓게 조성하고 OB(아웃오브바운스)를 없애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티샷 미스를 유발할 만한 벙커의 수도 줄이고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러 온 골프장에서 적어도 첫 샷은 속 시원히 시작하자는 의도다. 대신 두 번째 샷부터 본격적인 골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그린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멀리 치는 골프보단
정확히 치는 골프

코스 설계의 새로운 핵심 트렌드는 바로 그린 공략의 전략 수립이다. 요즘 신설 골프장의 그린은 밋밋한 곳이 없다. 언듈레이션(굴곡)이 심하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그린을 공략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 같은 개념에 잘 들어맞는 골프장으로는 경남 거제의 드비치(18홀)와 충북 충주의 킹스데일(18홀)이 있다. 이 코스를 설계한 코스디자이너 송호(55)씨는 “쉬운 골프는 시대의 흐름이다. 과거에는 멀리 치면 골프를 잘 친다고 했지만 이제는 정확히 전략적으로 치는 골프가 더 각광받는다. 그래서 코스도 티샷은 쉽게 만들고 그린 주변의 플레이는 전략을 세우면서 재미를 느끼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샷의 가치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사람도 적지 않은 것 같다. 휘슬링락과 함께 대한민국 베스트 뉴코스 10선에 최고 점수를 받은 골프장이 하나 더 있다.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이다. 미국의 골프 전설 잭 니클라우스(72)가 직접 설계한 이 코스는 샷 가치(코스 공략법에 대한 다양성)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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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