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금융그룹’을 표방하는 KB금융그룹이 지난해 9월29일 출범식을 갖고 ‘아시아금융을 선도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을 향한 항해를 시작했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현재 320조원의 자산과 국내 최대 고객 기반 및 지점망을 갖추고 있다. KB금융지주는 국내 리딩뱅크인 KB국민은행을 비롯, KB투자증권, KB생명보험, KB자산운용, KB부동산신탁, KB창업투자, KB선물, KB신용정보, KB데이터시스템 등 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은행부문에선 최고 수준의 고객기반과 영업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리딩뱅크 지위를 공고히 하는 한편 비은행 부문에서도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고객니즈를 충족시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KB금융그룹이 보유한 영업력과 브랜드 파워 및 리스크 관리 능력을 해외사업부문에 접목해 해외시장에서 성공적 영업기반도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도 세웠다.
자산 600조·글로벌 50위 도약할 터
황영기 회장은 지난해 9월, KB금융그룹 출범식에서“KB금융그룹은 금융환경 변화의 시대를 맞아 금융시장 개편의 주역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출사표를 던진 바 있다.
KB금융그룹은 향후에도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2013년까지 자산 600조원, 아시아 10위, 글로벌 50위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아시아금융 선도 ‘글로벌 금융그룹’ 도약 의지
‘내실경영 통한 성장기반 구축’ 세계시장 우뚝
황 회장은 지난해 10월24일 천안연수원에서 진행된 ‘KB금융지주 임직원 워크샵’에서 2009년은 각 사업부문의 내실화, 리스크관리 수준 제고, 내부역량 충실화, 비용절감 효율화, 생산성 향상 등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KB금융그룹은 상대적으로 체력이 강한 금융그룹으로서 시기적으로 어려운 금융환경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럴 때일수록 기회는 많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내고 성장하기 위한 모델로 ‘모죽론(毛竹論)’을 제시한 바 있다.
황 회장은 “모죽(毛竹)은 씨를 뿌린 지 5년 동안 싹을 피우지 않지만 죽순이 나오기 시작하면 하루에 최대 7~80cm씩 자라 1년 만에 거대한 나무가 된다고 한다”면서 “싹을 피우지 않는 5년 동안 땅 밑에서 뿌리를 넓게 뻗으며 성장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다가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것이다. 또한 모죽 근처에는 다른 식물이 뿌리를 내리지 못해 자랄 수 없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모죽이 KB금융에 어울리는 전략적 모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씨를 뿌리고 밖에서는 알아주지 않더라도 뿌리를 단단히 넓게 뻗어 만반의 준비를 갖춘 후 욱일승천의 기세로 거대한 나무로 자라는 KB금융이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단기간의 눈에 보이는 성과에 얽매이지 않고 기초를 다지면 어느 날 큰 나무로 자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우리나라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죽지 않고 힘을 합쳐 KB금융지주가 금융시장 재편의 선두에 서고 맏형다운, 리딩뱅크다운 자제하는 모습과 뼈를 깎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인수 합병 시장 재편의 꿈을 놓지 않고 은인자중하고 서로 위하면서 기회를 기다리면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황 회장의 의지는 강인하고 꿋꿋하다. 이 같은 모습은 그의 행보에서 엿볼 수 있다. 일례로 지난해 11월21일 강정원 국민은행장 등 전 계열사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KB금융그룹 경영진 워크샵’에서 “아무리 오늘이 어렵다고 해도 우리는 5년 후 또는 10년 후 KB금융그룹이 어떤 모습일지, 어디에 가있을지 항상 고민하며 방향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이어 “현재가 어렵다고 해서 ‘미래의 성장동력’,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수익창출의 원천인 고객’, 그리고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가치’와 같은 중요한 요소들을 망각한 채 하루하루의 문제에 신입사원부터 CEO까지 모두가 붙들려 있다면 이는 조직의 방향타를 잃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CEO는 미래의 방향성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CEO의 미래를 향한 꿈을 모든 임직원과 공유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모두가 노력한다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다. 올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경영방침을 ‘내실 경영을 통한 성장 기반 구축’으로 정했다. 이런 방침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그룹 시너지 극대화 기반 구축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한 성장기반 공고화 ▲효율성 제고 및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 ▲M&A 시장에서의 탄력적인 대응 등을 4대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황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대한민국 경제는 금융강국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초우량 금융기업’의 출현을 고대하고 있다”면서 “KB금융그룹에게 ‘새로운 금융시대’를 만드는 역사적 사명이 부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의 꿈은 KB금융그룹이 대한민국의 대표 금융그룹이 되고 나아가 세계금융시장에서도 통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이 되는 것”이라면서 “고객의 관점에서 KB금융그룹 고객의 금융문제를 해결해 주며 고객의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돕고 그 결과로 더 많은 신뢰와 사랑을 받을 때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죽이 전략적 모델”
또 “세계 1등을 하겠다는 꿈을 향해 꾸준히 노력한 기업은 성공한 반면에 미래 사업구상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미리 겁을 먹거나 투자여력 운운하며 망설이다 성공하지 못한 기업들을 많이 보아 왔다”며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옛말처럼 한 방향을 향해 일치단결하여 소처럼 뚜벅뚜벅 전진해 나간다면 생각했던 목표보다 훨씬 더 높은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