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나간 대낮, 폰팅으로 남자 만나 성매매하는 주부들
성매수 남자 넘쳐나 손쉽게 성매매…무너지는 가정 속출
남편과 자녀들이 집을 비운 사이 모텔을 전전하며 성매매를 하는 주부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가족의 눈을 피해 일탈의 길을 걷는 이유는 다양하다. 아이 학원비 등 생계비를 벌기 위해 성매매에 뛰어드는 주부부터 유흥비나 화장품값을 벌기 위해 단순히 호기심에서 성매매를 시작한 주부까지 가지각색이다. 그러나 이들의 결말은 비슷하다. 성매매를 한 사실이 발각되든 안 되든 한 가정이 휘청거리게 된다는 것. 이혼과 법정싸움 등 파국을 맞는 가정도 부지기수다. 전화 한 통으로 낯선 남성들과 몸을 섞는 주부들의 실태를 취재했다.
“솔직히 눈만 질끈 감으면 주부들은 돈 벌기 쉬운 세상 아닌가요? 전화기만 들면 만나서 성매매 하자는 남자들이 한둘이 아닌데… 남편 눈만 잘 피하면 애들 학원비 버는 건 일도 아니에요.”
몇 달 전부터 성매매에 나섰다는 30대 주부 A씨의 고백이다. 그리 부유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생활고에 쫓기지도 않는 평범한 A씨가 성매매를 시작한 것은 단순히 호기심 때문이라고 한다.
호기심에 누른 060번호
생활정보지에서 우연히 ‘060’으로 시작하는 폰팅업체를 발견한 A씨는 자신도 모르게 수화기를 들고 전화번호를 눌렀다. 통화하는 남자와 만나거나 성관계를 갖겠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러나 상대방은 달랐다. 처음부터 성매매가 목적이었던 것. 당황한 A씨는 급히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수화기를 내리는 동시에 호기심이 생겼다. “한번 만나볼까”란 생각까지 들었던 A씨는 또 한 번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연결된 남자는 조금 전 통화한 남자와 다른 사람이었다.
오랜만에 하게 된 낯선 남성과의 통화가 싫지만은 않았던 A씨는 5분여를 통화하다 ‘지금 만날 수 있느냐’는 남자의 말에 장소와 시간을 잡았다. 그리고 이들 남녀는 커피숍에서 대화를 나누다 모텔로 직행했다.
‘딱 이번 한 번만’이란 생각으로 폰팅에 이어 성관계까지 가졌던 A씨. 이는 생각에 불과했다. 이후에도 A씨는 남편과 아이들이 없는 낮, 전화기 속의 낯선 남자들과 만나 성매매를 했다. 화대는 대체로 10만원선. 이렇게 번 돈은 아이들의 학원비와 옷값 등에 쓰였다고 한다.
A씨는 “죄책감이 없지는 않지만 아르바이트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며 돈을 받고 성관계를 가지는 것을 합리화했다.
A씨처럼 성매매로 돈을 버는 주부들은 적지 않다. 남편을 대신해 가정경제를 책임지려고 눈물을 머금고 성매매에 뛰어든 주부부터 고가의 화장품이나 술값 등 유흥비를 벌 목적으로 몸을 파는 주부까지 이유도 다양하다.
성매매를 할 남자들을 찾는 통로도 다양하다. 노래방도우미, 휴게텔, 마사지업소 등 유흥업소에 취업해 2차까지 연결되거나 채팅, 폰팅 등을 이용해 1대1로 성매수남을 찾는 방법 등이 그것.
특히 많은 주부들이 택하는 것은 폰팅을 통한 만남이다. 전화번호만 누르면 성매매를 할 남자를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어 인터넷이 익숙지 않은 40대 중년 여성들도 손쉽게 접근하고 있다.
최근에는 폰팅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매매를 한 주부 7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도 일대에 살고 있는 이들은 특별히 생계가 어렵거나 가정불화로 고통받는 일도 없었던 평범한 중산층의 주부들인 것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줬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060’ 폰팅을 통해 상습적으로 성매매를 해온 주부 7명을 적발해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 이상 폰팅으로 알게 된 남성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혐의(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한 명인 박모(46)씨는 지난 2007년 11월부터 1년간 경기 일산의 모텔 등지에서 ‘폰팅을 통해 알게 된 남성 30명을 상대로 1인당 10만∼20만원을 받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다.
주부들은 생활정보지 등에 있는 ‘성인 폰팅’광고나 휴대전화에 스팸으로 온 폰팅관련 문자 메시지를 보고 남성들에게 전화를 걸어 성매매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광고를 본 뒤 호기심에 전화를 걸었다가 1시간에 10만원을 주겠다는 등의 제안에 솔깃해 성매매를 시작한 것.
이들이 성매매에 나선 이유는 단순히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경찰에 따르면 적발된 주부들은 경기도 일산, 고양 등의 중형 아파트에 사는 중산층의 가정주부들이었다. 성매매로 번 돈은 헬스클럽 회원권을 구입하거나 술값, 화장품값 등에 쓰였다.
죄책감과 수치심이 들었던 초반과는 달리 성매매가 지속될수록 주부들은 더욱 대담해졌다. 심지어 이들 중 일부는 다른 여성과 함께 집단 성관계를 하기도 했다. 또 자신과 같이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을 만나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찜질방 등에서 만나 모텔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호기심에 시작한 성매매가 직업으로 자리를 잡은 것. 다른 직업보다 비교적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도 이들을 성매매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했다. 또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하려는 남성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전화기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했다.
이들은 경찰서에서 “가족에게 알리면 죽어버리겠다”는 말을 하며 뒤늦은 후회의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렇지 않게 뭇 남성들에게 몸을 팔았지만 가정의 평화만은 깰 수 없어 눈물로 호소를 한 것.
“가족에게만은…”
실제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주부가 이혼을 당하는 등 가정이 파탄 나는 일은 부지기수다. 성매매를 시작한 이유가 무엇이든 자신의 아내가 다른 남성과 관계를 갖고 돈까지 받았다는 것을 이해해 줄 남자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또 어머니가 성매매를 한 사실을 안 자녀들이 가출 등 탈선의 길을 걷는 일도 많아 주부 성매매는 한 가정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위험한 범죄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