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소주’의 선구자 ‘처음처럼’

▲ 처음처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롯데칠성음료는 세계 최초로 알칼리 환원수를 사용한 ‘처음처럼’으로 소주 업계에 신선한 변화를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처음처럼’은 참이슬이 주도하던 국내 소주 시장에서 ▲알칼리 환원수의 제품 속성(부드러운 맛, 적은 숙취, 웰빙 트랜드 반영) ▲감성적 브랜드 명 ▲차별화된 마케팅 등으로 단기간에 소주 시장을 강하게 흔들어왔다.

2006년 2월 출시된 ‘처음처럼’은 출시 17일 만에 1000만병, 6개월도 되지 않아 1억병이 판매되는 등 소주와 관련된 각종 판매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새로운 돌풍을 일으켜왔다.

롯데칠성음료는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의 사랑 받는 소주를 생산하기 위해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고객 중심의 제품 개발과 품질 및 서비스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더 부드럽게… 부드러운 소주의 대명사

‘처음처럼’은 소주 원료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물을 ‘알칼리 환원수’로 바꾸고, ‘물 입자가 작아 목 넘김이 부드러운 소주’ ‘세계 최초 알칼리 환원수 소주’임을 강조하며 단기간에 ‘명품 소주’로 자리매김했다.

‘처음처럼’은 소주 시장의 저도주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21도가 주를 이뤘던 출시 당시 ‘20도 처음처럼’으로 부드러운 소주를 각인시켰고 2007년 도수를 19.5도로 낮추면서 1위 업체까지 동참하는 ‘19.5도 소주시대’를 이끌었다.

2014년 2월에는 ‘처음처럼’의 제품 특징인 ‘부드러움’을 더욱 강조하고자 7년 만에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춘 ‘18도 처음처럼’을 출시해 ‘19도 벽’을 무너뜨린 데 이어 부드럽고 12월부터 17.5도를 다시 한 번 리뉴얼했다.

또 ‘처음처럼’의 대표적인 속성인 ‘부드러움’을 더욱 강조함과 동시에 저도화되고 있는 주류 시장의 소비 트렌드 등에 따라 2018년 4월 알코올도수 17.5도에서 17도로 0.5도 내려 부드러운 소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16.9도로 알코올 도수를 0.1도 낮추며 전국구 소주 주력 제품 중 최초로 16도 소주의 시대를 개척했고 올 1월부터 16.5도로 다시 알코올 도수를 낮추며 부드러운 소주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선한 브랜드 네이밍

‘처음처럼’은 출시 당시 정체돼있던 소주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기존 소주에 식상해 있던 소비자들에게 ‘깨끗함에 건강까지 생각한 소주'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소비자들에게 주류 시장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가치를 전하는 술임을 전하고자 했다.

그래서 제품 브랜드도 ‘두, 세자의 명사’로 정해져 있던 기존 제품과 차별화해 네 글자 이름을 달고 첫 선을 보였다. 당시 상품명 ‘처음처럼’은 술을 마신 다음 날에도 몸 상태가 원래대로 돌아온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원료로 사용된 알칼리 환원수의 특징인 숙취가 적은 점을 강조한 것이다.

흔들어라 캠페인


마케팅 전략에서도 소비자에게 ‘알칼리 환원수로 만들어 부드러운 소주’라는 점에 주안점을 두어 출시 이후 일관되게 소구하고 있다.

2007년부터 시작한 ‘흔들어라 캠페인’은 소비자에게 알칼리 환원수로 만든 ‘처음처럼’의 흔들수록 부드러워지는 특징을 지속적으로 전달, ‘처음처럼’이 부드러운 소주의 대명사임을 인식시켜왔다.

이 캠페인을 통해 소주를 흔들어 마시는 음주법을 제시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회오리주’가 유행이 되기도 했으며 소주 광고 선호도에서 타 소주광고에 비해 월등한 차이로 1등을 기록하는 등 ‘처음처럼’이 성장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됐다.

창의적 컬래버레이션 마케팅 선보여

롯데칠성음료는 소비자와 끊임없이 소통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이색적인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2015년 인기캐릭터 ‘스티키몬스터랩’과 협업해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를 선보였다.

피규어(사람, 동물 형태의 모형 장난감)을 취미로 하는 키덜트족(어린시절의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이 증가하고 특정 캐릭터를 수집하는 컬렉터들이 증가하고 있음에 착안해 기획된 제품이다.

페트(PET)를 소재로 활용해 ‘스티키 몬스터’의 모형을 그대로 재현한 용기에 귀여운 눈사람 모양의 긴 팔과 다리가 특징인 디자인으로 소주 음용 여부와 관계없이 패키지만으로도 소장가치를 높여 소비자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으로 서울과 광주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 제품과 소품을 한정 판매했으며 한정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팝업스토어 오픈 전부터 대기줄이 형성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처음처럼’의 이색 컬래버레이션은 또 있다. 2017년 웹툰 작가 ‘그림왕 양치기’와 진행한 이색 라벨이 대표적 사례로 직장인들의 일상생활을 함께 공감하자는 차원에서 기획된 이벤트다.

직장인들의 애환을 풍자적으로 속 시원하게 그려내어 ‘직장인 사이다’로 불리는 ‘그림왕 양치기’ 웹툰 작가와 협업해 처음처럼 백 라벨에 ‘술 마실 때 왜 눈물이 나는 줄 아나? 짠하니까’ ‘우리 땐 이런 편한 회식 상상도 못했지, 나 땐 말이야…’ ‘이얏호! 저장 못 했네… 마치 처음처럼’ 등 직장인들이 평소 생활 속에서 겪는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표현했다.

2018년 4월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집시’와 컬래버레이션해 수지를 그림으로 표현한 한정판 패키지 2종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처음처럼’ 라벨 디자인을 활용해 ‘친구처럼’ ‘우리처럼’ 등 소비자가 원하는 문구를 담아 특별한 라벨을 만들어 주는 ‘마이라벨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미니어처 소주와 미니 소주잔 패키지인 ‘미니미니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 롯데칠성음료만이 할 수 있는 독창적이며 감성적인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힙합 신에서 가장 핫한 래퍼 염따와 컬래버레이션해 선보이는 한정판 제품 ‘처음처럼 플렉스(FLEX)’를 선보였다.

‘플렉스’는 자신의 부와 능력을 과시하거나 라이프스타일을 자랑하는 의미로 쓰이는 힙합 용어로 1990년대 힙합 가사에 등장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래퍼 염따가 <쇼미더머니8>에 출연해 “플렉스 해버렸지 뭐야”라고 말한 이후 유행하기 시작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자신의 성공을 입증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제품 패키지는 강렬한 볼드체의 ‘플렉스’ 제품명을 전면에 배치해 ‘플렉스 문화’에 익숙한 2030 젊은 층과 공감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처음처럼’을 활용한 사회공헌도 진행


롯데칠성음료는 수원지 등에 브랜드 숲을 조성하고 가꿔나가기 위해 2018년 4월 사회혁신 기업 ‘트리플래닛’과 ‘처음처럼 숲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첫 활동으로 2018년 4월 대형 산불피해를 입은 강원 삼척시의 산불 피해지역 약 6000여평에 ‘처음처럼 1호 숲’을 완공했고, 인천 수도권매립지의 1000여평에 ‘처음처럼 2호 숲’, 삼척시에 위치한 1호 숲 인근에 추가로 6000여평에 ‘처음처럼 3호 숲’을 완공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가 조성한 처음처럼 숲은 연간 약 2억2500만L의 빗물을 흡수할 수 있다. 또 약 84만8000kg(승용차 1대가 220만3000km를 주행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514만kg의 산소를 생산, 208만9000kg의 미세먼지를 저감(공기청정기 4억1300만 시간 가동시킬 경우 정화량)하는 생태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 국립산림과학원과 트리플래닛 연구결과

롯데칠성음료는 단순히 나무를 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물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토지 습도 관리, 숲 주변 대기 상태 측정 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산불 피해 이전보다 더욱 울창한 숲을 가꿔 나갈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제품 출시 이후 ‘목 넘김이 부드러운 소주, 처음처럼’을 일관되게 마케팅하며 국내 소주 시장의 양대산맥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마케팅과 사회공헌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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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