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니 또…’ 건국대 이사장 잔혹사

엄마 이어 딸도 수사선상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유자은 건국대 이사장이 이사장직을 내놓을 상황에 처했다. 옵티머스 사모펀드 투자가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교육부가 유 이사장의 해임을 결정하면 어머니 김경희 이사장의 경우처럼 불명예스럽게 학교를 떠나야 한다. 

▲ 건국대학교 ⓒ고성준 기자

김경희 전 건국대 이사장은 1994년부터 건국대 법인 이사로 재임하다 2001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건국대 설립자인 유석창 박사의 맏며느리다. 남편 유일윤 전 건국대 이사장은 1978년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결국 돈에…

김 전 이사장 재직 당시 건국대는 크고 작은 내홍에 끊임없이 시달렸다. 특히 김 전 이사장이 스타시티와 더클래식500 등 수익성 프로젝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각종 문제가 불거졌다. 건국대 내에서는 2012년부터 김 전 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교육부는 2013년 11~12월 건국대 법인과 건국대의 재산관리·회계운영 등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242억원의 업무상 배임, 회계 비리, 재단자금 횡령 등의 혐의가 드러났다. 교육부는 김 전 이사장과 김진규 전 총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교육부에서 기소한 김 전 이사장의 혐의 8건 중 3건만 기소했다. 11억4000만원의 업무상 배임, 3억6500만원의 횡령, 2억5000만원의 배임수재 등이다. 1심 재판부는 그마저도 1억3700만원의 횡령 혐의만을 유죄로 판단했다. 결과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1심 판결은 항소심을 거쳐 상고심에서 확정됐다.


앞서 교육부의 종합감사 결과에 따라 이사장 승인이 취소됐지만 김 전 이사장은 행정소송을 통해 이사장직에 복귀했다. 하지만 대법원 확정판결을 통해 이사장직에서 완전히 내려왔다. 그 뒤를 이은 게 딸인 유자은 이사장이다.

유 이사장은 2014년 9월부터 건국대 법인 이사로 재임하다가 2017년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옵티머스 120억원 투자 문제
교육부 현장조사 결과 통보

유 이사장이 취임 3년 만에 이사장직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8월 건국대 법인의 수익사업체인 더클래식500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 120억원을 투자한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더클래식500이 돈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이사회의 심의·의결과 교육부의 허가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수익용 학교 재산의 용도를 변경할 때 필요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교육부는 지난 9월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건국대의 옵티머스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해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건국대의 사립학교법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 투자 과정에서 제기된 절차상 하자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건국대 옵티머스 투자 건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됐다. 유 이사장은 지난 10월7일 교육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더클래식500의 사모펀드 120억원 투자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 언론보도가 나온 이후에야 투자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해 민주노총 산하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에서 위증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0월26일 교육위 종합감사에서 “(건국대의)법 위반을 확인하고 처분심사위를 진행하는 등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에게 질의한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은 “건국대는 2017년에도 임대보증금 393억원을 보전하라는 감사원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며 일벌백계를 요구했다. 
 

▲ 김경희 전 건국대 이사장과 유자은 건국대 이사장 ⓒ건국대

실제 올해 1월 더클래식500이 사모펀드에 투자할 당시 건국대는 더클래식500과 법인의 또 다른 수익사업체인 스타시티가 임의사용한 임대보증금을 5년에 걸쳐 보전하고 있는 중이었다. 2017년 감사원 감사 결과 건국대가 임의로 사용한 임대보증금은 393억원에 달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서는 현재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건국대 구성원들은 이미 임대보증금 임의사용 문제로 후폭풍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비슷한 사례가 불거진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는 유 이사장과 최종문 더클래식500 대표를 사립학교법 위반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교육부는 지난 20일 유 이사장과 최 대표를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처분 결과를 건국대에 통보했다. 지난 9월 진행한 현장조사 결과다. 교육부는 ▲수익용 기본재산 관리 부당 ▲더클래식500의 투자 손실 ▲이사회 부실 운영 등 3개 항목에 대해 처분한다고 밝혔다. 

임원승인 취소 예정
불명예 퇴진 가능성

교육부는 이 같은 지적사항을 바탕으로 임원과 직원에게 신분상 조치를, 학교법인에 행정상 조치를 내렸다. 신분상의 조치와 관련해 이사장과 감사의 임원 취임 승인이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사 5인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를 처분했다.

이렇게 되면 유 이사장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야 하고, 이사장 대행은 나머지 이사들 가운데 선출하게 된다. 

학교법인 전·현직 실장, 최 대표 등 더클래식500 임직원 4명은 문책을 통보했다. 행정상 조치에  따라 건국대 법인은 재발방지 대책 수립, 유가증원 운용 지침과 손실 보전방안 강구 이행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건국대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 투자한 120억원은 전액 손실 가능성이 높다. 

유 이사장과 최 대표에 대한 수사 의뢰 처분을 하는 별도 조치도 결과에 포함됐다. 유 이사장이 검찰 수사를 피해갈 수 없다는 뜻이다. 검찰은 해당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 ⓒ고성준 기자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는 지난 26일 양승준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 지부장을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 관련 고발인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건국대 충주병원 노조 측 변호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사익을 위해 120억원을 투자하고, 자금 회수 조치 없이 학교에 손실을 가했다는 점에 대한 고발”이라며 “면밀히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목 잡혔다


한편 건국대는 “학교법인도 피해자”라는 내용이 담긴 사과문을 내놨다. 지난 24일 건국대 법인은 “건국 가족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더클래식500과 학교법인은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 기관과 함께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원금 회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비점을 점검하고 재발 방지와 제도적 보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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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야권의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난감하기만 하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사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발 빠른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직이 와해되기 직전인데 수사에 속도가 어떻게 나겠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요즘 공수처의 분위기는 참혹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반전을 꾀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검사(이하 특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비교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압수수색?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의 분위기는 암흑 상태다. 검찰 제도를 보완해 ‘상설특검’ 명목으로 출범했음에도 ‘늑장·부실’ 수사 논란 속에 결국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표결하자는 분위기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총선 이후 여당 일각서도 채 상병 특검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채 상병 특검 법안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 표결만 하면 언제든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무리한 수색 지시 등 책임자를 가리는 본안 수사가 경북지방경찰청서 진행 중이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맡고 있다. 외압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부임 후 사퇴하는 과정서 대통령과 법무·외교부 장관의 직권남용 의혹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됐다. 야권이 특검을 통해 밝히려는 사안의 실체는 수사 외압에 집중돼있다. 특검이 통과되면 공수처가 내려던 실적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이 대사 임명 과정서의 추가 의혹도 특검법안을 수정 발의해 포함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무게를 일부 덜겠지만, 6개월 넘게 진행해온 사건 기록을 외부에 넘긴다는 건 또 다른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특검 추진 본격화…수사팀 의욕 잃어 “이럴 거면 왜 강조하나” 불만 증폭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맛’이란다. 채 상병 사건 수사는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특검이 언급되면서 수사팀의 의욕이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 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 수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인력난 가중화 지금까지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상황을 보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 등을 출국금지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후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지휘부와 해병대 수뇌부 등에 대한 조사는 특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와 경찰은 특검법 처리 여부를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수처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가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주요 피의자 소환 및 신병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처장 대행인 부장검사가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만약 국회서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는 수순을 밟으면 공수처도 새로 출범할 특검에 기록을 인계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별도의 특검안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 두 법안이 병합되는 안도 거론된다. 본회의 회부 안건은 수사기간을 최장 100일로 정하고 있는데, 잔여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도록 명시됐다. 경찰과 공수처가 시작한 수사가 특검을 거쳐 검찰 손에 넘어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3월 발의한 안은 잔여수사 이첩 대상을 검찰과 공수처로 정했다. 단추도 못 끼워 민주당이 특검법 조항 일부를 양보하고 국민의힘이 수사 대상 확대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서 본회의 회부 안이 조정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에 소환 촉구 의견서를 내고 “이 전 장관은 호주 대사직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에 보낸 의견서에서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사건 이첩에 대한 최종 승인권자이므로 인사권자가 인사안 결재 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듯이 그 승인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권한이 있다느니, 수사단장에게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권한이 있다느니 하는 것은 법 규정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장관이 보고서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사단장을 빼라는)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장관이 군사보좌관과 논의하는 과정서 ‘(초급 간부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면)초급 간부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고 법무관리관실의 법리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원 범위 제한적 법 개정 안되면 도루묵 이어 “재검토한 결과 8월24일 직접적인 혐의가 있는 2명을 경찰에 이첩했고, 해병대수사단 조사기록 원안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도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의 1차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이 미흡하고 국민적 의혹이 남아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며 “특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장이 석 달째 공석인 점은 제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지명을 두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앞서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29일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수처가 ‘대행 체제’에 들어간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임시로 대행직을 수행 중이다. 최근 인사위원회서 연임이 불발된 수사1부 소속 김송경 검사(사법연수원 40기) 임기도 만료됐다. 김 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만 남게 된다. 별도 조직개편 계획도 없어 수사 부서 1개가 사실상 사라질 위기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해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22대 국회가 개원해도 원구성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공수처장 공백 해소를 위해선 이달 안으로 후보 지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공수처 출범 당시 수사·기소권을 모두 줄 경우 일각에선 ‘무소불위 공수처’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수처는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게 됐다. 문제는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사건 처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