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 유혹하는 주식 리딩방 정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10.19 14:30:12
  • 호수 12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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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꼼이인 척 도박사이트로 유인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최근 카카오톡을 통해 투자 자문을 서비스하고 수수료를 받는 일명 ‘주식 리딩방’이 활개치고 있다. 해당 국내방 운영자들은 ‘우량주 보유, 수익률 보장’ ‘정확한 매수·매도 시기 및 매수가·목표가·손절가 제시’ 등의 문구로 주식 입문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 ⓒpixabay

서울 집값이 상승하면서 2030세대가 절망감에 빠졌다. 이들은 자신의 월급만으로는 주택 구입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재테크로 눈을 돌렸다. 

2030세대

최근 들어 다양한 재테크 방법 중에서도 특히 주식이 주목받고 있다. 주식은 소액의 투자만으로 이득을 볼 수가 있어 입문하기에 장벽이 높지 않다는 게 큰 장점이다.

지난 4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535명을 대상으로 ‘주식 투자 열풍’에 대해 조사한 결과 67.2%가 ‘올해 주식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6개월 이내(42.3%)가 가장 많았고, 이어 ‘3년 이상’(26.9%), ‘1년’(18.3%), ‘2년’(8.2%) 순이었으며, 하반기에 주식 투자 열풍을 주도한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 ‘공모주 청약’으로 주식을 시작한 직장인도 4.2% 있었다.


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500만원 미만’(46.2%)이 가장 많았다. 계속해서 ‘500~1000만원’(17.2%), ‘1000~2000만원’(11.5%), ‘2000~3000만원’(6.2%), ‘3000~4000만원’(4.9%) 순이었다. 1억원 이상 투자했다는 응답자는 4.5%였다.

이처럼 주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증권시장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졌다. 소위 주린이(주식과 어린이를 합친 말)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주식 리딩방’이 활개치고 있다. 

리딩방이란 금융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유사 투자 자문업자나 일반인이 실시간으로 특정 종목의 주식을 추천해주는 회원제 단체방을 의미한다. 리딩방에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는 입문자들이 쉽고 간편하게 종목을 추천받을 수 있으며, 주식을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 연대 의식도 생기기 때문이다. 

한 구인정보 업체에 올라온 유사 투자자문 업체가 올린 구인공고다. ‘주식 전문가’ ‘애널리스트’ 명목을 내세웠지만, 정작 요구하는 자격 조건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이들 업체에 개인투자자들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돈을 투자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문성이 심각하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뿐만 아니라 상당수 업체가 불법행위 등을 통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운영해 더 많은 개인투자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넘쳐나는 업체들에 비해 관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6월 유사 투자자문업자가 난립하자 금융감독원은 설립 절차에 결격 사유를 신설했다.

500만원 이내 개미 투자자 가장 많아
제도적 보호장치 없어…피해자 속출


결격 요건은 ▲금융관련법령 위반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는 법인 ▲최근 5년 사이 유사 투자자문업 직권말소가 됐거나 1년 이내 폐지를 보고한 법인 ▲최근 1년 이내 금융투자협회가 제공하는 건전영업 집합교육을 수료하지 않은 법인 등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결격 사유는 대리인을 내세우거나 신규 법인 설립 등의 방식으로 우회할 수 있다. 법을 위반했더라도 5년이 지나면 유사 투자자문업 신고 자격이 주어진다.

현재 주식 리딩방 점검을 담당하는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국 인력은 고작 6명에 불과하다. 국내 등록된 유사 투자자문업자가 2000개가 넘는 점을 고려하면 역부족이다. 신고하지 않은 채 운영하는 리딩방까지 더 하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 불법 토토 사이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자본시장법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검거 건수는 각각 82건과 540건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122%, 3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검거된 사건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사건 건수(76건)를 가볍게 넘어선 수치다. 또 은행 이자처럼 연 수익을 제시하며 자금을 불려준다고 사기를 치는 유사수신행위법 위반도 급증했는데, 최근 4년 사이(동일 기간 기준)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주식 리딩방은 무인가·미등록 상태로 유사 투자자문업을 영위하기 때문에 제도적 보호장치가 전무하다. 또 대표적 유사수신 사기는 유명 아이돌 화보 제작 사업을 가장하고 원금 보장과 연 20% 수익금을 주겠다고 유인해 투자금을 끌어들인 후 잠적하는 수법 등이 꼽힌다.

한 의원은 “코로나19 여파로 변동성이 큰 자본시장에서 개인투자자를 노린 경제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며 “특히 유튜브나 SNS를 통해 불법 주식리딩방 등이 늘어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리딩방은 사설 도박사이트로 유인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쓰인다. 상담을 시작할 때 나이, 성별, 연락처, 시드머니 등 인적사항과 투자 성향도 확인한다. 이후 기존 고객들의 성공 투자 사례라며 현금다발과 계좌 등을 공개한다. 도박사이트로 이끌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최종 투자 의사를 확인하면 자사 거래소라며 홈페이지 주소를 전달한다. 추천 코드를 넣고 가입하면 홈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다.

가입을 위해서는 개인 계좌와 휴대폰 번호 등 개인정보도 공개해야 하며 홈페이지 계좌로 송금도 해야 한다. 그러나 가입을 마치고 들어가면 주식정보 대신 불법 사설 토토와 FX(외환) 마진거래만 있다. 무료 리딩은 속임수를 위한 장치다.

전문가 노릇

금감원 관계자는 “리딩방 관련 암행점검은 금융위원회에 신고된 유사 투자자문업자 대상”이라며 “리딩방은 일반 개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모두 점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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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