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숲 ③국립제천치유의숲

꽃, 나비와 숲속 힐링 타임

▲ 국립제천치유의숲에서 진행하는 산림 치유 프로그램 ‘치유힐링숲테라피’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금수산 자락에 자리 잡은 국립제천치유의숲이 3년간 단장을 마치고 올해 본격적으로 손님맞이를 시작했다. 코로나19 탓에 제대로 홍보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에 대한 입소문이 나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평일에만 운영하는데도 하루도 빠짐없이 단체 손님이 찾아올 정도다. 물론 모든 프로그램은 질병관리본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진행한다.

▲ 숲길에 핀 큰까치수염

숲 입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조금 걸어 올라가다 보면 왼쪽 비탈에 조성된 약초원이 관람객을 맞는다. 조선 시대 3대 약령시 중 하나가 있던 제천은 지금도 약초로 유명하다. 약초원에는 마가목, 음나무 등 실내 치유 프로그램을 위한 약초 6종이 재배되는데, 비탈을 따라 나무 데크가 이어져 찬찬히 둘러보기 좋다.

약초 유명

치유 프로그램을 받기도 전에 힐링이 되는 기분이랄까. 숲길 곳곳에서 들꽃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초여름 숲길에 줄지어 자란 큰까치수염 위에 꿀벌이 느긋하게 꿀을 빨고 있다.

▲ ‘숲하모니’ 프로그램에서 알록달록 숲팔찌를 만드는 모습

약초원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치유센터다. 숲하모니, 치유힐링숲테라피, 한방힐링숲테라피 등 다양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이곳에서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참여 대상과 인원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 혼자 혹은 연인이나 가족끼리 숲을 찾았다면 건강 측정, 티 테라피, 산림 공예를 체험하는 ‘숲하모니’가 좋다.

건강 측정을 통해 자기 몸을 바로 알 수 있는 설명을 듣고, 피로 회복과 심신 안정에 좋은 한방차를 마시고, 알록달록 숲팔찌도 만들어 남녀노소에게 적당하다. 겨울에 하는 족욕까지 포함해도 쉬엄쉬엄 1시간이면 충분하다. 예약할 필요가 없어 편하고, 단체가 없는 경우 오후 2~4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 아이들도 걷기 쉬운 숲길

어른 5명 이상이 더 오래 숲을 체험하고 싶다면 2시간 동안 내 몸 바로 알기, 내 몸 바로잡기가 진행되는 ‘치유힐링숲테라피’가 좋다. 어른 20명 이상 단체라면 숲속 필라테스와 웃음 박수 등이 포함된 ‘웃음치유숲테라피’가, 청소년 단체라면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트레킹이 주를 이루는 ‘오감힐링숲테라피’가 적당하다.

사회적 취약 계층과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환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이런 프로그램은 방문 일주일 전에 홈페이지나 전화로 예약해야 한다. 체험비는 숲하모니 5000원, 나머지 프로그램은 2시간 기준 개인 1만원, 단체 8000원이다.

▲ 참나무 군락을 가로지르는 ‘숲내음치유숲길’

국립제천치유의숲을 즐기기 위해 꼭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할 필요는 없다. 건강치유숲길, 숲내음치유숲길, 음이온치유숲길 등으로 구성된 숲속 산책로는 상시 무료로 개방한다(연중무휴). 산허리를 타고 오르는 ‘건강치유숲길’은 금수산의 수려한 전망이 좋다.

산자락을 따라 내려가는 ‘숲내음치유숲길’은 경사가 급하지 않아 아이들도 걷기 쉽다. 참나무 군락 한쪽에 마련된 ‘자작나무숲길’을 걷는 맛도 색다르다. 금수산 계곡 따라 이어지는 ‘음이온치유숲길’ 중간에는 숲속 명상 쉼터가 있다. 이 모든 길을 걷는 데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 치유센터 앞에 마련된 나무 의자

그래도 산길을 걷느라 조금 지쳤다면 치유센터 앞마당 나무 의자에 누워보자. 눈앞으로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은 덤이다. 치유센터 뒤에는 비스듬히 몸을 누이고 편하게 햇빛과 바람을 즐기는 공간도 마련됐다.

▲ 팅커벨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옥색긴꼬리산누에나방

운이 좋으면 보기 힘든 동식물을 만날 수 있다. 치유센터 2층 나무 테라스에 다양한 나방이 잔뜩 붙어 있었는데, 멸종 위기종인 옥색긴꼬리산누에나방도 눈에 띄었다. 10cm쯤 되는 날개가 이름처럼 옥색이다. 아래로 길게 내린 꼬리는 천적인 박쥐가 내는 초음파를 분산해 자기 몸을 지키는 기능이 있단다. 큰 날개와 긴 꼬리 덕분에 요정처럼 보여 팅커벨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 치유센터 앞 전망대에 서면 금수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치유센터에는 회사나 단체가 주로 이용하는 세미나실이 있다. 창밖으로 금수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풍경을 보며 워크숍이나 회의를 한 뒤에 숲길을 걸어도 좋을 듯하다. 식당과 숙소는 운영하지 않으니 참고할 것.

▲ 제천산야초마을에서 약초 주머니 만들기 체험을 하는 아이들

힐링 타임을 좀 더 이어가고 싶다면 국립제천치유의숲 인근 제천산야초마을에 가보자. 마을에서 자생하는 여러 가지 약초를 이용해 약초 주머니 만들기, 약초차 체험, 천연 화장품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개똥쑥과 당귀, 감국, 천궁, 라벤더, 박하 등을 넣은 약초 주머니는 누구나 만들기 쉽고, 머리맡에 두면 잠이 잘 온단다.

아름다운 금수산 자락에 위치
다양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 진행

마을 분들이 직접 운영하는 식당에서는 직접 키운 먹거리로 산야초비빔밥, 한방수육 등을 낸다. 체험 프로그램과 식당은 예약해야 한다. 다양한 크기의 방을 갖춘 민박도 운영 중이다.

▲ 청풍나루에서 출발하는 대형 유람선

제천산야초마을 앞은 청풍호다. 보기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이는 청풍호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대형 유람선을 타고 ‘내륙의 바다’를 누비는 것이다. 청풍나루에서 출발한 유람선은 청풍문화재단지와 높이 162m 물줄기를 자랑하는 수경분수를 거쳐 단양팔경인 옥순봉과 구담봉을 보고 장회나루에 이른다. 다시 같은 코스로 청풍나루까지 돌아오기까지 총 1시간30분이 걸린다.

▲ 청풍호의 절경이 한눈에 담기는 비봉산 정상 전망대 포토 존

청풍호를 하늘에서 즐길 수도 있다. 2019년 운영하기 시작한 청풍호반케이블카를 이용하면 청풍면 물태리역에서 비봉산 정상까지 2.3km 구간을 날아가며 내륙의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캐빈은 안전할 뿐 아니라 깔끔하고 쾌적하다. 봉황이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모양이라는 비봉산 정상에 이르면 청풍호의 절경이 한눈에 담긴다.

예쁜 조형물을 더해 찍으면 그림이 되는 포토 존도 놓치지 말 것. 바람이 많이 불면 케이블카 운영이 일시 중단되니 홈페이지에서 미리 체크해야 한다.

▲ 깎아지른 절벽 아래 자리한 정방사

청풍호

청풍호반케이블카 물태리역에서 차로 15분쯤 달리면 신라 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정방사에 이른다. 꼬불꼬불 산길을 올라 금수산 자락에 들어앉은 산사에 이르면 발아래 청풍호가 펼쳐진다. 깎아지른 절벽 아래 자리한 산사와 어우러진 풍경은 비봉산 정상에서 보는 것과 또 다른 맛이다. 법당 안 부처님께 인사드리고 절 뒤쪽에서 시원한 약수 한 모금 마시면 마음까지 치유되는 기분이 든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국립제천치유의숲→제천산야초마을→충주호관광선→정방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제천치유의숲→제천산야초마을→충주호관광선→정방사 
둘째 날: 청풍문화재단지→청풍호반케이블카→능강솟대문화공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제천문화관광 http://tour.jecheon.go.kr/ktour/index.do
- 국립제천치유의숲(한국산림복지진흥원) www.fowi.or.kr
- 충주호관광선 www.chungjuho.com
- 청풍호반케이블카 www.cheongpungcablecar.com 

문의 전화
- 제천시 관광안내 043)641-6731
- 국립제천치유의숲 043)653-9871
- 제천산야초마을 043)651-3336
- 충주호관광선 청풍나루선착장 043)647-4566
- 청풍호반케이블카 043)643-7301
- 정방사 043)647-7399


대중교통
[버스] 서울-제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6~22회(06:30 ~21:30) 운행, 약 2시간 소요. 제천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터미널·우리은행 정류장까지 도보 이동, 952번 일반버스 이용, 학현 정류장 하차, 약 1시간30분 소요. 국립제천치유의숲까지 도보 약 15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hticket.co.kr 제천버스터미널 1688-1633, www.jecheonterminal.com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북단양 IC→적성로 적성 방면→학현소야로 소야리·청풍 방면→국립제천치유의숲

숙박 정보
- 제천산야초마을: 수산면 옥순봉로, 043)651-3336
- 슬로시티수산체험마을: 수산면 월악로26길, 043)647-8311
- 청풍개울가펜션: 수산면 옥순봉로12길, 043)651-5517

식당 정보
- 제천산야초마을(산야초비빔밥·한방수육): 수산면 옥순봉로, 043)651-3336 
- 수산기사식당(한식): 수산면 월악로26길, 043)645-8308
- 청풍황금떡갈비(한정식): 청풍면 청풍로호, 043)647-6300

주변 볼거리
제천 의림지, 박달재, 월악산, 옥순봉생태공원, 씨앤씨홀스팜, 새한서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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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