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개막, 치열했던 순간들

뚜껑 열리자 곳곳서 명승부 연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과 함께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김효주는 연장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고, 유소연은 김효주의 독주를 막는 짜릿한 승리를 만끽했다. 최혜진은 대회가 중도에 멈춰버리면서 반쪽짜리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김지영은 호쾌한 장타를 앞세워 3년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김효주는 지난달 7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스카이·오션 코스(파72)  에서 열린 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최종일 18번홀(파5)에서 치른 연장전에서 김세영(27)을 제치고 우승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나란히 5언더파 67타를 친 두 선수는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연장전을 벌였다. 김효주가 먼저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김세영은 더 짧은 2m 남짓한 버디 퍼트를 놓쳤다. 우승 상금은 1억6000만원.

시작과 함께
명경기 속출

김효주는 고교 2학년 때 이곳에서 열린 롯데마트 여자오픈에 아마추어 초청 선수로 출전해 우승했다. KLPGA 투어 무대 첫 우승이었다. 당시 우승으로 롯데와 인연이 된 김효주는 지금까지 롯데 후원을 받고 있으며, LPGA 투어 진출 이후에도 이곳에서 열린 롯데 주최 대회는 빠짐없이 출전해왔다.

공동선두 홍란(34)과 한진선(23)에 3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에 나선 김효주와 김세영은 8번 홀에서 공동선두에 올라서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오지현(23)이 합세해 3파전으로 전개된 선두 경쟁은 마지막 18번홀까지 땀에 손을 쥘 만큼 팽팽하게 이어졌다.

김효주는 12번홀(파4) 칩샷 실수로 1타를 잃었지만, 13번홀(파4) 2m 버디로 다시 공동선두로 복귀했고 김세영이 13번홀 버디로 치고 나가자 김효주는 14번홀(파3)에서 6m 거리 버디를 잡으며 따라붙었다.


김효주와 김세영은 18번홀에서 약속이나 한듯 버디를 잡아내 공동선두로 먼저 경기를 끝냈고, 오지현은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들어가는 바람에 버디 사냥에 실패해 연장전 합류에 실패했다. 2언더파 70타를 신고한 오지현(23)은 3위(17언더파 271타)에 만족해야 했다.

사흘 내리 선두를 달렸던 한진선은 1타를 잃고 4위(15언더파 275타)에 그쳤고, 홍란은 2타를 까먹어 공동 5위(14언더파 274타)로 밀렸다. 5언더파 67타를 때린 이정은(24)과 2타를 줄인 이소영(23), 1언더파 71타를 친 최혜진(21)이 나란히 공동 8위(13언더파 275타)를 차지했다.

김효주, 연장 승부 끝에 시즌 첫 승
유소연, 1타 차 한국여자오픈 우승

7개월 만에 공식 대회에 나선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은 공동 45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고진영은 “어떤 점이 부족한지 알았던 대회였다”며 “아쉬웠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소연(30)은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개인 통산 5번째 여자골프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했다. 지난달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6929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2위 김효주(25)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2억5000만원은 코로나 극복 기금으로 전액 기부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유소연은 2018년 6월 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에서 통산 6승을 달성하고, 같은 해 9월 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일본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이후 약 1년 9개월 만에 우승을 거뒀다. 유소연이 한국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5년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이후 약 5년 만이어서 감회가 새롭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KLPGA 투어 통산 우승은 10승으로 늘었다.

또한 유소연은 12년 만에 한국여자오픈 우승의 한도 풀었다. 유소연은 2008년 신지애(32)와 연장 3차전까지 가며 우승 경쟁을 벌이다 준우승에 머문 기억이 있다. 이번 우승으로 유소연은 내셔널 타이틀 수집가 명성도 재확인했다. 


유소연은 앞서 2009년 오리엔트 중국여자오픈과 2011년 US여자오픈, 2014년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2018년 일본여자오픈에서도 내셔널 타이틀을 따냈다. 일본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국내 내셔널 타이틀에 대한 열망이 더 커졌다고 밝혔던 유소연은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그 뜻을 이뤘다.

유소연은 5번홀까지 파 세이브 행진으로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사이, 김효주가 5번홀(파4) 버디로 추격을 시작했다. 유소연은 곧바로 6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달아났다. 김효주 역시 6번홀에서 연속 버디로 유소연을 압박했다. 유소연은 9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김효주와 1타 차가 됐다. 1타 차의 팽팽한 긴장 상태는 17번홀(파3)까지 쭉 이어졌다. 18번홀(파4)에서도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유소연과 김효주의 두 번째 샷이 모두 벙커에 빠진 것이다.

김효주 상승세
상금 1위 질주

김효주는 그린 왼쪽 홀 앞에 있는 벙커에, 유소연은 그린 왼쪽 홀 뒤에 있는 벙커에 각각 공을 빠트렸다. 유소연은 벙커 샷을 홀 가까이 잘 붙인 뒤 파에 성공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김효주도 파로 잘 막았지만 1타 차를 좁히지 못했다.

한편 2014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여자오픈 제패를 노렸던 김효주는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효주는 지난달 7일 롯데 칸타타 오픈 우승으로 ‘부활’을 선언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김효주는 준우승 상금 1억원을 보태며 상금 선두(약 3억2400만원)로 올라섰다.

지난해 KLPGA 투어 전관왕에 오른 최혜진(21)이 최종 9언더파 279타로 3위에 오르며 ‘국내파’ 자존심을 지켰다. 공동 2위로 출발했던 오지현(24)은 3타를 잃어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공동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최종일 2타를 줄인 김세영(27)도 공동 4위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5)은 최종 6언더파 282타로 6위를 기록했다.

구관이 명관
유소연 저력

KLPGA 투어 시즌 다섯 번째 대회인 ‘제14회 S-OIL 챔피언십’은 1라운드 대회로 축소돼 막을 내렸다. 연이틀 이어진 악천후로 올 들어 처음으로 대회가 공식 취소됐다. 2012년 MBN여자오픈 이후 8년 만의 일이자 KLPGA 역사상 두 번째 사례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전날 일몰로 마치지 못한 2라운드 잔여 경기를 다음날 7시부터 치르고 3라운드를 이어갈 계획이었지만, 짙은 안개로 잔여 경기 시작이 거듭 연기되면서 오전에 3라운드를 취소한 데 이어 오후 3시 30분께 그대로 대회 종료를 선언했다.

애초 이번 대회는 지난달 12~14일 제주시 애월읍의 엘리시안 제주에서 3라운드(54홀) 대회로 열릴 예정이었다. 12일 1라운드는 정상 개최됐으나 13일엔 안개와 많은 바람, 낙뢰 등으로 5시간 지연된 낮 12시에 출발해 일몰까지 출전 선수 120명 중 절반가량만 2라운드를 마쳤다.

이날도 이른 오전부터 안개가 덮인 데다 강한 비도 이어지면서 결국 예정된 시간에 경기를 시작하지 못했고, 대회 축소가 불가피했다.

오전 9시 조직위 회의에서 36홀 축소를 결정한 이후에도 코스에는 강한 비가 내리고, 비가 그치면 짙은 안개가 깔리는 등 정상적으로 경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최초 예정 시각인 오전 7시에서 조금씩 밀리더니 결국 오후 3시까지 시작하지 못해 2라운드 잔여 경기마저 개최가 불발됐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2라운드 잔여 경기를 마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3시간 40분 정도였다. 기상관측 시스템 등을 총동원해 시간을 확보하려 했으나, 오늘은 물론 내일(15일)도 안개로 장담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회 성적은 모든 선수가 동등하게 마친 1라운드(18홀)를 기준으로 결정됐다. 1라운드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단독 선두로 나섰던 지난해 우승자 최혜진(21)이 1위에 올랐다. 36홀 이상 진행돼야 공식 대회로 인정되는 규정에 따라 이번 대회는 공식 대회로 인정되지 않으며, 각종 기록도 반영되지 않는다. 최혜진도 이번 대회의 우승자는 아니다.

상금은 기존 총상금 7억원의 75%인 5억2500만원을 성적에 따라 배분했다. 최혜진은 상금 요율에 따라 그중 18%인 9450만원을 받았다.

한편 전우리(23), 이소미(21), 정연주(28), 이제영(19)이 한 타 차 2위(7언더파 65타), 장하나(28) 등이 공동 6위(6언더파 66타)에 자리했다. 김지영(24)은 전날 2라운드에서만 8타를 줄여 중단 전 12언더파 132타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으나 2라운드는 ‘없던 일’이 되면서 1라운드 성적인 공동 19위(4언더파 68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정은(24)과 김세영(27)도 공동 19위, 김효주는 공동 40위(3언더파 69타)다.

지난달 28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힐스컨트리클럽(파72·6605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 최종일 4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김지영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선두로 출발한 이소미(21·SBI저축은행)가 마지막 18번홀에서 통한의 보기를 범하며 우승 경쟁에서 탈락한 가운데 이날 각각 6타와 5타를 줄인 김지영(23·SK네트웍스), 박민지(22·NH투자증권)가 우승 트로피를 놓고 연장전에 들어갔다.

최혜진, 기상 악화 반쪽 1위
김지영, 3년 만에 통산 2승


연장 1차전에서 두 선수 모두 버디를 잡아 다시 돌입한 연장 2차전에서 ‘장타자’로 손꼽히는 김지영은 두 번째 샷으로 승부를 걸었다. 힘차게 날아간 공이 그린 앞에 떨어진 뒤 굴러 핀 2m 지점에 멈춰 선 순간 사실상 승부 축은 김지영 쪽으로 기울었다. 

그리고 긴장감 속 김지영의 이글 퍼팅이 홀 속으로 사라졌다.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올 시즌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2016년 KLPGA 투어 루키로 데뷔한 김지영은 2017년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처음 우승을 차지했고, 이번 대회에서 약 3년 만에 통산 2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인왕 랭킹 4위에 이어 준우승만 세 차례 기록했던 이소미는 이번 대회 2·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를 달리며 생애 첫 승을 노렸지만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이소미는 안나린(24·MY문영그룹), 지한솔(24·동부건설)과 함께 공동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올 시즌 2승을 노렸던 김효주(25·롯데)는 목통증으로 기권해 아쉬움을 남겼다. 

우승 노렸지만
날씨가 문제

빼어난 외모로 인기를 끌었던 안소현(25·삼일제약)은 최근 “실력으로 외모 논란을 극복하겠다”고 말한 약속을 지켜냈다. 안소현은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타를 더 줄이며 합계 8언더파 280타 공동 21위로 대회를 마쳤다. 목표였던 ‘톱10’에는 실패했지만 올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탈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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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