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건물주’ 한석그룹 회장의 두 얼굴
‘나쁜 건물주’ 한석그룹 회장의 두 얼굴
  • 장지선 기자
  • 승인 2020.07.03 11:31
  • 호수 127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일요시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일요시사

앞에선 희망 동행 뒤로는 임대 갑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김우식 한석그룹 회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김 회장이 소유한 건물인 한석빌딩에 세 들어 있던 임차인 A사에 보증금 일부를 돌려주지 않고 있는 것. 김 회장이 평소 경영철학으로 언급했던 ‘희망 동행’과는 사뭇 다른 뒷모습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문제의 건물
▲ 문제의 건물

충북 단양서 수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석에너지는 제주도서 수산업을 하는 한석수산과 부동산 임대법인 한석개발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알짜기업이다. 김우식 회장은 언론 인터뷰서 고객의 가치와 구성원의 행복, 그리고 사회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희망동행’을 강조해왔다. 

배째라 버티기 

하지만 최근 임차인 보증금 문제로 갑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김 회장의 경영철학이 퇴색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로 임차인을 위해 임대료를 감면해주는 ‘착한 임대인 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서 김 회장의 이번 행보는 현재 사회 분위기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5년 9월 임차인 A사는 김우식 회장과 보증금 5억5000만원에 임대차계약을 맺고 같은 해 10월 한석빌딩에 입주했다. 당초 2017년 10월까지 2년으로 정했던 임대차계약은 올해 초까지 지속적으로 연장됐다. A사와 김 회장의 임대차계약은 올해 3월을 끝으로 만료됐다.

문제는 A사가 보증금을 다 돌려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A사는 5억5000만원의 보증금 중 1억원가량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 측에서 원상복구 갑질을 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A사 관계자는 “김 회장 측에서 협의내용과 반대되는 공사를 추가적으로 요구하거나 손모(닳아 없어진)에 해당하는 부분까지 원상복구를 요구하면서 보증금 1억원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해보면 A사는 한석빌딩서 나가기 전, 입주 당시 작성한 계약서에 첨부된 사진 수준의 원상복구를 해주기로 했다. 그래서 지난 1월부터 김 회장 측과 원상복구 공사 범위를 정하기 위한 협의를 시도했다. A사는 여러 차례에 걸쳐 공사 범위를 확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김 회장 측은 응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미팅이 이뤄진 자리에서 김 회장 측은 A사에 공사 대신 원상복구 비용을 요구했다. 양측이 공사업체를 몇 군데 선정해 견적을 받아보고 평균값을 낸 뒤 A사에서 그 돈을 내놓고 나가면, 자신들이 원상복구 공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원상복구 빌미로 보증금 돌려주지 않아
에어컨, 데크, 미술품…사사건건 트집

A사 관계자는 “김 회장 측은 A사에 철거비 1억2000만원을, 새로 입주하는 회사에는 그대로 쓰는 조건으로 5000만원을 요구했다. 양쪽서 총 1억7000만원을 챙기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사는 김 회장 측의 제안을 거절하고 원상복구 공사를 하고 나가겠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후 원상복구와 관련해 김 회장 측의 요구가 잇따랐다. A사 관계자는 “김 회장 측은 사사건건 문제를 제기했다”며 “공사를 위해 사무실을 치워준다던가 하는 기본적인 부분조차 양해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회장 측은 A사가 임대한 건물의 사무실을 일부 사용하고 있었다. A사 관계자는 “(김 회장 측에서) 사무실을 일부 내줄 수 있냐고 해서, 말 그대로 건물주에게 쫓겨날까봐 요구대로 해줬다. 돈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해당 사무실을 도색하는 과정에서 서류더미나 골동품 등을 일절 치워주지 않았다는 것. 

1일 20대 가량 자동차가 들락거리는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부근 시멘트가 깨진 것, 차량 리프트 앞 대리석이 깨진 것 등 사용하다보면 깨지고 닳는 소모적인 부분이나 A사가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부분까지 김 회장 측은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 김우식 회장 ⓒ극단 시연
▲ 김우식 한석그룹 회장 ⓒ극단 시연

A사 관계자는 “한 달에 관리비를 3000만원 정도 냈는데, 자동차가 오가면서 깨진 바닥 시멘트까지 복구하고 나가라는 건 트집을 잡는 것”이라며 “대리석도 깨졌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고 김 회장 측에서 문제를 삼은 적도 없다. 나갈 때가 되니까 갑자기 대리석 문제를 꺼냈다. 그러면서 원상복구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을 하루에 330만원씩 물린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A사는 에어컨 재매입 대금 2000만원도 역시 김 회장 측으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A사 이전에 한석빌딩에 입주해 있던 회사가 설치한 에어컨의 처리를 두고도 돈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회장 “별 거 아니다”
실무자는 연락 피해

A사에 따르면 김 회장 측은 전 세입자가 설치하고 나간 에어컨을 A사가 3600만원에 구입하면, 나갈 때 2000만원에 재매입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확인서까지 작성했다. 하지만 김 회장 측은 에어컨 재매입 대금을 아직까지도 A사에 치르지 않았다. 

결국 A사는 보증금 1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한석빌딩의 임의경매를 신청했고, 지난 5월 법원은 임의경매 개시 결정을 내렸다. 또 에어컨 재매입 대금 2000만원에 대해서는 지급명령이 떨어져 한석에너지가 가로수길 근처에 짓고 있는 호텔에 강제경매 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 회장 측은 A사에 대응해 지난 6월 ‘전세권 설정 등기 말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사가 2015년 입주 당시 설정한 전세권 등기를 없애달라는 취지다. 

이 과정서 김 회장 측은 지하실에 있던 미술품에 대한 보상도 요구했다. 김 회장 측은 A사가 입주할 당시 지하의 작은 공간에 잡동사니 짐을 넣어 두겠다고 전했다. A사는 그 물건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해 7월 누수사고가 발생했고 물이 유입되면서 해당 물건들이 젖게 됐다.

A사 관계자는 “어떤 경위로 물이 샜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원인이 불분명하다. 하지만 우리가 매달 수천만원씩 내는 관리비에는 건물서 일어나는 일을 24시간 체크하는 부분도 포함돼있는 것”이라며 “직원들의 퇴근 이후 아무도 건물을 관리하지 않던 상황서 일어난 일을 김 회장 측은 A사에만 배상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에 젖은 물건은 미술품으로 확인됐다. A사가 미술품 보존복원연구소에 의뢰해 확인한 미술품 복원 비용은 1200만원가량이다.

김 회장 측은 이에 4배가 넘는 500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김 회장 측은 원상복구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채무, 누수사고로 망가진 미술품에 대한 손해배상 채무 등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A사에게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A사는 김 회장 측이 제기한 소송에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공방은 법정으로 가게 된 셈이다.

결국 법정으로

김 회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서로 해석의 차이일 뿐이다. 별 거 없다. 서로 주장하는 것들이 상충되고 있다. 아마 잘 될 것”이라면서도 “그 부분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지하에 있던 미술품에 대해서는 “그쪽(기자)에 설명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원상복구 공사의 실무를 맡았던 담당자는 <일요시사>의 여러 차례에 걸친 연락에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했지만 끝내 답을 주지 않았다. 문자메시지에도 답하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 포토 / 영상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부운빌딩) 4층
  • 대표전화 : 02-2676-5113
  • 팩스 : 02-2679-3732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주모
  • 법인명 : (주)일요시사신문사
  • 제호 : 일요시사
  • 등록번호 : 서울 다3294(정기간행물)·서울 아02802(인터넷신문)
  • 등록일 : 1993년 11월5일
  • 발행일 : 1996년 5월15일
  • 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최민이
  • 일요시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angjoomo@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