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 오너 3세 ‘별난’ 승계 구도 막전막후

조카는 달리고 아들은 제자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동성제약 승계 구도서 특이한 점이 관측된다. 오너 2세의 자녀보다 조카의 존재감이 더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분과 경력, 대외적 활동에 있어 모두 앞서있다. 이를 두고 후계 경쟁력을 선점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동성제약 ⓒ고성준 기자

동성제약은 지사제 ‘정로환’으로 유명하다. 정로환은 국민 상비약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회사는 염색약으로 더 이름을 날렸다. 동성제약은 ‘훼미닌’에 이어 ‘세븐에이트’ ‘버블비’를 출시해 셀프 염색 시대를 열었다.

지사제
염색약

창업주는 고 이선규 명예회장으로 지난 1957년 동성제약을 설립해 사세를 확장시켰다. 회사는 1990년 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경영권은 장남 이긍구 사장이 이어받아 약 20년간 동성제약을 이끌었다. 이후 창업주 삼남 이양구 대표가 회사 경영을 맡았다.

동성제약 주력 제품은 염색약으로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 88%를 차지했다. 나머지 12%는 화장품이 채웠다. 제품 대부분은 동성제약 아산공장서 제조된다. 동성제약은 주력 제품에 집중하면서 유산균, 생활용품 시장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최근 동성제약 실적은 꾸준히 하락세다. 지난 3년간 동성제약 매출은 823억원, 919억원, 865억원으로 오르내렸다. 같은 기간 9억원, 영업이익은 -18억원, -75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순손실은 1억원, 57억원, 83억원으로 내리 곤두박질쳤다. 동기간 배당도 없었다.


올해 성적표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동성제약의 지난 1분기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4.24% 소폭 상승한 22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은 67.96% 증가한 12억원이었고, 순손실은 3배 이상 증가한 50억원이었다.

동성제약은 계열사가 없어 지배구조가 단순하지만 오너 일가의 지배력은 낮다. 이들의 보유 지분은 20% 정도다.

최대주주는 이양구 대표로 지분 18.02%를 쥐고 있다. 2대 주주는 이양구 대표의 누나인 이경희 오마샤리프화장품 대표로 2.71%를 보유 중이다.

이양구 대표의 부인 김주현씨에게는 0.12% 지분이 있고 이양구 대표의 두 아들은 각각 0.09%씩 소유했다. 오너 일가 지분합은 21.03%에 불과하다.

최근 동성제약 지분 구조에 변화가 있었다. 이경희 대표는 동성제약 지분 절반가량을 자신의 아들인 나원균 동성제약 실장에게 증여했다.

이경희 대표는 전체 70만5310주서 30만주를 나 실장에게 물려줬다. 이경희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2.71%서 1.56%로 감소했다. 나 실장은 지난 2018년 2월 동성제약 지분 667주를 취득한 바 있다. 모친의 증여로 나 실장은 모두 30만667주를 확보, 지분율은 1.15%로 상승했다.

이양구 대표 2세들 존재감 미약
누나 아들 3대 주주에 실장으로


이로써 나 실장은 이양구 대표 일가를 제치고 동성제약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앞서 이양구 대표의 두 아들도 동성제약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장남 용훈씨는 지난 4월 3775주를 매입했다. 차남 용준씨도 같은 날 4087주를 사들였다. 이들의 지분율은 각각 0.11%, 0.1%에 그쳤다.

지분만 놓고 봤을 때 당장 승계 구도를 언급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여러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나 실장이 후계 경쟁력을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나 실장은 단순 지분량 외에도 이양구 대표 자녀들보다 존재감이 비교적 선명하다.

무엇보다도 나 실장의 모친이 대표로 있는 오미샤리프화장품의 역할이 크다. 오미샤리프화장품과 특수관계회사들은 동성제약과 사업적 관계를 구축했다. 나 실장은 동성제약서 부장급으로 재직 중이다.

반면 이양구 대표의 두 아들은 아직 동성제약에 입사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나 실장의 존재감이 여러 반사효과로 인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마샤리프화장품 최대주주는 리케아화장품(31.41%)으로 루맥스(24.21%), 퀀트와이즈투자자문(14.11%), 이경희 대표(4.34%) 순이다. 나머지 지분은 기타(25.92%)서 보유하고 있다.
 

▲ 동성제약 아산 공장 ⓒ동성제약 홈페이지

최대주주 ‘리케아화장품’은 이경희 대표가 지난 2010년까지 대표이사로 있던 회사다. 현재는 새로운 대표이사가 회사를 경영 중이다.

리케아화장품 주소지는 동성제약 본사와 일치하며 연락처 역시 동일하다. 동성제약서 둥지를 틀고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양구 대표와 전임이었던 이긍구 사장은 지난날 이곳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다.

오마샤리프화장품 2대주주 ‘루맥스’는 LED 및 염색약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원래 사명은 ‘동성루맥스’였지만 지난해 변경됐다.

이양구 대표와 이경희 대표는 이곳 임원은 아니다. 다만 루맥스는 오마샤리프화장품의 특수관계자로 분류된다. 지난해 루맥스는 오마샤리프화장품과의 거래서 1억5000만원의 수익을 냈다. 오마샤리프화장품은 452만원을 벌었다.

지분 우세
경력까지

루맥스 본사 소재지는 충청남도 아산시로 사업 공간은 동성제약이 제공했다. 동성제약은 지난 2007년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소유자는 현재까지 동성제약이다.


루맥스는 수익성이 좋은 편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6∼2018년 매출액은 42억원, 48억원, 70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영업이익 역시 5억원, 8억원, 8억원으로 안정적이었다. 순이익은 4억원, 4억원, 7억원으로 증가했다.

오마샤리프화장품의 또 다른 특수관계자는 ‘타임물류’다. 창고·물류 관리 대행업체다. 애초 사명은 ‘동성타임물류’였지만 지난해 12월 변경됐다. 이경희 대표는 지난해 타임물류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타임물류는 앞서 언급된 회사들보다 동성제약과 사업 연관성이 뚜렷하다.

동성제약 온라인스토어 ‘동성이샵’은 지난해 7월 말 물류센터를 타임물류로 이전했다고 공지했다. 당시 담당자는 ‘배송 물류센터가 이전돼 8월1일부터 출고지·반품지가 변경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전 출고지 등은 동성제약 본사였다.

타임물류는 충남 아산에 위치해 있으며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지난 2016∼2018년 매출액은 23억원서 보합세를 보였다. 반면 영업이익은 1억원, 1억원, -2억원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순이익은 1억원, 1억원서 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동성제약은 동성이샵을 통해 오마샤리프화장품과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마샤리프화장품서 제조한 제품을 동성제약 본사서 매입하고, 이를 동성이샵서 판매하는 구조다.

오마샤리프화장품 실적 흐름은 감소세를 띤다. 최근 3년간 회사의 매출액은 80억원, 134억원, 73억원으로 들쭉날쭉했다. 영업이익은 9400만원, 2억원으로 증가하다가 -12억원으로 고꾸라졌다. 순이익은 1억원, 5억원서 -11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오마샤리프화장품 3대주주인 퀀트와이즈투자자문은 동성제약과도 관련이 있다. 동성제약은 퀀트와이즈투자자문에 3.3% 지분이 있다. 10년 넘게 지분을 소유 중이다. 퀀트와이즈투자자문이 오마샤리프화장품 주주로 이름을 올린 기간도 비슷하다.

사업 관계
지속 유지

오마샤리프화장품은 한때 동성제약 계열사였지만 ‘스테로이드 파문’으로 관계가 단절됐다. 지난 2011년 포쉬에화장품(오마샤리프화장품의 전신)의 ‘스킨탑’서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됐다. 당시 이양구 대표는 포쉬에화장품 지분을 쥐고 있었다.

곧 이양구 대표는 해당 지분 전량을 정리했다. 당시 동성제약 측은 “동성제약 대주주 이양구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포쉬에화장품 지분 10.26%를 지난해 12월에 모두 매각했다”며 “이제 포쉬에화장품과 동성제약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동성제약서 강경 기조를 보인 까닭은 스테로이드 관련 악재가 계속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동성제약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출시한 제품들에 스테로이드 함유 사실이 적발된 바 있었다.
 

▲ ⓒ고성준 기자

동성제약은 대주주 지분 매각으로 포쉬에화장품과 선을 그었지만 ‘완전히 무관한 회사라고 볼 수 있겠느냐’라는 지적이 있었다.

포쉬에화장품 최대주주는 리케아화장품이었다. 당시 리케아화장품은 동성제약 화장품 유통을 맡고 있었다. 동시에 리케아화장품은 동성제약 지분도 소유하고 있었다.

이후 포쉬에화장품은 동성제약 지분 정리에 나섰다. 회사는 2011년까지 동성제약 지분 3.81%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듬해 주주 명부서 제외됐다. 리케아 화장품 역시 동성제약 주주 명부서 빠졌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포쉬에화장품은 동성제약과 사업적으로 밀접한 관계였다. 이들의 상당한 내부거래 비중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 2005∼2009년 포쉬에화장품 매출액은 77억원, 79억원, 68억원, 66억원, 85억원이었다. 이 중 동성제약서 비롯된 매출액은 59억원, 61억원, 62억원, 61억원, 64억원이었다. 비중을 놓고 봤을 때 76.22%, 76.97%, 90.75%, 92.94%, 75.86% 등으로 높았다.

포쉬에화장품 매출이 동성제약에 좌우될 만큼 이들의 관계는 가까웠다.

모친 회사·동성제약 사업 연관성
유리한 승계 위치 선점…결과는?

포쉬에화장품은 동성제약과 특수관계가 끊기기 전까지 동성제약과 내부거래를 지속했다. 특수관계가 마지막까지 유지되는 동안 포쉬에화장품은 전체 매출 80억원 가운데 65억원을 동성제약으로부터 얻어냈다. 비율은 81.38%이었다.

포쉬에화장품은 지난 2014년 10월 사명을 오늘날의 오마샤리프화장품으로 수정했다. 오마샤리프화장품이 동성제약과 계열 관계가 끊긴 이후 이들의 거래 관계는 공식적으로 끊겼다. 두 회사의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에서 이들의 거래 내역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들은 사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오마샤리프화장품은 동성제약 온라인몰 동성이샵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특수관계자이자 이경희 대표가 사내이사로 있는 타임물류는 동성이샵의 새로운 배송 물류센터가 됐다. 또 다른 특수관계자인 리케아화장품은 동성제약에 본사를 두고 있다.

오마샤리프화장품이 동성제약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 만큼 동성제약에 근무 중인 3대주주 나 실장에게 눈길이 간다는 해석이다.

나 실장은 동성제약을 대표해 대외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은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를 순방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같은 달 9일부터 16일까지 6박8일 일정으로 스웨덴 등 3국에 국빈 방문했다.
 

당시 스웨덴 경제사절단에 기업을 비롯해 여러 기관과 단체가 동행했다. 동성제약은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는데, 당시 대표자가 나 실장이었다. 나 실장은 이 외에도 문 대통령 순방에 맞춰 진행된 스웨덴 비즈니스 파트너십과 폴란드 비즈니스 파트너십에 동성제약을 대표해 참석했다.

반면 이양구 대표의 자녀들은 미미한 지분을 쥐고 있을 뿐이고, 동성제약에 입사하지 않았다. 여러 모로 나 실장이 동성제약 오너 3세 가운데 후계 경쟁력을 선점한 상황이라고 관측되는 까닭이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나 실장의 지분 증여와 관련해 “이경희 대표가 연로한 까닭에 그의 아들인 나 실장이 주식 관리 차원서 증여 받은 것”이라며 “승계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사절단에
이름 올려

또 나 실장의 스웨덴 경제사절단 참석에 대해선 “나 실장은 동성제약 유산균 브랜드 ‘바이오가이아’를 맡고 있는데, 관련 제품을 스웨덴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어 사절단에 동행했다”고도 했다. 동성제약 승계 구도에 대해선 “이양구 대표가 회사를 경영하는 데 특별한 문제가 없는 만큼 승계는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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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