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없는 추락 커피빈, 왜?

별다방과 비교되는 콩다방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구동환 기자 = 국내 일등 커피 브랜드를 꿈꾸던 ‘커피빈코리아’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주요 실적 지표는 일제히 고꾸라졌고, 재정건전성은 다시 악화되는 추세. 국·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반등을 노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 ‘별다방(스타벅스)’이 멀찌감치 앞서나가는 동안 속타는 제자리걸음만 계속되고 있다.
 

1963년 미국 캘리포니아서 탄생한 커피빈은 미국·독일·한국 등 세계 30여개 나라서 10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커피브랜드다. 국내에선 2000년 6월 설립된 커피빈코리아가 지난해 말 기준 291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커피빈코리아 최대주주는 지분 82.2%(164만4500만)를 보유한 박상배 대표고, 스타럭스가 지분율 11.6%(23만3000주)로 2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타럭스는 박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한 수입브랜드 유통업체다.

쪼그라든 현실

출범 초기만 해도 커피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은 꽤나 뜨거웠다. 다소 비싼 가격이었지만, 고급화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 2010년대 초반까지 스타벅스의 유일한 라이벌이라 불린 배경이다. 하지만 최근 커피빈코리아와 스타벅스코리아는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그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2009년 1000억원을 돌파한 커피빈코리아의 매출은 지난해 말 기준 1650억800만원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2040억1600만원서 1조8695만원6000만원으로 8배가량 매출을 끌어올린 스타벅스코리아의 1/1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심지어 커피빈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166억3500만원) 대비 역신장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최근 3년 평균 영업이익(1441억2200만원)과 커피빈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이 엇비슷한 수준이다. 

정체된 매출도 문제지만 수익성 악화는 더 큰 골칫거리다. 2016년부터 3년간 60억원대를 형성했던 커피빈코리아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억42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전년대비 98%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이 급락하면서 4% 안팎을 나타냈던 영업이익률은 순식간에 0.1%로 주저앉았다.


영업이익 급감은 순손실로 이어졌다. 2018년을 제외하면 매년 30~70억원대 순이익을 냈던 커피빈코리아는 지난해 순손실 1억86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영업외비용이 전년대비 82.4% 증가한 30억7900만원을 기록한 게 결정적이었다. 2018년의 경우 유형자산처분이익 120억8200만원이 영업외수익로 잡힌 일회성 효과로 인해 순이익 147억4900만원을 달성한 바 있다.

커피빈코리아 관계자는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는 관계로 매장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최저임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되다 보니 인건비 지출이 늘어났다”며 “또 총 22개 매장에 대한 리뉴얼 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사비용이 지출됐고, 이에 따른 대형 매장 휴점이 실적 부진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남들은 뛰는데 혼자 제자리
실적은 찔끔…적신호 켜졌나

더욱 뼈아픈 건 1년 사이 다시 부채가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칫 재정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질 가능성마저 엿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커피빈코리아의 총자산(총자본+총부채)은 1586억2200만원으로, 전년(1449억1800만원)대비 9.5% 늘었다. 총부채(844억700만원)가 21.8% 증가한 영향이 컸다. 반면 총자본은 14억원가량 줄어든 742억1400만원이었다.

부채는 증가하고 자본이 감소하면서 양호했던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에 흠집이 생겼다. 2008년 319.4%에 달했던 커피빈코리아의 부채비율은 꾸준한 하락세를 나타낸 끝에 2018년 100% 밑으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113.7%로 다시 상승했다. 통상 부채비율은 20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아직 큰 문제는 아니지만, 총부채가 총자본을 앞질렀다는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차입금의 증가가 부채비율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커피빈코리아의 총차입금은 526억2800만원으로 전년(338억8900만원)대비 49.4% 증가했다. 차입금 규모가 한층 커지면서 30% 이하를 적정 수준으로 인식하는 차입금의존도(차입금/총자산)는 2018년 23.4%서 지난해 31.9%로 뛰어올랐다.


특히 단기성 차입금에 의존하는 경향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총차입금의 7할 비중인 355억6200만원이 1년 내 상환을 필요로 하는 차입금으로 분류된다. 단기차입금 254억600만원, 유동성장기차입금 101억5600만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단기차입금의존도는 2018년과 지난해 각각 17.5%, 22.4%였다.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단기차입금의 특성은 순이익 감소로 직결될 여지를 남긴다. 지난해 말 기준 커피빈코리아가 은행으로부터 단기로 차입한 금액 가운데 연이자율 최고는 3.25%(45억, 신한은행)였고, 132억2000만원으로 차입 규모가 가장 컸던 하나은행 일반대출은 연이자율이 최대 3%였다.

차입금으로 인해 커피빈코리아는 이자비용으로 2018년과 지난해 각각 13억5600만원, 15억6100만원을 투입했고, 올해 역시 비슷한 규모로 이자부담을 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의 경우 차입금에 따른 이자비용이 순손실 전환에 영향을 줬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반전 불투명

단기차입금의 악영향은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서도 엿볼 수 있다. 유동비율은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이나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한 지표로서, 통상 200% 이상을 적정 수준으로 인식한다. 직영 운영 특성상 유동자산 규모를 크게 가져가지 않는 운영 방침과 별개로, 커피빈코리아의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2018년 27.1%, 지난해 27.9% 등 적정치를 한참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는 각각 161억1900만원, 576억7800만원였고, 유동부채의 61.7%가 단기차입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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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