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또 다른 비극

가까워진 가족 심해지는 폭력?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캠페인을 탄생시켰다. 코로나19가 비말을 통해 감염되는 만큼 사람이 밀집된 공간은 최대한 가지 말자는 내용이다. 시민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을 늘렸다. 가까워진 가족 간의 거리는 엉뚱한 방향으로 분출되는 모양새다.
 

▲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에 있다. ⓒ문병희 기자

코로나19는 한국 사회를 확 바꿔놓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달 12일 정례브리핑서 코로나19라는 위기는 보건의료 위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다. 지속 가능한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제된 일상

실제 한국 사회는 사회적 거리 두기캠페인이 시작되면서 많은 부분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밀집 공간서의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시작된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으로 모임이나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대면활동이 확연하게 줄었다.

학생들은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고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휴원 권고에 아이들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었다. 정부는 종교, 실내체육, 유흥시설에도 운영 중단 권고를 내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주씩 연장되자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우울감을 토로하는 코로나 블루가 유행하기도 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을 뜻하는 블루(blue)가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외부활동을 하지 못하고 실내에 머무르면서 생기는 답답함이나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 활동제약이 계속되면서 느끼는 무기력증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서 병원을 찾는 시민의 수가 늘고 있다.

실제 경기 안산시 자살예방센터는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 돌봄 사업에 돌입한 상태다. 안산시 자살예방센터는 상담을 하다 보면 우울하다거나 답답함을 호소하는 등 코로나 블루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최근 많이 늘었다자살 고위험군 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관리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 유행으로 가정폭력 급증
유엔 사무총장 “국가적 대책 촉구”

문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반비례해 한층 가까워진 가족 간의 거리로 인해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폭력, 학대 등의 피해가 발생해도 신고를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경우가 많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 앵커 빅토리아 더비셔는 지난달 6일 뉴스를 진행하는 내내 자신의 손등을 지속적으로 노출했다. 빅토리아의 손등에는 가정폭력 신고 전화번호(0808-2000-247)’가 적혀 있었다. 지난 323일 영국 전역에 이동 제한령이 내려진 뒤 가정폭력 사례가 급증하자 신고 방법을 알리기 위해 손등에 번호를 적은 것이다.
 

▲ ▲▲ 코로나 여파로 인해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

영국 가정폭력 상담기관 레퓨지에 따르면 330일부터 일주일간 폭력 신고 전화 건수는 25%나 늘었다. 홈페이지 접속률은 150% 뛰었다. 영국 런던 경찰청에 따르면 이동 제한령 조치 이후 가정폭력 혐의로 4000여명이 체포됐다.

미국 CNN 방송도 뉴욕주 나소카운티 사례를 들어 최근 몇 주간 가정폭력 범죄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늘었다고 전했다. 프랑스나 남미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린란드 등 일부 지역에선 가정폭력을 줄이기 위해 피해자에 대한 이동제한 완화와 술 판매 금지 등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5일 성명을 내고 각국 정부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폭력은 전쟁터에 국한되지 않는다.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그들이 가장 안전해야 할 장소, 즉 자신의 집에서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경제적, 사회적 긴장 강화와 이동 제한 조치의 결합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학대받는 여성과 소녀의 수를 대폭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히려 신고건수 줄어
가해자 두려워 신고 못하나?

그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봉쇄와 격리가 필수적이지만 이는 가학적인 배우자와 함께하는 여성을 가정폭력의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모든 국가에 여성에 대한 폭력 예방과 교정을 국가 대책의 핵심으로 다룰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전 세계적 흐름과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가정폭력 신고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지난달 3일 경찰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확진환자가 나온 지난 120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112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4506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378건과 비교해 4.9% 감소했다.

코로나 확진환자가 많이 나온 대구·경북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2월 한달 간 대구경찰청과 경북경찰청에 신고된 가정폭력 신고건수는 1696건이었는데 올해는 5.8% 감소해 1598건으로 집계됐다.

가정폭력과 성폭력 전문 상담기관인 한국여성의전화 상담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코로나19 확산 기간에 가정폭력 상담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여성의전화 전체 상담서 가정폭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1월 기준 26%에서 243%, 341%로 크게 늘었다. 전체 상담건수가 유의미하게 늘지 않았다고 해서 가정폭력이 줄어들었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 여성가족부서 실시한 2019년 전국가정폭력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서 배우자 폭력 피해 경험자 중 85.7%는 피해 당시나 그 이후 경찰 혹은 여성 긴급전화 1366, 가정폭력상담소 등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 신고율은 2.3%에 불과하다. 경찰 신고건수로 가정폭력의 증감을 판단하기엔 당초 숨겨진 폭력이 너무 많은 것이다.

잘못된 표출

일부 전문가들은 신고 건수가 줄어든 게 오히려 위험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피해자가 가해자와 함께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신고의 기회조차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그 과정서 피해자들이 신고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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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야권의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난감하기만 하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사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발 빠른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직이 와해되기 직전인데 수사에 속도가 어떻게 나겠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요즘 공수처의 분위기는 참혹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반전을 꾀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검사(이하 특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비교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압수수색?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의 분위기는 암흑 상태다. 검찰 제도를 보완해 ‘상설특검’ 명목으로 출범했음에도 ‘늑장·부실’ 수사 논란 속에 결국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표결하자는 분위기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총선 이후 여당 일각서도 채 상병 특검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채 상병 특검 법안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 표결만 하면 언제든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무리한 수색 지시 등 책임자를 가리는 본안 수사가 경북지방경찰청서 진행 중이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맡고 있다. 외압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부임 후 사퇴하는 과정서 대통령과 법무·외교부 장관의 직권남용 의혹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됐다. 야권이 특검을 통해 밝히려는 사안의 실체는 수사 외압에 집중돼있다. 특검이 통과되면 공수처가 내려던 실적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이 대사 임명 과정서의 추가 의혹도 특검법안을 수정 발의해 포함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무게를 일부 덜겠지만, 6개월 넘게 진행해온 사건 기록을 외부에 넘긴다는 건 또 다른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특검 추진 본격화…수사팀 의욕 잃어 “이럴 거면 왜 강조하나” 불만 증폭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맛’이란다. 채 상병 사건 수사는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특검이 언급되면서 수사팀의 의욕이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 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 수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인력난 가중화 지금까지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상황을 보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 등을 출국금지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후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지휘부와 해병대 수뇌부 등에 대한 조사는 특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와 경찰은 특검법 처리 여부를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수처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가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주요 피의자 소환 및 신병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처장 대행인 부장검사가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만약 국회서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는 수순을 밟으면 공수처도 새로 출범할 특검에 기록을 인계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별도의 특검안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 두 법안이 병합되는 안도 거론된다. 본회의 회부 안건은 수사기간을 최장 100일로 정하고 있는데, 잔여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도록 명시됐다. 경찰과 공수처가 시작한 수사가 특검을 거쳐 검찰 손에 넘어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3월 발의한 안은 잔여수사 이첩 대상을 검찰과 공수처로 정했다. 단추도 못 끼워 민주당이 특검법 조항 일부를 양보하고 국민의힘이 수사 대상 확대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서 본회의 회부 안이 조정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에 소환 촉구 의견서를 내고 “이 전 장관은 호주 대사직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에 보낸 의견서에서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사건 이첩에 대한 최종 승인권자이므로 인사권자가 인사안 결재 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듯이 그 승인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권한이 있다느니, 수사단장에게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권한이 있다느니 하는 것은 법 규정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장관이 보고서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사단장을 빼라는)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장관이 군사보좌관과 논의하는 과정서 ‘(초급 간부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면)초급 간부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고 법무관리관실의 법리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원 범위 제한적 법 개정 안되면 도루묵 이어 “재검토한 결과 8월24일 직접적인 혐의가 있는 2명을 경찰에 이첩했고, 해병대수사단 조사기록 원안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도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의 1차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이 미흡하고 국민적 의혹이 남아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며 “특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장이 석 달째 공석인 점은 제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지명을 두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앞서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29일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수처가 ‘대행 체제’에 들어간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임시로 대행직을 수행 중이다. 최근 인사위원회서 연임이 불발된 수사1부 소속 김송경 검사(사법연수원 40기) 임기도 만료됐다. 김 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만 남게 된다. 별도 조직개편 계획도 없어 수사 부서 1개가 사실상 사라질 위기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해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22대 국회가 개원해도 원구성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공수처장 공백 해소를 위해선 이달 안으로 후보 지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공수처 출범 당시 수사·기소권을 모두 줄 경우 일각에선 ‘무소불위 공수처’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수처는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게 됐다. 문제는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사건 처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