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전주여성 시신 수수께끼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4.27 15:17:15
  • 호수 1268호
  • 댓글 1개

증거 넘치는데 “모른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전주서 실종된 3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놀랍게도 용의자는 친구의 남편으로 추정되면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용의자로 지목된 친구 남편은 현재 범행을 일체 부인하고 있으며 거짓말탐지기 측정도 거부한 상태다. 경찰은 범행동기 등 남은 수사에 전력을 쏟고 있다. 
 

2000년대 들어 20여년간 전북지역의 살인 미제 사건은 모두 11건으로 파악됐다. 이들 사건 중에는 검거에 필요한 단서를 확보하지 못했거나 실마리조차 잡지 못해 미궁에 빠진 사건들도 있다. 하지만 2000년 8월 이후, 살인사건에 대한 공소시효는 사라진 만큼 아직 기회는 있다.

차에 동승

2015년 7월24일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태완이법)이 국회서 통과돼 7월31일 공포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법 공포 당시 공소시효가 남아 있던 2000년 8월1일 이후의 사건은 공소시효를 적용받지 않는다.

지난 14일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원룸서 혼자 사는 여성 A(34)씨가 오후 10시40분경 집을 나섰다. A씨는 기다리던 B(31)씨 차에 탄 뒤 연락이 끊겼다. B씨는 A씨 친구의 남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사람들 진술로는 A씨와 B씨의 관계에 대해 명확히 나온 것은 없지만, 연락을 직접 주고받을 정도로 가까웠던 사이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B씨가 몰고 온 차량은 B씨 장모의 차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14일 오후 10시40분부터 이튿날인 15일 오전 2시30분 사이 A씨를 살해하고 300만원 상당의 금팔찌를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A씨의 금팔찌를 자신의 아내에게 선물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 사흘째인 17일, A씨의 오빠는 “동생이 연락을 받지 않는다.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여성·청소년계 등으로 구성된 수사팀을 꾸렸으나, 강력범죄 정황이 드러나자 형사과와 광역수사대를 투입했다.

실종된 A씨 계좌서 B씨 통장으로 수십만원의 현금이 이체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19일 B씨를 긴급체포하고 48시간 체포시한 만료일인 21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범죄 과정에 B씨가 깊숙하게 관여했거나 주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씨 차량에 탑승한 후 A씨의 휴대전화 전원은 꺼져 있었다. 범행 추정 시간대의 CCTV에 찍힌 B씨의 차량 조수석이 성인 여성을 가릴 정도 크기의 흰색 천으로 덮여 있던 점, 신원불명의 혈흔이 검출된 것도 범행과 직접적인 관련 정황으로 보인다. 차량 내부엔 블랙박스는 없었으나 삽이 발견되기도 했다.

수십만원 계좌이체한 사실 드러나
거짓말탐지기·설득에도 묵묵부답

법원은 경찰이 수집한 증거를 토대로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B씨는 “억울하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임했다. 용의자 B씨는 과거 성폭행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북 전주 30대 여성 실종사건과 관련해 구속된 B씨의 차량서 발견된 혈흔이 실종자의 것으로 확인되는 등 범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B씨는 변함없이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경찰은 가족 면회를 통해 B씨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길 기대하는 가운데, 고강도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씨 가족은 전주 덕진경찰서 유치장에 있는 그를 만나 “피해자 가족에게 더 이상 상처를 주지 말자. 사실대로 말해야 선처를 바랄 수 있다”고 계속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B씨가 입을 열도록 프로파일러를 투입하고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했지만, B씨가 중도에 이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며 “잠깐 차에 타서 이야기를 나눈 것일 뿐”이라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후 피의자 심경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범행 경위를 강도 높게 추궁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22일, 완산구 용복동의 한 들판서 강력계와 광역수사대 형사, 기동대 2대 중대 등 220여명을 동원해 수색을 진행했다.

결국 A씨의 시신이 9일 만에 전북 진안의 한 교량 아래서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의 지문을 채취해 실종자의 것과 대조하는 방식으로 신원을 확인했다. 발견 당시 시신은 수풀 등으로 덮여 있었고 발목 아래만 외부로 노출돼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옷은 실종 당시 그대로였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B씨의 범행 시간대를 A씨 실종 이튿날인 15일 오전 1∼2시로 추정하고 있다. 차량엔 블랙박스가 없지만, 인근 CCTV를 분석한 결과 B씨가 이날 김제를 다녀온 사실을 확인했다. 

범행 부인

한달수 형사과장은 “전북 경찰의 모든 형사 인력이 합심 단결해 전주 여성실종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아직 피의자를 상대로 범행동기 등에 대한 수사가 남아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수사에 전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결혼 한 달 만에 사라진 남편

지난 19일 방송된 KBS <제보자들> 160회는 ‘43년간 형의 노예였다는 남편? 결혼 한 달 만에 사라진 사연’으로 꾸며졌다.

서울의 한 지하철 역 앞. 무표정한 얼굴로 바쁜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사이에 남편의 실종 전단지를 돌리는 김미애(가명)씨가 있다. 


실종 전단지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미애씨와 예복을 입은 남편 김석두씨(가명)의 결혼사진과 함께, 지난 구정 이후 공중전화서 걸려 온 전화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겨 간절하게 찾고 있다는 호소가 실려 있다.

남편이 실종된 뒤 미애씨는 자신의 가게 문을 닫아 본 적이 없다.

혹시라도 돌아온 남편의 기척을 느끼지 못할까 방문도 늘 열어놓고 지낸다.

미애씨 말에 따르면 한동네서 40년이 넘도록 이발소를 운영한 남편 가족이 이번 실종과 연관이 있고 매우 수상하다고 했다.

그녀의 남편은 올해 67세로 초혼이었고 미애씨는 63세로 재혼이다.

미애씨는 처음엔 남편이 지금까지 일만하다 결혼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했지만 이상한 게 한둘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늘 친형의 감시 아래 지내는 것에 매우 놀랐다고 했다. 이 때문에 자신과의 교제 사실도 알리지 못했고 결혼식마저 미애씨 딸이 사는 해외에서 비밀리에 치렀다는 것이다.

남편은 지금까지 휴대전화를 가져본 적도 없고 하루 종일 힘들게 번 돈 역시 형이 가져간다는 것이다.

평생 친형의 노예처럼 일만하다 결혼 한 달 만에 유령처럼 사라진 김씨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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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