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공개 후 잘 풀린 연예인<밀착취재>

‘○○의 연인’이 되면 뜬다?


2009년 시작과 함께 연예가에 스타들의 열애설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연예인들이 가장 꺼려하는 것 중 하나가 애인 공개다. 만인의 연인이어야 할 연예인이 특정인의 연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 순간부터 인기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인 덕분에 인기가 급상승하는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누구의 애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한다. 애인 잘 둬서 갑작스레 지명도나 인기가 급상승한 경우는 누가 있을까.

‘현빈의 연인’ 황지현…열애 공개 후 CF 제의 봇물
‘에릭의 연인’ 박시연…지금은 수식어 부담스러운 수준
신동엽…유명인 아닌 PD 반려자로 맞아 덕 본 케이스
가짜 열애설 퍼뜨려 마케팅에 적극 이용…대부분 실패

가장 좋은 예는 ‘현빈의 연인’으로 각광을 받은 황지현. 황지현은 현빈과 열애 소식이 전해진 지 불과 1개월 남짓 만에 결별했다. 교제 1년여 만에 연인 관계를 청산한 것. 열애 사실이 알려져 세간의 화제를 모은 지 고작 1개월 만이다.
하지만 연예인으로서는 기억에 남을 만한 활동을 한 적이 없는 그는 현빈과 열애 사실이 공개된 이후 이동통신, 화장품, 의류, 식품 등 기존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다양한 업종에서 CF모델 제의를 받았다. 황지현으로서는 연예계 데뷔 이후 가장 큰 인기를 ‘남친 덕’으로 누리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비슷한 경우가 없었을까. 황지현 이전에도 애인 잘 둬서 갑작스레 지명도나 인기가 급상승한 경우는 결코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경우가 유준상-홍은희 커플. 가능성 높은 신예로 평가받고 있던 홍은희는 톱스타 유준상과의 결혼을 통해 외형을 크게 키웠고 지금은 당당한 주연급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부가 함께 출연한 하이마트 CF도 홍은희의 지명도를 올리는 데 만만찮은 기여를 했다.
‘이천수의 연인’으로 각광을 받은 김지유. 미스코리아 진 출신이지만 연예인으로서는 기억에 남을 만한 활동을 한 적이 없는 그는 이천수가 2006 독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1호 골을 기록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천수를 응원하기 위해 대회 도중 독일로 날아가는 등 애정을 만천하에 과시한 그는 마침 공개된 모바일 화보가 큰 인기를 누린 데 이어 각종 기업으로부터 CF 제의가 줄을 이었다. 김지유로서는 연예계 데뷔 이후 가장 큰 인기를 ‘남친 덕’으로 누리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여친’ 덕에 나팔 불고
‘남친’ 따라 강남 간다

‘에릭의 연인’이었던 모델 출신 연기자 박시연도 그룹 신화 출신의 톱스타 에릭과 사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명도가 급상승한 경우다. 지금은 홀로서기에 성공, 오히려 이런 수식어가 붙는 것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성장했지만 아무튼 에릭의 공로를 무시할 수는 없다.
지금은 모델 이수혁과 열애중인 모델 출신 연기자 김민희 역시, 2003~ 2004년 거의 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톱스타급의 지명도를 유지한 데는 ‘이정재의 연인’이라는 힘이 작용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김준희 역시 오랜 세월을 활동해 왔지만 가장 뜨거운 주목을 끈 것은 인기 힙합 그룹 지누션의 멤버 지누와의 결혼이 공개된 뒤 잘 풀린 케이스다.
뮤지컬 배우 김미혜도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당당한 스타였지만 전 국민에게 이름을 알린 것은 현역 최고의 남자 배우 중 하나인 ‘황정민의 아내’가 된 이후의 일이다. 슈퍼모델 출신 탤런트 이윤미 역시 작곡가 주영훈과 결혼 후 이름을 알린 케이스이다.
‘남자 덕’에 큰 여자 스타들뿐 아니라 ‘여자 덕’을 본 남자 스타들도 적잖이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지금은 남남이 된 김승우-이미연 부부.
하이틴 스타 출신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던 이미연과 결혼한 뒤 인기가 급상승한 김승우를 두고 당시의 한 여성지는 ‘결혼한 뒤 이름이 생긴 남자’라고 불렀을 정도다. 결혼 전까지 영화 ‘장군의 아들’의 쌍칼 역으로나 기억될 정도로 연기자로서의 자리를 잡지 못했던 그는 결혼을 계기로 톱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차인표-신애라 커플 역시 맺어질 당시만 해도 신애라의 지명도가 훨씬 앞섰던 경우다. 물론 두 사람이 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된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여성 팬들 사이에서 차인표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남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아무래도 ‘신애라의 남자’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연정훈과 한가인 커플의 경우는 ‘누가 더 이익인가’에 대해 갑론을박이 오갈 만 하지만 그래도 ‘한가인 남편’인 연정훈이 좀 더 수혜자인 것으로 보인다.
기본기가 탄탄한 신예로 평가받던 연정훈은 한가인의 남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확실히 주목을 끌기 시작했고 결국 권상우-송승헌-김희선의 황금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슬픈 연가>에서 군 문제로 빠져나간 송승헌의 자리를 훌륭하게 막아내 정상에 우뚝 섰다.
신동엽-선혜윤 커플은 이미 톱스타였던 신동엽이 유명인이 아닌 선 PD를 반려로 맞았는데도 오히려 덕을 본 케이스.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던 신동엽은 인기 연예인과 결혼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통해 ‘역시 현명한 신동엽’이라는 평가를 하나 더 얹는 성과를 거뒀다.

김승우·차인표·연정훈 등
‘여자 덕’ 본 남자 많아

만약 한쪽이 이미 톱스타가 되어 있는데 다른 한쪽이 신인이라면 소속사에서는 입이 간지러워지기 마련이다. 이런 유혹 때문에 몇몇 기획사에서는 양쪽 합의하에 짜여진 스캔들을 살포하기도 하지만 만들어진 연인 관계는 별 ‘약발’이 없었다는 게 정설이다.
최근 불거진 열애설 중에는 사실과 상당히 거리가 먼 사례가 빈번했다. 신인이나 오랜만에 활동에 나서는 연예인이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열애설을 활용한 듯한 인상을 짙게 풍기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실제 열애 중이라 하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열애설을 터뜨려 관심을 끌어 모으고 인기 상승의 수단으로 삼은 사례도 발견되곤 했다. 이른바 ‘열애설 마케팅’ 시대에 접어든 듯한 분위기다.
무분별하게 터져 나오는 ‘연예인 띄우기용’ 열애설은 당사자 간 사랑에 대한 축하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예전부터 인기 스타의 핑크빛 로맨스는 연예 기사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끄는 인기 아이템이었다.

만들어진 스캔들은 약발 없어
연예계 ‘로맨스 마케팅’ 시대


평소 일상을 쉽게 알기 어려운 스타들의 열애설은 간간이 터져 나올 때마다 대중들의 관심을 모으곤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열애설은 희소가치를 완전히 상실할 정도로 흔해졌다. 게다가 사실 여부도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일단 터뜨려 놓고 부인하는 과정에서 관심을 증폭시키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거미는 데뷔할 때부터 휘성의 옛 여자친구라는 사실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물론 한때 사귀었지만 지금은 그저 친구로 지내는 사이라는 설명이 붙은 상태. 거미라는 신인 가수를 알리는 데 있어 R&B계의 신성으로 한창 주목받고 있던 휘성의 존재가 큰 힘이 된 것이 사실이다.

최근 다시 열애설이 불거진 세븐과 박한별은 데뷔 때부터 서로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 박한별은 이미 데뷔 전부터 인터넷 얼짱이라는 이유로 널리 지명도를 얻고 있었고 세븐 역시 데뷔 직후부터 자신의 힘으로 빛을 발했지만 둘이 사귄다는 소문은 둘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데 활활 타는 불에 휘발유를 부은 효과를 냈다.
대부분의 경우 상대편의 덕을 보려면 아무래도 사귀거나 결혼하기 전에 두 사람의 지명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다.
이런 점을 마케팅에 이용하려 했던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 같은 효과를 노린 가짜 열애설도 적지 않았고 아무도 사귄다고 의심하지 않는데 기획사 측에서 먼저 ‘우리 아무개와 아무개는 절대 그런 사이가 아니다. 사귄다는 소문은 거짓말’이라고 바람을 잡는 경우도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기획들이 대부분 실패했다는 점이다.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의 지명도 덕분에 좀 더 주목을 끌게 되고 좀 더 좋은 기회를 잡게 될 수는 있지만 결국 그 기회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은 본인의 능력이라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열애설은 연예계에 관심을 가진 팬들에겐 가장 재미있는 소식 중 하나다. 예전만 해도 연예인들은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열애 사실 공개를 꺼리곤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연예인들이 ‘오픈 마인드’ 추세로 바뀌면서 당당히 열애 사실을 공개해 팬들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그렇지만 무분별하게 난무하는 열애설은 연예인들 간의 사랑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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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