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그룹 3세 경영 ‘빛과 그림자’

빨라도 너무 빠른 32세 부사장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만 20세 나이에 대주주가 됐던 무림그룹 3세는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본격적으로 3세 시대가 열리면서 그룹을 향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약 1년이 지난 오늘날 무림그룹은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무림그룹은 국내 제지업계서 이름 난 회사로 6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전신은 지난 1956년 이무일 선대회장이 설립한 청구제지. 이동욱 회장은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1989년부터 그룹을 이끌었다. 현재 무림그룹은 1조 매출 기업으로 우뚝 섰다.

60년 역사
매출 1조원

무림그룹은 한솔그룹과 ‘제지업계 빅2’로 꼽힌다. 그룹이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 우수성은 널리 알려져 있다. 대표 제품은 ‘네오’와 ‘네오스타’ 시리즈, 그리고 선거용지다. 그룹은 친환경을 콘셉트로 내세우며 각종 인쇄물을 제작하고 있다.

그룹은 지난 2018년 6·13지방선거서 투표용지를 공급했다. 투표용지 제작은 간단치 않지만 무림은 선거 때마다 이를 공급한다. 투표용지뿐만 아니라 각종 통합홍보인쇄물과 가정으로 배달되는 선거 봉투용지 등도 생산한다. 내년 4·15총선서도 선거용지 제작에 나설 전망이다.

무림은 대형마트서 사용하는 일반 전단지부터 브로슈어, 달력 등 각종 책자와 학습지, 교과서 등 다양한 종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 외에도 고지서와 청구서, 복권용지, 보험증서, 유가증권, 문화상품권, 통장내지, 포장용지 제작 등에 사업영역을 구축했다.


무림은 같은 해 3세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 회장의 장남 이도균 전무가 낙점됐다. 이 전무는 그 해 12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3세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그룹은 무림SP를 정점으로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제지 생산의 처음과 끝을 주무르는 그룹 사업구조에 기인했다.

그룹은 ‘오너 일가→무림SP→무림페이퍼→무림P&P’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주력사는 무림SP와 무림페이퍼, 그리고 무림P&P다. 이들은 모두 상장사이기도 하다. 이 부사장은 무림SP의 최대주주다. 무림SP는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무림SP는 이 부사장(21.37%), 이 회장(20.84%), 숙부 이동근씨(19.20%) 등이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60%가 넘는 사실상 ‘가족 경영 체제’다.

이씨 3세 시대 만 20세 대주주
수직계열화 다듬고 정상에 안착

무림SP는 종속회사로 무림로지텍을 두고 있다. 지류 펄프 보관업체다. 잉크제조사 무림켐텍은 계열사서 제외됐다. 무림SP는 무림켐텍의 지분을 지난 6월 전량 매각했다.

무림페이퍼는 인쇄·필기용 원지를 제조한다. 최대주주는 무림SP(19.65%)다. 뒤이어 이 회장 부자에게 각각 18.93%, 12.31%의 지분이 있다. 친인척 등의 소수 지분을 포함하면 절반이 넘는다. 오너 일가가 무림SP를 쥐고 있는 점을 미뤄봤을 때, 무림페이퍼도 오너 일가의 영향력서 자유롭지 못하다.

무림페이퍼에는 4개의 종속회사가 있다. 2개사는 100% 종속회사로 미국과 영국 소재의 종이제품 판매업체다. 나머지는 국내 법인으로 무림파워텍(열병합에너지 발전소)과 그룹 주력사 무림P&P다.


무림페이퍼가 최대주주로 있는 무림P&P에겐 다시 3개의 종속회사가 있다. 국내 무림캐피탈(여신전문금융업)과 대승케미칼(화학약품 제조·판매), 그리고 인도네시아서 조림·산림개발을 맡고 있는 법인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 1999년 무림SP 감사보고서에 처음 등장했다. 이 부사장은 40만2500주(20%)를 보유한 2대주주였다. 이 회장은 41만8600주(20.80%)로 최대주주였다. 이 부사장은 1987년생으로 만20세의 나이에 2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후계작업
차근차근

이 부사장은 지분을 끌어올렸다. 2002년 무림SP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장내매수를 통해 20.00%의 지분을 21.37%까지 높였다. 이 부사장이 아버지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등극한 때다.

당시 무림SP는 무림페이퍼에 보통주 280만주(232억4000만원)를 출자했다. 이를 통해 무림SP의 기존 6.96% 지분은 22.08%까지 수직상승했다. 동시에 무림SP는 이 회장의 뒤를 이어 무림페이퍼의 2대주주가 됐다. 이후 이 부사장은 2007년 무림페이퍼서 전략기획실장과 관리부본부장, 제지사업부본부장 등을 거치며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이듬해인 2008년 이 회장은 무림페이퍼 주식 75만주를 이 부사장에게 매각했다. 이 회장의 무림페이퍼 지분이 감소하면서 무림SP가 무림페이퍼의 최대주주 자리를 대신했다.
 

▲ 이도균 무림

또 무림페이퍼는 국내서 유일하게 펄프 생산이 가능한 동해펄프를 인수했다. 동해펄프는 오늘날의 무림P&P다. 그룹 지분도가 ‘무림SP→무림페이퍼→무림P&P’의 형태를 보이게 된 배경이다.

이 부사장은 2015년 무림SP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무림페이퍼와 무림P&P서도 같은 직을 맡았다. 이 부사장은 경영권을 직접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결국 그룹 차원서 이 부사장을 위한 승계 밑그림이 그려졌다는 분석이다.

일감 지적
거래 중단

무림그룹은 지난해 경제개혁연구소(이하 연구소)로부터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목된 계열사는 무림SP의 종속회사 무림로지텍이었다. 연구소는 ‘공시대상 기업집단 이외 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등 사례 분석(3호)’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통해 무림로지텍을 ‘일감 몰아주기 수혜회사’라고 판단했다.

무림로지텍은 무림SP와 무림페이퍼로부터 대부분의 매출을 올렸다. 무림SP의 지분(94.88%)을 제외한 나머지 5.12%는 무림페이퍼가 소유 중이다. 최근 5년간 무림로지텍의 내부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2014년 91.30%(53억원/58억원) ▲2015년 89.91%(47억원/52억원) ▲2016년 84.30%(35억원/42억원) ▲2017년 80.65%(33억원/42억원) ▲2018년 81.78%(36억원/44억원) 등이다. 무림페이퍼서 촉발된 매출이 대부분이었다.

연구소는 “2013년 까지 회사의 최대주주는 무림페이퍼로 무림페이퍼에 대한 매출은 내부거래로 판단하지 않았다”며 “2013년까지 내부거래 비중은 10%였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2014 년 회사 최대주주가 무림SP로 변경되면서 무림페이퍼에 대한 매출이 내부거래로 계상됐다”며 “내부거래 비중은 대폭 증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무림로지텍 외에도 내부거래와 묶여 언급되는 곳은 무림파워텍이다. 무림파워텍은 무림페이퍼의 100% 종속회사다. 무림파워텍의 5년간 내부거래는 ▲2014년 74.92%(538억원/718억원) ▲2015년 71.20%(383억원/538억원) ▲2016년 65.54%(293억원/448억원) ▲2017년 75.63%(368억원/487억원) ▲2018년 74.20%(416억원/561억원) 등이다. 평균 70% 이상을 그룹 계열사서 벌어들이는 셈이다.

내부거래 논란 선 긋고 일축할까
부사장 승진 1년…실적에 관심↑

무림파워텍 역시 무리로지텍처럼 무림페이퍼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높다. 일감 몰아주기 관련 규제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과 5조원 미만 집단으로 나뉜다. 5조원 이상의 경우 공정거래법 제23조의2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 등 금지’의 적용을 받는다. 해당 법령에 따르면 제1항 1호~4호를 통해 부당 이익 제공의 행위 유형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5조원 미만 집단의 일감 몰아주기는 동법 제23조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규정의 제1항 제7호가 반영돼 위법행위 입증에 비교적 어려움이 있다. 무림그룹은 5조원 미만 기업집단으로 분류된다. 무림그룹은 지난 6월 이후 무림로지텍과 거래를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감 몰아주기 비판이 지속된 탓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의 3세 경영 궤도에 오르면서 올해 실적에 이목이 집중된다. 하지만 주력사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획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림SP의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0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53억원)에 비해 19억원 소폭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4억원서 3억원으로 폭삭 주저앉았다. 지난 분기 9400여만원의 적자에 비해 개선됐지만 지난해 실적과 큰 괴리를 보인다는 해석이다.


무림페이퍼는 3분기 누적 매출 84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8324억원)보다 109억원 늘어난 수치다. 반면 영업이익 상황은 좋지 않다. 영업이익은 612억원으로 지난해 919억원과 비교했을 때 300억원 이상 떨어졌다.

고?
스톱?

무림P&P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무림P&P는 3분기 누적 매출액 4773억원을 냈다. 직전년도 같은 기간(4882억원)에 비해 109억원 하락한 값이다. 영업이익은 절반 가까이 깎였다. 올해 442억원의 영업이익이 났지만, 지난해엔 817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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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