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앗아간’ 소파 직거래 살인사건 전말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11.11 11:08:00
  • 호수 1244호
  • 댓글 2개

한 푼이라도 더 받고 가구 좀 팔아보려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최근 부산서 소파를 중고 거래로 판매하려던 여성이 집에서 살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직거래를 위해 집을 방문한 남성이었다. 남성은 거래 도중 여성으로부터 무시를 당하자 화가 나서 살인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과연 우발적인 범행이었을까?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1인 가구가 300만에 육박했다. 1인가구 여성 57%는 범죄 발생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여성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서 여성 관련 범죄가 많이 벌어지고 있다.

물건 본다더니…

지난달 21일 부산 진구에 있는 부전동서 중고 거래를 하다가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의 한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30대 중반 여성 A씨는 이사 준비로 인해 중고거래 사이트에 소파를 팔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 글을 본 20대 남성 B씨는 “구매하기 전 쇼파의 상태를 확인하겠다”며 A씨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B씨는 소파 가격을 흥정했지만, A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는 A씨의 무시하는 듯한 행동과 말투가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기 시작했다. A씨가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B씨의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A씨는 숨졌다. 

이를 인지한 B씨는 A씨 목의 충전기 줄을 감아놓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처럼 위장했다. 범행 직후 B씨는 A씨의 핸드폰을 가지고 현장을 이탈해 A씨의 가족과 직장 동료들에게 “급한 일이 있으니 당분간 연락이 안 될 것 같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메시지를 받은 A씨 가족은 이를 수상하게 여기고 A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연락해 A씨가 집에 잘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 관리사무소는 A씨의 상태를 확인하려고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고 A씨의 집을 찾아간 경찰은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A씨 신체에 둔기로 맞은 흔적을 찾으며 타살 가능성을 높게 봤다. 경찰은 CCTV 등을 확인해 이틀 뒤인 23일 B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B씨는 소파 값을 깎아달라고 했다가 흥정에 실패하자, 무시당했다는 느낌에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은 YTN과의 인터뷰서 “B씨는 중고 소파를 가격을 흥정하거나 물건을 확인하기 위해서 간 게 아니고, 분명히 목적이 있었던 목적범이었다. 살인의 목적은 아니었지만 통상적으로 최소한 성폭행이나 강도의 의사로 갔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판매자 여성 자신 집에서 살해
방문 구매자 “날 무시하길래…”

이어 “그 이유에는 가격을 흥정하다가 시비가 돼서 나를 무시하는 듯한 행동을 했다고 해서 살인을 저질렀다고 하는 부분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사람을 때려도 상해 정도는 입지만 사망에 이르기까지 할 정도는 아니다. 이 사람이 자기의 범행이 발각됐을 때 중한 처벌을 받을 것을 예상하고, 이게 발각되지 않기 위한 방편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일각에선 핸드폰을 가지고 나온 것은 계획적인 살인이 아니라 사건은 은폐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고 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B씨가 A씨의 핸드폰을 집에서 갖고 나왔지만, 이는 금품을 노렸다기보다는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행위로 보인다”며 “A씨가 살인 의도를 갖고 B씨의 집으로 침입한 것으로 보기도 어려워 우발적 살인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살인 사건을 살펴보면 범죄 피해자들은 노인이거나 여성, 어린아이 등 약한 사람들 대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 

백 팀장은 “통상 남성이 여성을 상대로 한 범행을 할 때, 특히 성적 범죄나 강도범도 마찬가지다. 범죄자들은 환경이 내가 범행을 하기 쉽다, 용이하다고 생각되면 범행을 저지른다”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범죄를 했을 때 방해받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저지르기 때문에 범행을 저지르는 건 환경의 조성에 큰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는 “B씨의 살해는 무조건 계획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머릿속에 내가 이런 일이 있으면 무엇을 해야 할까에 대해서 즉흥적으로 생각했다기보다 한 번쯤은 생각해본 시나리오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고거래 하는 사용자는 많이 늘고 있다. 특히 여성이 혼자 살 경우 위험에 환경에 놓일 수 있게 된다. 안전한 중고거래 방법은 경비원을 입회시키거나, 다른 이웃을 잠시 오시라고 해서 문을 열어놓고 입회를 해서 보여주고 가격을 흥정하는 방법이 있다. 

돌변

중고거래는 항상 안전하게 해야 한다. 낯선 사람이 방문할 때는 둘 이상이 함께 있거나 다른 제3의 시선이 있도록 해야 하며 혼자 있다는 정보는 절대 남기지 말아야 한다. 또 혼자 거주하는 여성들의 경우는 반드시 가스총이나 스프레이, 비상벨 등 신변 보호용 장치를 마련한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성 피해 범죄 1위 지역은?

지난 2017년과 2018년 발생한 여성 피해자의 강간·강제 성추행 피해 지역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구가 1129건을 기록하며 1위로 집계됐다.

최근 서울의 구별 강간·강제 추행(여성 피해자) 발생 현황을 살펴본 결과 여성 1인 가구를 노린 범죄가 주로 여성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서 주로 발생하고 있어, 혼자 사는 여성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1인 가구와 관련한 대책 마련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며 국내 주 가구 형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이에 따른 안전 문제 또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300만에 육박하는 여성 1인 가구의 범죄 대한 대책은 여전히 부족하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인가구의 수는 60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체 가구 중 30%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중 여성 1인가구의 경우에는 291만 4000가구로, 전체 1인 가구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

2018년보다 2.5%p 높아졌으며, 20년 전보다는 무려 128.7% 증가한 수치다.

오는 2035년 국내 여성 1인가구는 36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그 수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성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각종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며 여성 1인가구 범죄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되는 여성 1인가구를 향한 범죄에 혼자 사는 여성들은 불안감을 놓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여성 1인 가구는 291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7만1000명(2.5%) 늘었다. 이는 전체 1인가구 중 49.3% 해당하며 남성 1인 가구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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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