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에 빠져’ 파탄 난 가정 사연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19.11.04 13:41:10
  • 호수 12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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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갑자기 사라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황당무계한 공약으로 지지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허경영. 그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A씨가 변심한 이후, 허경영이 가정파탄의 주범이라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요시사>가 A씨 부부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알아봤다.
 

▲ ▲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

약 5년 전 A씨는 전라북도 익산서 우연한 기회에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를 만났다. A씨 지인이 허 대표 강연에 A씨를 초대했다. 당시 허 대표의 강연 주제는 ‘세계복지’였다.

강연 참석

A씨는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복지 이야기가 가슴에 와닿았다.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나만 허경영에게 빠졌다. 주위에선 허경영이 사기꾼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A씨는 서울서 진행되는 강연에 계속 참석했다. 허 대표가 서대문서 강연할 때에도 매번 1만원 후원금을 내며 수강했다. A씨는 “항상 허경영이 강연할 때마다 맨 앞에 앉아 열심히 들었다. 입장료 말고 따로 돈을 내기도 했을 정도로 푹 빠져있었다”고 말했다.

강연 장소가 서대문서 종로로 바뀌어도 A씨는 남편인 B씨와 함께 허 대표 강연에 참석했다. A씨 부부에게는 허 대표 강연은 큰 힘이 됐다. 하지만 A씨는 허경영 강연 관계자의 수상한 태도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A씨는 “허 대표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후원금을 몰래 주려고 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자꾸 후원금을 사람들이 잘 보이는 곳에서 주라고 했다. (나는)순수한 의도로 후원을 한 것일 뿐인데 돈이 없는 학생이나 노인들에게 부담을 주는 게 너무 싫었다. 해당 관계자에게 사람들 모르게 주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씨알도 안 먹혔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정신이 번쩍 들면서 내가 너무 이용만 당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올해 초부터 변심한 A씨와 달리 B씨는 허 대표 강연에 빠져있던 터라 부부 간의 갈등이 시작됐다. B씨는 A씨이게 강연 입장료를 요구했지만 A씨는 계속 거부했다. 올해 7월 A씨 부부는 갈등이 점점 커지더니 결국 B씨가 집을 나갔다. A씨의 일방적인 연락에도 B씨는 응답하지 않았다. 
 

▲ ▲

A씨 집에는 언니와 손자가 살고 있다. 치매환자인 A씨 언니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 하는 일이 많았다. A씨는 “남편이 없는 이 상황서 너무 힘이 들고 정신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남편이 집에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종로경찰서에 행방불명된 남편을 신고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다 손자와 함께 길을 가던 중 지하철역 인근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B씨를 발견했다. 손자의 목소리를 들은 B씨는 이를 눈치 채고 골목길로 도망가 종적을 감췄다.

이후에도 허 대표 강연장에서 A씨는 B씨와 눈이 마주쳤지만 사람이 많은 틈을 타 도망가버렸다.

지난달 12일 A씨는 남편을 찾기 위해 강연장을 찾아 허 대표와 만났다. A씨는 허 대표 뺨을 어루만지자 옆에 있던 수행팀장이 A씨 볼을 꼬집고 승강기로 밀었다. A씨는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강연료 못 내자…돌연 행방불명
장사하면서 허경영 전단지 돌려


A씨의 상해 진단서에는 ‘현재 늑골과 요추부 염좌에 대해 보존적 치료중이나 극심한 스트레스와 고통 등으로 정신적 통증 및 기력저하 등이 심한 상태. 절대적으로 안정이 필요하며 타과적 진료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표기됐다.

일주일 뒤인 19일에도 A씨가 강연장을 찾아갔지만 홍보팀장에게 볼을 또 꼬집혔다. A씨는 좌측 볼과 턱 주위 통증을 느꼈으며 좌측 어금니까지 아프기 시작했다. A씨는 이후에도 허 대표 강연장서 남편을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허경영은 나를 협박하기 위해 가짜 서약서를 가져왔다. 남편을 찾는 게 중요하다며 가짜 서류에 서명할 것을 권유했다. 서약서에는 주소,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적어야만 했다. 주소는 적었지만 주민등록증 뒷자리는 적지 않았다. 이후 허경영은 본인을 비방할 경우 경호원 100명이 찾아가 쑥대밭을 만들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A씨는 오후 4시경 종로5가역서 B씨를 발견해 집에 데리고 와 B씨는 안정을 취하고 있다.

A씨는 “허경영은 사기꾼이다. 본인을 하늘서 내려온 신이라고 세뇌하며 사람들을 복종하게 만든다. 여자들한테는 집에 있는 남편은 가짜며 자기가 진짜 정신적 남편이라고 주장한다. 부부간에도 갈등을 일으키게 만든다”고 말했다.
 

▲ 허경영 대표

이어 “또 여러 가지 명목을 만들어 돈을 갈취한다. 허씨는 환자들에게 자신의 눈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병을 낫게 해주겠다면서 금품을 요구했다. 허황한 만행으로 환자들의 마음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뿐만 아니라 강연료를 비롯해 시계, 달력, 티셔츠, 컵, 목걸이 등 에너지를 넣은 상품을 선전하면서 팔아 돈을 벌었다. 사람들은 허경영의 저택인 하늘궁에 매우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으며 심지어 어떤 이는 사채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허 대표는 “강연의 입장료를 받는 건 강연료 장소와 점심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돈이 없는 사람이 강연을 듣고 싶다면 유튜브로 생중계가 되기 때문에 집에서 보면 된다. 내 강연을 두고 부부갈등이 일어난다는 건 잘못된 것 이야기다. 원래 갈등이 있었던 부부임에 틀림이 없다”고 말했다.

또 “얼마 전 A씨가 강연장에 찾아와 사람들 많은 데서 반갑다며 내 뺨을 때린 적이 있다. 주위 사람들이 말리다가 조금 몸싸움이 있었다”며 “강연장서 난동을 부린 A씨는 예전부터 내 강연을 자주 찾아온 사람으로 오랜만에 찾아왔다. 상황을 정리한 뒤 A씨로부터 남편이 집에 안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에서 잔소리를 많이 하니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것 아니냐며 잘 타일러 보냈다. 그 이후 남편은 강연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또 남편이 명함을 돌리고 다니는 거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내가 알기론 남편은 장사하는 사람인데 명함 돌릴 시간이 있겠느냐. 또 가짜 서약서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집 나간 이유는…

A씨는 “강연장서 허경영의 명함 한 갑을 줬다. 사람들에게 돌리라면서 주는 것”이라며 “이해가 안 되겠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명함을 돌리는 사람들이 있다. 남편이 그런 역할을 했다”고 반박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허경영 강연 가보니…

기자가 직접 허경영 강연장을 방문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피카디리빌딩서 펼쳐진 강연은 입장료 2만원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었다.

회원 등급을 구분하는 목걸이와 식권을 받을 수 있다. 인파로 가득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의자로 안내한다.

예정된 시간은 오후 2시였지만 한동안 마이크를 든 한 사람이 ‘허경영’을 연호하며 바람잡이 역할을 했다. 40분이 지나서야 허 대표는 등장했다.

인기 아이돌 팬 미팅에 온 것 마냥 사방서 허 대표의 칭찬이 연이어 들렸다.


강연은 시작됐고 허 대표는 칠판에 영어, 한자 등을 이용해 ‘본태양 에너지’에 대해 강연했다.

허 대표는 관객 중 한 명을 부르더니 ‘오링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위대한 사람임을 보여줬다. 약 1시간30분의 강연이 끝난 뒤 강연 스태프들은 참석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한편 강연을 참석하기 위해서는 매주 토요일 강연에는 2만원, 일요일 강연에는 10만원의 회비가 필요하며, 정회원이 되려면 매달 2만원씩 월회비를 납입해야 한다. 허 대표는 “자신이 대통령 경우, 하늘궁에 100번 방문하는 사람만 대통령 대리인으로 매달 500만원씩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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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