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호재 보고 투자 해볼까?

초저금리와 분양가상한제 등 아파트 전방위 규제로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전철, 철도, 고속도로, 대교개통 등 교통 개발 호재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지역에서 공급되는 상품들은 기대 수익률은 물론 투자 가치도 높아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에게 ‘귀한’대접을 받고 있다.
 

▲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 일대/파주 운정신도시/위례신도시

업계에 따르면 쾌속 교통 네트워크가 조성되는 수익형 분양단지들은 높은 청약률을 보이고 있다. 타 지역 이동 수월에 따른 출·퇴근 생활 편리 등을 넘어 일부 단지는 ‘프리미엄’까지 붙어 그 열기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교통호재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신안산선, 기존 노선 연장, 경전철, 트램,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월드컵대교 개통 등이 있다.

대형 교통호재 지역은 프리미엄과 분양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GTX-A 노선 수혜지역인 고양 일산 킨텍스 일대 주거용 오피스텔에 적잖은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킨텍스 꿈에그린’전용 84㎡ 주거용 오피스텔의 분양 당시 가격은 3억4120만원 선이었지만, 이번 달 기준으로 8000만~1억원이 오른 시세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 인근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분양성적도 좋았다. GTX-B노선과 C 노선이 교차하는 청량리 일대가 대표적이다.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오피스텔’이 지난 4월 분양에 나섰는데, 평균 40.5대 1의 경쟁률로 완판(완전판매)된 바 있다.

GTX-C 노선이 예정된 과천에서 공급한 ‘e편한세상 시티 과천’도 549실 모집에 1741명이 몰려 평균 3.1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옛 여의도 MBC 부지에 들어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오피스텔 ‘브라이튼 여의도’의 경우, 849실 모집에 총 2만2462명이 접수해 평균 2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여의도는 GTX-B 노선, 신안산선 개통의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 송도국제도시 개요

부동산 전문가는 “교통호재는 임대수요의 확대는 물론 생활인프라 구축 등으로 생활여건이 개선된다”며 “다만 수익형 부동산 투자의 핵심은 안정적인 임대수요에 있는 만큼 교통호재에만 치중하지 말고 공급량, 입지, 가격 경쟁력, 상품성 등을 두루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대형 교통호재로 수익형 부동산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지역. 


송도국제도시

서울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송도국제도시에 GTX-B 노선 예비타당성 조사가 확정됨에 따라 일대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광역급행철도 GTX-B 노선은 인천 송도~서울 여의도~서울역~경기 남양주 마석을 잇는다. 인천과 서울 생활권을 20분대에 연결하고, 남양주 마석까지 50분 안에 이동이 가능하다. 

KTX경부선과 연결되는 인천발 KTX 노선도 개통을 앞두고 있다. 인천발 KTX가 개통되면 부산과 광주까지 이동 시간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송도내부순환노선 트램 1단계가 2026년 개통될 예정이다. 송도 트램 1단계는 인천글로벌캠퍼스~송도랜드마크시티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향후 교통 환경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송도 씨워크 인테라스 한라= 한라는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에 짓는 도시형 생활오피스 ‘송도 씨워크 인테라스 한라’를 분양한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29-8번지(국제업무단지 C6-1블록)에 조성된다. 지하 4층~지상 25층, 2개 동, 연면적 9만3383㎡ 규모다. 전용면적 21~42㎡ 도시형 생활오피스 1242실과 상업시설 271실로 구성된다. 지상 1~4층에는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3층은 문화 및 집회시설, 4층은 글로벌 스마트 메디컬센터가 각각 조성된다. 지상 5층부터 25층에 도시형 생활오피스가 배치된다. 

인천 지하철 1호선 인천국제업무지구역이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하고, 건물 인근으로 송도내부순환노선 트램 1단계가 2026년 개통될 예정이다. 송도 트램 1단계는 인천글로벌캠퍼스~송도랜드마크시티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또 제2경인고속도로, 제2외곽순환도로를 통해 서울·수도권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GTX-B 노선도 추진된다. GTX-B 노선은 인천과 서울 생활권을 20분대에 연결하고, 남양주 마석까지는 50분 안에 이동이 가능하다. KTX 경부선과 연결되는 인천발 KTX 노선도 연결된다.

양평동 일대


양평동 일대도 교통호재로 들썩이고 있다. 이미 올림픽대로, 서부간선도로, 안양천로, 공항대로 등 지역 내 주요 간선도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성산대교, 월드컵대교(2021년 예정) 등을 이용하면 여의도, 김포공항을 비롯해 상암, 마포, 마곡지구 등에도 빠른 접근이 가능하다. 2021년 서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이 완성되면 교통여건이 더욱 우수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월드컵대교와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성산대교, 가양대교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목적으로 건설되는 월드컵대교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과 영등포구 양평동을 연결하는 왕복 6차선, 길이 1980m의 교량이다. 성산대교 남단에서 금천나들목까지 병렬 터널로 연결되는 서부간선지하도로와 연계될 예정이다. 개통이 완료되면 일대 교통편의가 대폭 개선된다. 2016년 3월 착공에 돌입한 서부간선지하도로가 개통되면 출퇴근 소요 시간이 현재 30분에서 10분대로 단축될 전망이다.
 

▲선유도역 마들렌= 국제자산신탁㈜은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5가 24-1번지 일대에 ‘선유도역 마들렌 오피스텔’을 분양한다. 연면적 4808.34㎡, 지하 2층~지상 14층 1개동 규모다. 이중 오피스텔은 지상 2~14층. 전용면적 16.84(117세대), 19.14㎡(65세대) 두 가지 타입으로 총 182실로 조성된다. 

도보 약 1분 거리에 9호선 선유도역이 있고, 20개 노선의 버스정류장이 단지 바로 앞에 자리해 대중교통을 통해 출·퇴근하기가 수월하다. 뿐만 아니라 올림픽대로, 서부간선도로, 안양천로, 공항대로 등 지역 내 주요 간선도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성산대교와 월드컵대교(예정) 등을 이용하면 여의도, 김포공항을 비롯해 상암, 마포, 마곡지구 등에도 빠른 접근이 가능하다. 2021년 서부간선도로 지하화사업이 완성되면 교통여건이 더욱 우수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일대는 ‘한강 생활권’이면서 동쪽으로 여의도, 서쪽으로 목동과 접해있는 서울 부도심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갖췄지만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지역이었다. 그러나 최근 도시정비사업과 각종 개발 등이 추진되면서 빠르게 환골탈태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대교와 서부간선도로 사업이 주목된다. 월드컵대교에 따른 한강변 수혜지는 은평구 수색동·증산동, 마포구 상암동·성산동·망원동 등이 거론된다. 한강 이남의 경우 영등포구 양평동·당산동·강서구 염창동 등이 대표적이다. 

운정신도시

파주 운정신도시도 대형 교통호재로 수익형 부동산 투자 관심지역이다. 오는 2023년 개통 예정인 GTX-A 운정역(예정)에 인접해 향후 서울역과 강남 삼성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제2자유로(삽다리IC)를 통해 자유로와 제2자유로의 진출입이 쉽다. 지하철 3호선 연장(예정), 제2외곽순환도로(김포~파주, 2026년 예정), 서울~문산고속도로(2020년 예정) 등 광역 교통망 호재도 예정돼 있는 만큼 향후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 접근성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운정 아르젠= 경기도 파주시 와동동 1484-1번지 일대에 ‘운정 아르젠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3200.70㎡, 건축면적 1631.382㎡, 연면적 1만5025.618㎡로 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로 조성된다. 용적률 299.73%로 쾌적하며 오피스텔 299호실, 근린생활시설 15실로 구축된다. 선호도 높은 소형 평형으로 전용면적 18.45~38.31㎡까지 다양하나 크게 원룸과 1.5룸으로 구분된다.

경의중앙선 운정역까지 직선거리로 약 830m 거리에 위치해 도보로 이용하기 편리하다. 서울문산고속도로 설운IC에 2분 내로 진입이 가능하고 파주로 및 경의로를 통해 파주 LG디스플레이 등 산업단지 및 자유로 등 서울접근성이 우수하다. 

추후 GTX-A 노선 개통 및 지하철 3호선 연장 등 대중교통망과 제2외곽순환도로 및 조리, 금촌선 등 광역교통망을 통해 수도권 북부의 핵심거점지역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이로 인해 인구유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서울과의 우수한 교통망으로 지역경제파급효과와 고용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위례신도시


위례신도시는 대중교통 부재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교통 인프라가 개선되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2기 신도시 교통 인프라 보완에 나선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위례선 트램을 공공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로 서울시와 합의했다. 총 1800억원의 사업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좌초 위기였던 트램 사업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위례 지역에 계획된 다른 철도 사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례에 계획된 또 다른 철도 사업인 경전철 위례신사선은 지난해 10월 민자사업 적격성 평가를 통과한 만큼 빠른 사업 추진이 예상된다. 기획재정부의 ‘2019년 민간투자사업 추진방향’에 따르면 위례 신사선은 실시협약 체결이 기존에는 2022년 3월이었으나 2020년 12월로 당겨졌다. 착공은 당초 2023년 6월에서 2022년 12월로 앞당겨졌다.

이처럼 대형 교통호재는 부동산 가치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한다. 새로운 길이 뚫리는 지역은 인구가 유입되고 자연스레 거래도 활발히 이뤄진다. 활발한 거래를 바탕으로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인구가 유입되고 새로운 상권이 조성되는 등 도시 기반시설도 확충된다.

주의점도 상존한다. 교통개발은 부동산 가치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호재인 반면 착공 전 사업이 연기되거나 중단되는 경우가 많아 착공 후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송파 헤븐시티 더 테라스= 위례신도시 호수공원(가칭)과 녹지 공원을 품은 프리미엄 오피스텔·상가인 ‘송파 헤븐시티 더 테라스’가 분양 중이다. 서울시 송파구 위례 신도시 일반 상업용지 6-2-1BL에 지하 5층~지상 15층 규모의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로 들어선다. 2~3인 소형가구 세대 니즈에 맞는 생활 거주형 공간설계를 적용한 중소형 오피스텔이다. 총 99실(전매가능), 전용면적은 38㎡, 43㎡(A, B), 68㎡으로 구성된다. 상가는 지상 1~2층 규모로, 1층은 총 15개 점포, 3면 개방형 스트리트형으로 호수공원 유동인구 집객을 높이는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로 구성된다.


지하철 5호선 거여역, 송파 IC, 송파대로 등 사통팔달의 쾌속 교통망을 구축해 서울과 강남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위례 신도시는 서울 송파구 장지동·거여동,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하남시 학암동 등을 아울러 조성되는 2기 신도시 중 하나다. 특히 북 위례 지역은 올해 7개 건설사가 총 4733가구의 분양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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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