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핑크빛 성 상품화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9.07.08 10:14:44
  • 호수 12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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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짜리 분홍 화장 시키고…

[일요시사 취재1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 주는 핑크빛 성 상품화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아이스크림 업체 배스킨라빈스의 광고가 도마에 올랐다. 어린 모델에게 야릇한 분장과 포즈를 취하게 해 성 상품화 논란이 인 것이다. 문제의 광고가 공개된 것은 지난달 28. 배스킨라빈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동 모델 엘라 그로스가 출연하는 새 CF를 유튜브와 트위터 등에 띄웠다.

선정적?

핑크 스타출시를 위해 제작된 30초 분량의 신제품 광고 영상 속 엘라 그로스는 마치 성인 여성처럼 꾸미고 등장한다. 분홍색 블로셔와 립 메이크업을 하고 분홍색 민소매 드레스를 착용했다.

이 광고에서는 이런 여름은 처음이야란 내레이션과 함께 립스틱을 바르고 아이스크림을 먹는 소녀의 입술을 클로즈업해 보여주기도 한다.

이 모델은 2008년생으로 올해 11세의 어린이. 이 광고가 나가자 온라인상에선 어린 모델을 마치 성인처럼 연출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성을 상품화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배스킨라빈스는 즉각 영상을 삭제하고 공식 사과문까지 게시했다. 회사 측은 광고 영상 속 어린이 모델의 이미지 연출이 적절치 않다는 고객들의 의견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이스크림의 이미지 표현을 위해서 세계적인 어린이 모델을 캐스팅했다어린이임에도 당당하고 개성 넘치는 모습과 신제품의 이미지를 연계하기 위해 기획됐다고 덧붙였다.

특히 해당 어린이 모델의 부모님과 소속사를 통해 충분한 사전 논의 후 제작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영상 촬영은 아동 모델의 부모님 참관하에 일반적인 어린이 모델 수준의 메이크업을 했다. 평소 모델로 활동했던 아동복 브랜드 의상을 착용한 상태로 이뤄졌다일련의 절차와 준비과정에도 불구하고 광고 속 어린이 모델의 이미지에 불편함을 느끼는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해당 영상의 노출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엘라 그로스의 어머니도 속상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지난 2일 딸의 SNS를 통해 반응들이 슬펐다. 아이스크림 맛을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했던 광고가 그들에게는 역겹고 끔찍한 것으로 인식됐다엘라는 내가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딸이다. 광고에 반대하는 대중들은 그것이 엘라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성인처럼 화장시키고 입술 클로즈업하고 그윽한 표정 짓는 게 문제라고 생각되지 않음?’<cmji****> ‘성 상품화가 된 게 맞다. 이건 11살짜리 여자 아이를 성인 여성같이 표현한 게 맞다’<ps89****>


아동복 쇼핑몰 등 일각에서는 이미 아동 모델들을 대상으로 도를 지나친 성상품화 마케팅을 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예쁜 아이들이고, 그중에 좀 더 예쁜 아이들, 개성 있는 아이들을 모델로 세워 놓고선 꼭 어른처럼 화장시키고 특정 신체부위를 더 강조하고그런 연출을 꼭 해야 하는 건지 회의감이 든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법적으로 강제했으면 좋겠다’<rudd****>

광고에 대해 비판하는 어느 누구도 저 모델을 비난한 적은 없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광고제작사나 소속사겠지요’<brig****> ‘성 상품화까지는 모르겠는데 대체 왜 자꾸 애들한테 노출 있는 옷 입히고 화장시키는 거냐? 나만 볼 때마다 기괴한가? 그것만 안 시켜도 저렇게까지 보이진 않았을 거다’<ps39****>

애초에 애들을 출연시키려면 아이답게 광고했어야지. 왜 굳이 어른이 하는 콘셉트로 찍었을까?’<282r****> ‘애들 화장하고 어른 흉내 내는 게 별일 아니라고 넘어가서 되겠냐. 어린이를 여성스럽게 해서 내보내는 건 잠재적으로 성적 대상화할 여지를 주는 거다’<hell****>

광고 보니까 입술을 잡아서 찍은 건 아동 모델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여름 처음이야라는 문구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star****> ‘별거로 다 트집이다’<too2****> ‘사과할 일이 아닌데’<xodu****> ‘뭐가 이상한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생각하고 보는 분들이 이상한 것 같네요. 그냥 평평한 아이스크림 광고를 가지고’<taek****>

여자인 내 입장에서도 이번 광고에 대한 반응은 좀 오버인 듯하다. 있는 그대로 이쁜 핑크에 초점을 맞추어보면 될 것을 성 상품화까지 가는 건 좀물론 그렇게 색안경을 끼고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좀 과했던 것 같다’<alic****> ‘어떤 교육을 받으면 저 영상보고 성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나?’<fern****> ‘도대체 평소에 뭘 보고 사는 사람들이기에 이걸 아동 성적 대상화로 보는 걸까?’<aaam****>

귀여운 아이 모델을 정말 이상하게 만드는 이 상황이야말로 사과해야 하지 않나요?’<blan****> ‘애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애가 광고하는데 뭐가 문제지?’<park****> ‘보면서 귀엽다고 생각했는데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생각이 드네요’<cwav****> ‘이게 왜 성 상품화? 광고 일부러 찾아봤는데 발랄하고 예쁘기만 하던데요. 딸기와 우유의 상큼함을 표현한 아이 모델일 뿐인데 그걸 성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문제인 거 아닌가요?’<bogu****>

오버?

도대체 어느 부분이 성적이라는 거지? 딸기맛 아이스크림이라 색감 강조하려고 핑크 립에 핑크 볼터치 바른 게 성적임? 아님 스푼으로 아이스크림 떠먹는 입을 클로즈업한 게 성적임? 저걸 보고 성적이라고 우기는 거가 소아성희롱 아닌가?’<june****>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엘라 그로스는?

엘라 그로스(Ella Gross)는 미국의 아역 배우 겸 모델이다. 한국인 엄마와 미국인 아빠 사이서 태어났으며 모델 일은 두 살 때 시작했다.

미국서 갭(GAP), 에이치앤엠(H&M), 자라(ZARA) 등 다수의 패션 브랜드와 각종 패션 화보 모델로 활동 중이다.


300만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선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 닮은꼴로 2의 제니라 불리고 있다.

지난해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더블랙레이블과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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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