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가는 섬 ①인천 영흥도

차를 타고 떠나는 매력적인 섬 여행

▲ 영흥도 국사봉에서 내려다본 풍경

섬 여행은 왠지 멀게 느껴진다. 배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부담감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로 다리를 건너 자유롭게 오간다면? 바다 위를 내달려 언제든 섬의 정취를 누릴 수 있으니, 오히려 더 매력적인 여행지로 다가온다. 인천 영흥도는 수도권에서 한두 시간이면 닿는 섬이다. 바다에 가로질러 놓인 다리를 두 번 건너야 하는데, 안산 대부도와 연결된 선재대교를 지나면 영흥대교까지 약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 선재도와 영흥도를 잇는 영흥대교

2001년 말에 개통한 영흥대교는 길이 1250m, 너비 9.5m의 왕복 2차선 다리다. 국내 기술로 처음 건설한 해상 사장교로 꼽힌다. 영흥대교가 세워지면서 인천과 영흥도를 오가던 한 시간 뱃길이 대부도와 선재도를 거쳐 영흥도까지 육로로 이어졌다. 영흥도는 차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 40~50분이면 충분하지만, 도심과 가깝고 뭍과 다리로 연결된 편리함 덕분에 사시사철 여행객이 끊이지 않는다. 바닷가 쪽에 입소문 난 숙소가 많아 주말 여행지로도 인기다.
 

▲ 무료 야영 시설이 있어 캠핑족과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인 십리포해수욕장

무료 야영 시설

섬에는 해수욕장이 두 곳 있다.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십리포해수욕장이 나온다. 십리포해수욕장은 규모가 아담하고, 해변에 무료 야영 시설이 있어 캠핑족과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 만점이다. 특히 수평선 너머로 보이는 인천국제공항과 바다 위로 길게 뻗은 인천대교 풍경이 인상적이다. 하늘 위로 떠가는 비행기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밤에는 이들이 밝히는 야경이 멀리 보인다.
 

▲ 영흥도의 별미, 바지락칼국수

십리포해수욕장은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모두 즐기는 재미가 있다. 밀물 때 모래밭이 보이지만, 썰물 때는 모래밭 너머로 갯벌이 드러난다. 직접 캔 조개와 바지락으로 시원한 탕을 끓여도 별미다. 섬 곳곳에 바지락칼국수를 내는 식당이 많다. 
 

▲ 십리포해수욕장 뒤쪽에 있는 소사나무 군락지
▲ 인천상륙작전의 전초기지로 활용된 소사나무 군락지에서 야전한 이들을 기리는 해군영흥도전적비

십리포해수욕장의 또 다른 명물은 해변 뒤쪽에 조성된 소사나무 군락지다. 150년 전 방풍림으로 하나둘 심어 가꾼 것이 아름다운 숲이 됐다. 예전에는 나무 그늘 아래서 야영도 했다는데, 1997년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되며 나무 주위에 철책을 둘렀다. 소사나무 군락지는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전초기지로 활용된 역사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배경이 된 한국 해군 첩보부대의 비밀 작전이 영흥도를 거점으로 펼쳐졌으며, 소사나무 군락지에서 야전을 했다고 한다. 섬 남단에 이들을 기리는 해군영흥도전적비가 있다. 
해변 끝에 조성된 해안 산책로는 길목마다 싱그러운 초록빛 기운을 머금었다. 느린 걸음으로 산책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에도 여유가 스민다.
 

▲ 너른 해변에 캠핑과 야영 시설을 갖춘 장경리해수욕장

영흥도 서북쪽에는 장경리해수욕장이 있다. 너른 해변에 캠핑과 야영 시설이 잘 갖춰졌다. 이곳 야영장은 유료로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시설도 운영한다. 해변 뒤로 숙소와 식당, 카페, 편의점 등 부대시설이 많아 휴가철과 주말에는 늘 북적인다. 해변 끝자락에는 조개와 고둥을 캐는 갯벌 체험장이 있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재미난 추억을 만들기에 좋다.
 

▲ 국사봉 아래 자리한 통일사

국사봉 정상에 오르면 섬을 둘러싼 바다와 아름다운 주변 풍경이 한눈에 담긴다. 무의도와 자월도, 용유도 등 크고 작은 섬이 그림처럼 바다에 점점이 박혀 있다. 
국사봉에는 고려 말기 왕족인 익령군 왕기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국운이 기울어가는 시기에 환란을 피해 영흥도에 은신한 왕기는 이곳에 올라 왕도가 있는 북쪽을 향해 절하며 고려의 번영을 기원했다고 한다. 국사봉 아래 통일사라는 절과 왕기가 국사봉에 오르기 전에 목욕재계했다는 샘터가 있다. 
 

▲ 아이들과 가기 좋은 영흥에너지파크
▲ 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와 과정을 다양한 에듀테인먼트 전시물로 꾸민 1층 전시관

국내 기술로 처음 건설한 해상 사장교
도심과 가까워 사시사철 여행객에 인기

아이와 떠난 가족 여행이라면 ‘영흥에너지파크’에 들러보자. 전기와 에너지를 주제로 한 실내 전시관, 생태 연못과 공룡 모형, 꼬마기차 등으로 꾸민 야외 체험 테마파크가 흥미를 끈다. 
1층 전시관은 전기가 만들어지는 원리와 과정을 다양한 에듀테인먼트 전시물로 꾸몄다. 대규모 정전 사태인 블랙아웃도 체험할 수 있다. 
2층 전시관에서는 우리나라 전기의 역사, 화력발전의 원리 등을 배운다. 발전소를 축소한 모형과 영흥발전본부 중앙제어실을 재현한 공간이 눈길을 끈다. 영흥도에 조성된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주축으로 풍력 단지와 해양 소수력, 태양광발전소를 고루 갖춘 친환경 복합 발전 단지다. 수도권 전력 수요의 약 23%를 공급할 정도로 에너지 생산 규모가 크다.
 

▲ 썰물 때 섬으로 이어진 모랫길이 드러나는 선재도 목섬

영흥도의 관문 격인 선재도는 ‘모세의 기적’처럼 바닷길이 열리는 목섬과 측도가 유명하다. 썰물 때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바다가 갈라지듯이 섬으로 이어진 모랫길이 드러난다. 작은 무인도인 목섬까지 약 1km 거리로 가볍게 산책 삼아 다녀올 만하다. 섬을 한 바퀴 둘러보고 나오는 데 30분 남짓 걸린다. 바다를 가로질러 걷는 기분이 독특하고 새롭다. 목섬에서 바라보는 선재도 풍경 역시 이색적이다. 측도는 섬 안에 작은 마을이 있을 만큼 규모가 크고, 모랫길 위로 차량 통행도 가능하다.
 

▲ 선재대교 아래 소박한 벽화 골목

선재대교 아래 소박한 벽화 골목이 있다. 섬 남단에 옹기종기 모인 집 사이로 정겨운 그림이 그려졌다. 골목 담벼락마다 알록달록한 꽃이 늘 화사하게 피어나고, 돌고래와 만선을 이룬 고깃배가 춤을 추듯 출렁인다. 골목을 지날 때 마음이 따뜻해진다.
 

▲ 시화나래조력문화관 달전망대에 설치한 유리 데크

시화나래조력문화관


선재도를 지나 대부도 시화방조제를 건너간다면 시화나래조력문화관 방문이 필수다. 시화나래조력문화관 옆에 세워진 달전망대가 명소다. 전망층(75m)에 오르면 서해와 시화호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끝없이 이어진 시화방조제와 바다 끝에 자리한 송도국제도시가 신기루처럼 느껴질 정도다. 전망대 한쪽에는 바닥이 투명한 유리 데크를 설치해 아찔한 스릴을 맛볼 수 있다. 시화나래조력문화관과 달전망대 이용은 모두 무료다.

 

<여행 정보>

당일 코스 십리포해수욕장 혹은 장경리해수욕장→국사봉→영흥에너지파크→해군영흥도전적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십리포해수욕장→영흥에너지파크→해군영흥도전적비
둘째 날: 장경리해수욕장→국사봉→목섬→시화나래조력문화관 달전망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인천투어 http://itour.incheon.go.kr
- 영흥에너지파크 www.e-park.co.kr
- 시화나래조력문화관(전시관, 달전망대) http://tlight.kwater.or.kr

문의 전화
- 옹진군청 관광문화진흥과 032)899-2242
- 영흥에너지파크 070-8898-3570
- 시화나래조력문화관(전시관, 달전망대) 032)885-753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정류장에서 790번 좌석버스 하루 18회(05:50~22:10) 운행, 약 1시간 소요. 
*문의: 신강교통 032)773-8885

자가 운전
인천대로 인천 IC→인천항사거리에서 수인사거리 방면 우회전→수인사거리에서 중구청 방면 좌회전→인천역→중구생활사전시관

숙박 정보 
- 미스터와이펜션: 옹진군 영흥남로9번길, 010-3089-3369, www.mry.co.kr
- 인썸호텔: 영흥면 영흥로757번길, 032)882-7400, www.insomehotel.com
- 블랙트리글램핑&하우스블랙트리캠핑: 영흥면 영흥로757번길, 010-6775-3050, www.blacktreecamping.com

식당 정보
- 바다고양이횟집(회정식·양푼바지락칼국수): 영흥면 영흥북로, 010-5642-3709, https://blog.naver.com/lcwjjang0001
- 영흥도바지락해물칼국수(칼국수): 영흥면 영흥북로, 032)886-3644
- 본토칼국수(바지락손칼국수): 영흥면 영흥북로, 032)890-4145
- 플로레도커피(아메리카노·카페라테): 영흥면 영흥로, 032) 890-4100, www.instagram.com/floredo.coffee

주변 볼거리
양로봉, 농어바위, 용담바다낚시터, 유리섬박물관, 바다향기수목원, 방아머리해수욕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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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