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잡은 살인견 백태
사람 잡은 살인견 백태
  • 구동환 기자
  • 승인 2019.04.22 15:21
  • 호수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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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도 몰라보고 물어뜯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개물림 사고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개가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개물림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요시사>에서는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견종에 대해 알아봤다.
 

지난 12일, 부산서 1m가 넘는 대형견이 남성의 중요부위를 물어 봉합수술을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개는 올드잉글리쉬쉽독으로 영국의 삽살개라 불린다. 이 개는 평소 온순한 성격으로 알려진 터라 충격을 줬다.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무서운 맹견에는 어떤 종류가 있을까?

잇단 사망

▲도사견 = 지난 10일, 안성서 60대 A씨가 사육장을 뛰쳐나온 도사견에 물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 당일 오전 7시55분 해당 지역 한 요양원 인근 산책로서 A씨는 도사견에 가슴과 엉덩이를 수차례 물렸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5시간 만인 1시16분경 결국 사망했다. 사고를 일으킨 개는 요양원 원장이 키운 도사견으로 원장이 개장 청소를 위해 문을 열어놓은 틈을 타 근처를 지나던 A씨를 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개는 3년생 수컷으로 몸길이 1.4m로 조사됐다.

지난해 3월 경북 상주서 70대 B씨가 3년간 기른 도사견에게 물려 숨지는 사건도 일어났다. 사건 당일 B씨는 사육장에 사료를 주러 갔다가 왼쪽 가슴과 손등을 물렸다. B씨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이 마취총으로 도사견을 쏘았지만 B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핏불테리어 = 2015년 2월 진주서 80대 C씨가 1년 넘도록 기르던 핏불테리어에 물려 숨졌다. 사건 당일 오전 C씨는 핏불테리어에게 밥을 주러 나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뒤늦게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C씨를 발견한 아들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같은 해 6월 충북 청주의 한 주택 마당서 2살 아이가 핏불테리어에 물려 숨지는 사건도 있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관계자는 “아이의 가슴과 겨드랑이에 개한테 많이 물린 흔적이 많았다. 지속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으나 결국 숨졌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아이 주변에 보호자가 없었고 개는 목줄을 차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견 늘자 개물림 사고도 증가
중요 부위 물리고, 키운 개에 봉변

▲풍산개 = 2018년 7월 오후 5시46분 경남 창원 소재 암자서 한 승려가 풍산개에 물려 숨졌다. 당시 승려는 암자서 키우던 풍산개를 살펴보러 갔다가 변을 당했고, 동료 승려가 쓰러져있는 승려를 발견해 즉시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는 풍산개를 마취총으로 잡은 뒤 숨진 승려를 경찰에 인계했다.

2017년 7월 경북 안동서 70대 D씨는 자신이 기르던 풍산개에 물려 목숨을 잃었다. 사건 당일 오후 9시경 요양보호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D씨 집에 출동했다. D씨는 집 거실서 목에 피를 흘리며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풍산개는 목줄이 풀린 상태로 집 마당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풍산개 주둥이에는 피가 묻어 있었으며 15m 가량 떨어진 골목서 풍산개의 송곳니가 발견됐다. 경찰은 “송곳니가 빠질 정도로 심한 공격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프렌치불도그 = 2017년 한식당 한일관 대표 E씨가 프렌치불도그에게 물렸다. E씨를 문 프렌치불도그는 같은 아파트에 살던 가수 최시원씨 가족이 기르던 반려견이었다. 프렌치블도그는 최씨 집 문이 열린 틈을 타 집에서 빠져나와, 엘리베이터서 내린 E씨의 정강이를 물었다. E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일주일 뒤 녹농균에 의한 패혈증 증세로 사망했다. 사고 당시 CCTV를 확인한 결과, 해당 프렌치불도그는 목줄과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돗개 = 2017년 10월 경기도 시흥서 한 부부가 기르던 7년생 진돗개가 이웃에 사는 1세 여자아이의 목을 물어 숨지게 한 사건도 발생했다. 사건 당시 진돗개를 보고 겁을 먹은 여자아이가 진돗개의 머리를 치자, 진돗개는 여자아이의 목을 물고 흔들었다. 이를 본 부부가 간신히 떼어내 여자아이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사흘 만에 숨졌다.

소방청이 2월 발표한 ‘개물림사고 환자 이송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19구급대가 개물림 사고로 병원에 이송한 환자가 6883명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나눠서 보면 2016년 2111명, 2017년 2404명, 2018년 2368명으로 집계됐다. 매년 2000명 이상이 사고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개에 물리는 사람이 하루에 6.2명인셈.

목줄과 무관?

강형욱 동물훈련사는 “맹견 입양은 총기소유와 같다. 우리나라에선 돈을 주면 위험 견종도 쉽게 입양이 가능하지만, 외국에선 허가를 받고 충분한 교육을 받아야 입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형견 입마개 논란

개물림 사고가 발생할 때 마다 ‘입마개’ 착용 논란이 재점화된다. 정부는 반려견 안전관리 대책으로 대형견 입마개 규정 등을 추진했으나 동물단체와 반려인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개의 몸집만을 기준으로 입마개를 한다면 순한 대형견들이 체온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정부는 몸높이 40cm 이상 대형견에게만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하고 목줄 길이도 2m 이내로 하는 법 개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와 반려인들은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큰개는 모두 위험하다고 생각해 입마개를 의무화 하는 것은 현실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는 “맹견으로 분류된 종이라도 순한 개가 있는 반면, 맹견이 아니어도 공격성을 띤 개가 있을 수 있다”며 “견주가 얼마나 훈련을 잘 시키고 팻티켓(펫+에티켓)을 잘 키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펫티켓 준수 등 견주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 의무조항이 아니더라도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미리 목줄과 입마개 등을 착용하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려견 심리전문가인 이웅종 연암대 교수는 “반려견이라는 것은 언제든지 공격성을 보일 수 있고 돌방상황이라는 것이 항시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보통 개들은 자기 주인한테는 굉장히 순한 모습들을 보일 수 있지만 반대로 낯선 사람이 갑자기 보인다든지 어떤 형태로 다가오면 또 다른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개들이 외출을 앞두고 흥분 정도가 굉장히 높아지는 경우를 대비해 평상시에 미리 안정을 취하고 나가는 것을 미리 교육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