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영종도 저주’ 내막
파라다이스 ‘영종도 저주’ 내막
  • 김태일 기자
  • 승인 2019.04.15 10:34
  • 호수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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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다 ‘굿이라도 해야 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파라다이스 그룹이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파라다이스는 면세점 특혜 의혹과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이미지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여기에 일부 연예인들과 관련된 구설, 급격한 실적악화에 세무조사까지 겹치며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 파라다이스 호텔서의 화재는 그야말로 악재의 정점을 찍었다.    
 

연이은 악재에 고심하고 있는 파라다이스그룹. 주요 사업인 카지노 매출이 급감하며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데다 성추행, 면세점 특혜 의혹 등 여러 구설에 휘말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에는 영종도 파라다이스 호텔에 불까지 났다. 이로 인해 은둔형 경영으로 유명한 파라다이스 그룹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겹치는 악재
명성에 먹칠

지난 24일 인천소방본부는 “영종도 파라다이스호텔서 불이 났지만 30여분 만에 진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를 들이마신 6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인명피해는 없다”고 덧붙였다.

투숙객 A씨에 따르면 빠르게 대피 방송이 나왔으며, 계단으로 피신 당시 5층부터 연기와 타는 냄새가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호텔 내에 위치한 건식 사우나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파라다이스 그룹이 일반인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것은 팝아티스트 낸시랭과 그의 남편 왕진진과의 갈등 때문이었다. 왕진진이 자신을 파라다이스 그룹의 혼외자라고 속였다고 낸시랭이 폭로하면서 불똥이 튀었던 것.

왕진진에게 사기피해를 당했던 한 사업가의 폭로도 뒤따랐다. 당시 사업가 A씨는 “(왕진진이)지난해 사업자금으로 3000만원을 빌려 간 뒤 1년이 지나도록 돈을 갚지 않고 있다”며 그를 사기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는 “왕진진이 자신을 전낙원 파라다이스 창업주의 아들이라며 5000억원대 소유 도자기로 아트펀드 사업을 하는 재력가라고 속인 후 접근해 3000만원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연예인 구설로 몸살…엎친 데 덮친 격 호텔에 불
급격한 실적악화…사드보복·영화 흥행참패 때문?

낸시랭은 왕진진이 파라다이스 전 창업주와는 무관하다면서 이혼 절차를 밟았다.

낸시랭은 “그의 어머니는 왕진진이 ‘내가 낳은 자식이고 농사짓던 아버지는 전남 강진서 경운기 사고로 돌아가셨다. 전 회장은 왕진진의 아버지가 아니다’라고 했다”고 밝혔다. 파라다이스 그룹으로서는 전 창업주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오르내리는 유쾌하지 않은 상황이 연출된 셈.

과거에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 2003년 배우 김상중이 전 창업주의 딸 전우경씨와 혼인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당시 파라다이스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기사 내용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기사 전문에 전 창업주의 딸로 소개된 전우경양은 초등학교 1학년생 손녀의 이름”이라고 해명했다.

최초 보도한 언론사도 해당 기사를 삭제하면서 일단락됐지만, 왕진진이 파라다이스 그룹을 입에 올리며 입방아에 올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S.E.S 출신 슈가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카지노 VIP룸서 거액의 베팅을 했다는 목격담이 공개됐다. 당시 한 카지노 업계의 종사자는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서 슈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슈는 프라이빗 룸서 홀로 베팅을 시작했다. 당시 슈는 하루 종일 ‘바카라’를 했으며 “그가 마지막에 일어설 때 표정이 좋지 않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프라이빗 룸의 경우 1억원 이상을 디파짓(deposit)해야 한다. 슈는 바카라로 알려진 테이블 게임에 빠졌으며 8000만원 이상을 잃었다. 

손대면 망한다
실적악화 이유는?

파라다이스 그룹은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기도 했다.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된 원인으로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악재와 2017년 4월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개장으로 인한 초기 비용의 급증이 꼽혔다. 또 홍보효과를 기대하며 투자하고 파라다이스시티서 촬영한 영화 <리얼> 의 흥행 참패도 한몫했다.  

2017년 파라다이스시티가 개장했을 당시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매출액은 1172억원으로 2016년 상반기보다 오히려 20.7% 감소했다. 4월 한 달간 387억원이었던 월간 카지노 매출액은 개장 직후인 5월 416억원으로 올랐다가 6월 369억원으로 다시 떨어졌다. 

증권 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지노와 리조트 부문을 모두 합친 파라다이스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28.6% 줄어든 1350억원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3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파라다이스시티 운영을 담당하는 ‘파라다이스 세가사미’서만 1분기 124억원 상당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 SES 출신 가수 슈
▲ SES 출신 가수 슈

2018년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은 5710억원, 영업이익은 155억원, 당기순이익은 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액 4784억원, 영업이익 -245억원, 당기순이익 -270억원 대비 다소 회복한 모습 보여줬지만 여전히 수익성은 많이 악화돼있다.

파라다이스는 당초 인천공항서 1km 떨어진 입지를 내세워 중국인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계획을 세웠다. 카지노관광업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16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전체 방문객 중 중국인 관광객 비율은 60% 수준이다. 파라다이스시티 역시 카지노 관광객 중 중국인이 60%, 일본인이 30%, 기타 국가가 10%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간 관심 집중
내부 속사정은?

그러나 개장과 동시에 터진 사드 보복의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내부에서는 ‘연간 방문객의 목표치로 잡았던 150만명을 100만명 정도로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그룹 차원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카지노 배경의 영화 <리얼>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리얼>의 총 관객수는 45만명으로 손익분기점(300만명)의 15% 수준에 그쳤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이 영화에 약 80억원을 투자했다. 총 제작비가 110억원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를 주도한 셈이다. 

계속된 논란에 파라다이스 그룹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높아졌다. 파라다이스그룹의 오너 일가는 은둔형 경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언론에 부정적인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 왕진진과 낸시랭
▲ 왕진진과 낸시랭

전 창업주는 문민정부 초기인 1993년 이른바 ‘슬롯머신 사건’의 탈세 혐의를 받고 검찰의 수사를 피해 3년간 도피생활을 한 전력이 있다. 

이후 귀국했으나 서울대병원서 치료를 받으며 검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당시 전 창업주는 122억원을 탈세하고 1600만달러를 당국의 허가 없이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결국 전 창업주는 재판에 넘겨져 1997년 2월 징역 5년, 벌금 161억원 및 추징금 120억원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한 뒤 이듬해 8·15특사로 석방됐다. 

창업 초기부터 ‘탈세 혐의’…세 번의 세무조사
여직원 성추행·면세점 특혜…끊이지 않는 잡음

파라다이스 그룹은 카지노 사업을 주력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사행성 산업을 한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따라다닌다. 이 때문에 언론 등에 대한 노출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창업주부터 시작된 은둔형 경영은 아들인 전 회장이 그대로 물려받았다.

하지만 거액의 현금이 오고 가는 사업인 만큼 사정당국이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은 지난 2017년 파라다이스 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였다. 국세청은 서울 중구 동호로 소재 파라다이스그룹 본사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소속 조사 요원들을 투입해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2011년 이후 6년 만에 이루어지는 정기 세무조사였다. 

지난 2006년과 2011년에도 국세청으로부터 특별 세무조사를 받은 바 있어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특별 세무조사에는 조사4국이 투입됐다.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서울국세청 조사4국을 투입하는 것은 비자금 조성 등 구체적인 탈세 혐의를 포착했을 경우다. 피조사자에게 통보 없이 조사해 ‘비정기 세무조사’라고도 한다. 
 

▲ 영화 리얼 포스터
ⓒ영화 <리얼> 포스터

세무조사 과정서 탈세 행위 등이 드러나면 세금을 추징하고 검찰에 고발한다. 이 때문에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재계의 눈길이 쏠렸다. 앞서 2011년 정기 세무조사에서는 거액의 세금이 부과되기도 했다. 당시 세무조사에서는 파라다이스가 148억원 상당의 추징금 부과 결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라다이스는 공시를 통해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2006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의 법인세 신고·납부 내용에 대한 통합 세무조사를 받고, 추징금 148억7627만원을 부과받았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논란
해결책은 없나?

파라다이스 그룹은 이외에도 사내 여직원 성추행 논란과 면세점 특혜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7년 파라다이스시티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 세가사미 내에서 수개월에 걸쳐 상습적인 성추행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이를 방조하려고 하다가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서야 사실을 인정하고 해명에 나서면서 개선의지에 대해 의문부호가 붙었다. 면세점 특허권에 대한 특혜 논란은 카지노로 옮겨 붙었다. ‘카지노 허가권도 5년마다 갱신해야 한다’는 논의가 시작되자, 파라다이스는 큰 고민거리를 떠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