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메리츠금융 '왜?'
엎친 데 덮친 메리츠금융 '왜?'
  • 장지선 기자
  • 승인 2019.04.15 10:35
  • 호수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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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풍 부니 낙하산이 툭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메리츠금융지주가 청와대 낙하산 논란서 비롯된 금감원발 후폭풍에 휘말렸다. 자회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한진그룹의 다른 형제들에 비해 각종 논란서 비교적 비껴나 있던 사남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풍파에 휩쓸리는 모양새다.
 

한진그룹 네 형제의 상황이 심상찮다. 2002년 창업주 조중훈 전 회장이 사망한 후 장남인 조양호 한진그룹 2대 회장이 대한항공과 한진고속 등을, 차남 조남호 회장이 한진중공업을, 삼남 고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사남 조정호 회장이 메리츠화재(옛 동양화재)를 이끌었다.

줄줄이

한진해운은 고 조수호 회장이 2006년 지병으로 사망한 이후 부인 최은영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섰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운업이 불황에 빠지면서 실적이 크게 떨어졌다. 이후 한진그룹이 75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한진해운은 결국 20172월 파산했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경영권을 잃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13일 자본잠식 사실을 한국거래소에 공시했다. 거래소는 즉각 한진중공업의 거래를 정지하고 41일까지 자본금 전액 잠식을 해소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기한까지 자본금을 확충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 가능성도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7일 정기 주주총회서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되면서 대한항공에 대한 경영권을 잃게 됐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등이 불러온 나비효과였다.

조 회장은 주주에 의해 경영권을 잃은 첫 대기업 총수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형제들이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과 달리 비교적 무난하게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청와대와 금융감독원(금감원)서 시작된 논란으로 좌불안석하고 있다. 형제들의 전례를 통해 작은 불씨가 큰불로 번져 회사 전체가 휘청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논란은 청와대 출신 행정관의 영입으로 시작됐다. 지난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한정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브랜드전략본부장(상무)으로 임명했다. 한 전 행정관은 SBS서 기자로 일하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청와대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위기의 한진 조씨 형제 ‘막내도?’
임원 인사 논란에 잇단 세무조사

금융 관련 경력이 없는 한 전 행정관이 청와대 퇴직 2개월 만에 연봉 수억원을 받고 메리츠금융에 영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낙하산·전문성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한 전 행정관이 맡게 된 브랜드전략본부장이 새로 신설된 직책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메리츠금융서 없던 자리까지 만들어 한 전 행정관을 모셔갔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지주사와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 등 그룹 차원의 브랜드 전략 및 언론 홍보 기능을 강화하려고 직책을 신설했다한 전 행정관을 적임자로 판단해 영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잠잠해지나 싶었던 청와대 낙하산 논란은 금감원 쪽으로 불씨가 옮겨 붙으면서 메리츠금융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윤석헌 금감원장이 금융 경력이 없는 비전문인이 금융권 요직에 임명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였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14일 윤 원장이 출입기자단과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브리핑 단상 아래서 최근 금융권에 금융경력이 없는 사람이 임원으로 내려와 논란이 많다는 기자의 질문에 윤 원장이 바람직하지 않고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사는 윤 원장의 발언을 보도했고 칼럼에도 인용했다. 그러자 금감원에서는 지난 14, 16, 19일 세 차례에 걸쳐 해명자료를 내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19일에는 기자간담회서 나온 윤 원장의 발언 녹취록의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금감원장은 14일 기자간담회서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및 임원 선임 등에 대한 기자의 질의에 대해 자체적으로 금융회사가 평가했을 것이고 임추위(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에서 평가 결과를 토대로 임원의 선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직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보도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덧붙였다.

청와대·금감원발 논란의 원인 제공자인 메리츠금융은 괜한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감독기관인 금감원서 불거진 논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메리츠금융이 올해 부활하는 종합검사의 첫 번째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말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한정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SBS
▲ 한정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SBS

종합검사는 금융회사의 모든 부문에 대한 준법성 검사로, 업권별 특성에 따라 통상 2년서 5년에 한 번씩 실시된다. 2015년 금융사를 길들이기 위한 보복성 검사 논란으로 중단된 지 4년 만에 부활하면서 과도한 설계사 수당으로 논란을 빚은 메리츠화재, 즉시연금 문제로 금감원과 갈등 중인 삼성생명 등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초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이 메리츠종금증권의 자회사 메리츠캐피탈을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이번 세무조사는 지난해 7월 모회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의 조사 이후 불과 7개월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발목 잡혀

조정호 회장은 지난해 6월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에는 형 조양호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와 맞물려 받은 조사였다. 일각에서는 한 전 행정관의 영입은 다른 형제들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조정호 회장이 내세운 일종의 방패막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기의 한진그룹 네 형제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조정호 회장의 이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유암코에도 낙하산

청와대 행정관 출신 인사의 낙하산 논란은 메리츠금융서만 일어난 일은 아니다. 최근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상임감사에 황현선 청와대 전 행정관이 내정돼 논란이 일었다.

유암코는 은행권 부실채권 처리를 위해 국내 8개 은행이 출자해 만든 회사다.

황 전 행정관은 더불어민주당 기획조정국장 출신으로 문재인정부가 출범하면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서 근무했다. 그는 금융 분야에 관련된 경력이 전무한 정치인 출신으로 알려져 있어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