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투어 ④경주 불국사 복돼지

현판 뒤에 숨은 황금 돼지를 찾아라!

▲ 경주 불국사에 있는 극락전 복돼지상

누구나 한 번쯤은 가봤을 경주 불국사. 청운교, 백운교를 지나면 다보탑과 석가탑, 대웅전으로 이어지는 부처님 나라가 펼쳐진다. 청운교와 백운교 옆 연화교와 칠보교에 오르면 대웅전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극락전이 자리잡고 있다. 극락전 앞에는 탑이 아닌 금빛 돼지상이 있다. 그 아래 ‘극락전 복돼지상’이라는 이름이 선명하다. 천년 고찰에 복돼지상이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만들어진 데는 사연이 있다.
 

▲ 돼지 조각이 숨어 있는 극락전 현판

지난 2007년 초 극락전 현판 뒤에서 우연히 자그마한 돼지 조각이 발견됐다. 불국사가 처음 문을 연 통일신라 시대부터 천수백년, 임진왜란 때 불타고 극락전이 다시 지어진 1750년부터 따져도 250년 넘게 숨어 있던 돼지 조각이 발견된 일은 큰 화제를 모았다. 많은 이들이 이곳에 찾아와 복을 빌었고, 불국사에서는 ‘극락전 복돼지’라는 공식 이름을 지어주고 기념 100일 법회를 성대하게 열었다. 현판 뒤에 숨어 잘 보이지 않는 복돼지를 누구나 쉽게 보고 만질 수 있도록 극락전 앞에 자그마한 복돼지상까지 만들었다.
 

▲ 복돼지상은 외국인 관광객의 기념 촬영 명소다.

관광객 필수 코스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불국사에는 극락전 복돼지를 보기 위한 발길이 이어진다. 특히 외국인 단체 관광객은 반드시 들러 사진을 찍는 코스가 됐다. 극락전 앞에는 깃발을 든 가이드의 설명에 가볍게 탄성을 지르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복돼지상을 바라보는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난다. 복돼지상을 만지며 복을 비는 내국인도 줄을 잇는다. 2017년에는 로또 당첨자가 “불국사 극락전 앞 복돼지를 쓰다듬고 현판 뒤에 있는 진짜 복돼지에게 로또 1등에 당첨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 다음 극락전으로 들어가 108배를 올리고 로또에 당첨됐다”고 밝히면서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 돼지 조각에 뾰족한 엄니가 드러나 멧돼지처럼 보인다.

복돼지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한 사람은 극락전 현판 뒤에 숨은 돼지 조각을 찾아보기도 한다. 현판 뒤 기둥을 받치는 공포 위에 있는 돼지 조각은 뾰족한 엄니가 드러나 멧돼지처럼 보이는데, 자그마해 사뭇 귀엽다. 보통 사찰의 공포 위에는 조각이 없거나, 있더라도 용이나 봉황 등을 새기기 때문에 돼지가 새겨진 것은 희귀한 일이다.
 

▲ 극락전 회랑에 소원을 매단 연등이 가득하다.

복돼지가 발견된 극락전은 서방의 극락정토를 다스리는 아미타불을 모신 곳이다.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아미타불의 서원 중에는 ‘모든 것에 만족하기를 원한다’는 것도 있다. 극락전 복돼지 안내문에는 ‘세상의 모든 즐거움이 가득하다는 극락정토의 복돼지는 부와 귀의 상징인 동시에, 지혜로 그 부귀를 잘 다스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만족한 삶을 살려면 풍요로운 의식주와 더불어 욕심의 끝을 알아 스스로 절제해야 한다는 경계의 뜻도 담겨 있다.
 

▲ 극락전에 모셔진 금동아미타여래좌상은 ‘통일신라 3대 금동불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복돼지상을 만지고 현판 뒤의 돼지 조각까지 봤다면 극락전에 들어가 아미타불도 뵙고 가시길. 아미타불 앞에서 두 손 모으고 복을 빌며 스스로 모든 것에 만족하는 것이 가장 큰 복이라는 가르침을 새겨도 좋을 듯하다. 
 

▲ 석가탑과 다보탑이 자리한 대웅전 앞마당

극락전에 모셔진 금동아미타여래좌상(국보 27호)은 불국사 금동비로자나불좌상(국보 26호), 경주 백률사 금동약사여래입상(국보 28호)과 함께 ‘통일신라 3대 금동불상’으로 꼽힌다. 떡 벌어진 어깨와 당당한 가슴, 잘록한 허리 등에서 사실적이고 세련된 통일신라 불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임진왜란 이후 대웅전에 모셔진 목조석가삼존불의 좀 더 남성스러운 모습과 비교해도 재미있다.  
 

▲ 신라역사과학관 지하에 있는 석굴암 모형

250년 넘게 숨어 있던 돼지 조각  
지혜로 부귀를 다스려야 한다는 의미

복돼지를 보러 많은 이들이 찾는다지만, 불국사에서 가장 붐비는 장소는 다보탑과 석가탑이 들어선 대웅전 앞이다. 언제 봐도 화려한 다보탑과 비율이 아름다운 석가탑은 무르익은 통일신라 불교예술의 백미다. 이어지는 대웅전과 무설전, 관음전, 비로전, 나한전 등 전각마다 모셔진 불보살도 저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니 시간이 허락하면 한 분 한 분 뵙고 인사드려도 좋을 듯하다.
 

▲ 천마총 내부를 관람하는 사람들
▲ 신라 고분 중 가장 큰 황남대총

불국사에서 차로 10분 정도 가면 신라역사과학관이 있다. 이 과학관은 이름처럼 신라를 대표하는 유물에 숨은 과학적 원리를 보여준다. 특히 지하에 있는 석굴암 모형은 외관과 내부 구조, 지붕과 감실 등을 정교하게 표현했다. 석굴암의 과학적 원리가 한눈에 들어오고, 석실을 만든 다음 돌을 쌓아 완성한 제작 과정도 확인할 수 있다.
불국사와 신라역사과학관을 보고 짧은 겨울 해가 지기 시작하면 경주 시내로 발걸음을 옮기자. 저녁이면 조명이 아름다운 대릉원과 첨성대, 동궁과 월지 등 시내에 있는 유적지는 보통 밤 10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 물에 비친 궁궐의 야경이 환상적인 동궁과 월지

경주 시내 고분군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경주 대릉원 일원에는 크고 작은 고분 수백기가 있다. 그중 유일하게 내부까지 볼 수 있는 천마총과 신라 고분 중 가장 큰 황남대총은 놓치기 아까운 유적이다. 황남대총은 남북으로 조성된 쌍분으로 길이 120m, 높이 23m에 이른다. 이곳에서 발견된 유물만 5만8000여점에 이른다고 한다.
 

▲ 조명을 받은 첨성대가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환상적인 궁궐 야경


물에 비친 궁궐의 야경이 환상적인 경주 동궁과 월지는 대릉원에서 걸어갈 수 있다. 신라의 별궁인 동궁은 왕자의 거처이자, 귀한 손님을 맞이한 장소다. 조선 시대 이후 폐허가 되어 안압지(기러기와 오리가 노니는 연못)로 불리다가 일부가 복원되면서 원래 이름을 되찾았다. 경주시는 장기적으로 동궁을 전각 수십채가 들어선 원래 규모로 복원할 계획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불국사 복돼지→불국사→신라역사과학관→경주 대릉원 일원→경주 첨성대→경주 동궁과 월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불국사 복돼지→불국사→신라역사과학관→경주 대릉원 일원→경주 첨성대→경주 동궁과 월지
둘째 날: 국립경주박물관→오르골소리박물관→분황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경주문화관광 http://guide.gyeongju.go.kr/deploy
- 불국사 www.bulguksa.or.kr
- 신라역사과학관 www.sasm.or.kr

문의 전화
- 경주시청 문화관광과 054)779-8585
- 불국사 054)746-9913
- 신라역사과학관 054)745-4998
- 대릉원 054)750-8650
- 동궁과 월지 054)750-8655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경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6회(06:10~23:55) 운행, 약 3시간30분 소요. 경주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11·700번 버스, 불국사 정류장 하차, 도보 약 15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 co.kr 경주고속버스터미널 054)741-4000
기차: 서울역-신경주역, KTX 하루 16~18회(05:15~21:30) 운행, 2시간~2시간50분 소요. 신경주역에서 700번 버스, 불국사 정류장 하차, 도보 약 15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경경부고속도로 경주 IC→배반네거리 울산 방면→불국로 불국사 방면→불국사 

숙박 정보   
- 토함산자연휴양림: 양북면 불국로, 054)750-8700, http://rest.gyeongju.go.kr
- 경주김호장군고택: 경주시 식혜골길, 010-4308-0852, https://kimhogotaek.modoo.at
- 대명리조트 경주: 경주시 보문로, 1588-4888, www.daemyungresort.com/gj

식당 정보
- 해오름한정식(연잎한정식): 경주시 원화로, 054)749-6185, www.xn--jx2b04o4tc3sct01abe.kr 
- 삼포쌈밥(쌈밥): 경주시 포석로1050번길, 054)749-5776
- 숙영민속식당(찰보리밥정식): 경주시 계림로, 054)772-3369

주변 볼거리
경주 석굴암 석굴, 경주 원성왕릉, 경주민속공예촌, 토함산, 금장대, 경주동궁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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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