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 든’ 한국당 비대위 막전막후
‘백기 든’ 한국당 비대위 막전막후
  • 최현목 기자
  • 승인 2018.12.03 10:56
  • 호수 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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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욕받이’로 끝나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우려가 현실이 됐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계파의 등쌀에 밀려 사실상 백기를 든 모습이다. 태생적 한계가 있는 비대위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 비대위가 세워질 무렵 정치권의 중론이었다.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한국당 비대위가 당원권이 정지된 현역 국회의원들을 구제키로 결정했다. 시기는 이번달 중순에 열릴 원내대표 선거 직후가 유력하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당원권 정지를)전부 풀게 될 경우 자칫 (형평성)시비를 불러올 여지가 있어 기왕 늦어진 것, 원내대표 선거 이후에 당원권 정지를 푸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선거 이후…

당원권 이슈는 원내대표 선거를 앞둔 한국당의 최대 난제다. 현재 당원권이 정지된 현역 의원은 총 9명으로 권성동·김재원·엄용수·염동열·원유철·이현재·홍문종 의원과 이미 구속된 이우현·최경환이 그들이다. 이들 모두 검찰에 기소돼 재판을 앞두거나 진행 중인 상태다.

9명 중 7명이 친박계로 계파 간 형평성 문제가 거론되는 이유다.

현행 한국당 윤리위 규정 22조는 ▲강력범죄 ▲성범죄, 사기, 공갈, 횡령·배임, 음주운전 등 파렴치 범죄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공여 및 수수, 직권남용 등 부정부패 범죄 혐의로 기소될 경우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복당파 비박(비 박근혜)계인 이군현·홍일표·황영철 의원 등은 재판을 받고 있음에도 바른정당 시절 기소가 이뤄졌기 때문에 당원권 정지라는 당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당협위원장을 맡지 못할 뿐 아니라 당내 선거 투표권이 박탈된다. 원내대표 선거와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서 당협위원장 및 투표권 정지는 선거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실제 지난 원내대표 선거서 김성태 의원은 상대 후보를 단 1표 차로 제치고 당선된 바 있다.

이에 친박(친 박근혜)계는 형평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며 당원권 회복을 주장하고 있다. 1표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원내대표 선거서 친박계 의원 7명의 선거권이 회복되면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기준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현재 당원권이 정지된 의원들을 사면하거나 복당으로 예외가 적용된 의원들을 똑같이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형평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법적 조치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친박계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도 기소에 따른 당원권 정지 규정을 친박계와 비박계에 동시 적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준 비대위는 당원권 정지 규정이 포함된 당헌·당규를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기자들과 만난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지금과 같은 당규가 되면 당원권 정지에 대한 결정을 검찰이 하게 된다”며 “검찰이 결정한다는 것은 야당 입장에서는 무리”라고 거들었다.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된다는 현 당규를 손보지 않으면 향후 당원권이 검찰의 수사 방향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자당 의원들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를 때마다 정권의 ‘야당 탄압’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그림은 당헌·당규 개정으로 당원권 기준을 완화해 기존 당원권 정지 의원들에게 소급 적용하는 것이다.

원대 선거 후 당원권 회복 예고
실권 잃고 유명무실 가능성 높아

한국당 당헌·당규개정위원회는 12월 첫 주를 시작으로 약 한 달 동안 활동을 이어간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12월 첫째 주 월요일 당헌·당규개정위를 소집해서 약 한 달간 활동한 후 비대위에 보고하고 전국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이라며 “당원권 정지는 윤리위원회서 다각도로 검토 중이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상황으로, 원내대표 선거나 당내 문제에 불필요한 오해를 가급적 피하고자 당헌·당규 개정과 묶어서 처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당헌·당규 개정안은 전국위 의결 등을 거쳐 확정된다. 전국위를 소집하는 시점은 12월 말에서 내년 1월 초로 예상된다. 2월 전당대회(이하 전대) 이전에 당원권 회복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든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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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자유한국당이 당권권 정지 중인 현역 의원들의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는 가운데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구제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병준 비대위가 원내대표 선거 이후 당헌·당규 개정을 예고하면서 당원권 이슈가 원내대표 선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아졌다. 다만 선거 이후 당원권을 회복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해당 이슈가 당 대표를 뽑는 전대 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박계 일각에서는 김병준 비대위가 사실상 친박계에 백기를 든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1인 1표 행사)하는 현 단일지도체제와 동시 선출(1인 2표)하는 집단지도체제 중 무엇을 전대 경선룰로 할지도 문제다. 당 대표 당선 가능성이 큰 유력 후보들은 강한 당권을 행사할 수 있는 현 체제를 선호하는 반면, 당내 중진 의원들은 집단지도체제로의 회귀를 주장하고 있다. 이 또한 차기 원내대표가 결정할 문제다.

당의 모습은?

‘공천권’이 없는 비대위의 태생적 한계라는 평이다. 김병준 비대위가 출범할 때쯤 정치권은 비대위가 한국당을 혁신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천권이 없으면 현역 의원에 대한 인적쇄신이 요원하고, 결국 계파 논리에 비대위가 끌려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원내대표는 당원권 회복 여부를 판가름하고 전대 룰을 결정한다. 새로운 원내대표에게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원내대표 선거 이후 ‘껍데기’ 비대위로 전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2월 전대가 열리기 전까지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샌드백’ 비대위 실태

계파와 상관없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친박·비박 가리지 않고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다. 두 계파 모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비대위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친박계 중진은 “의원들의 건설적인 의견 개진을 계파의 목소리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비대위를 압박했다. 

정진석 의원은 비대위를 향해 이런저런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비박계 중진 역시 당의 인적쇄신 작업에 공정성을 기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가 정확한 정보와 데이터 없이 당협위원장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는 질책도 나왔다. 원내대표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비대위가 점차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