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KLPGA의 기싸움 '속사정'
LPGA-KLPGA의 기싸움 '속사정'
  • 자료제공: <월간골프>
  • 승인 2018.11.19 10:37
  • 호수 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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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골퍼들 불러들이나

박세리 이후 미LPGA를 움직이는 톱랭커들 대부분은 한국 선수이거나 한국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성현이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고 고진영이 올 시즌 신인상을 수상하며 4년 연속 한국 선수가 신인상을 수상할 만큼 세계 무대에서의 한국 선수들의 위상은 높다.
 

LPGA 대회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열어왔던 하나금융그룹이 올해를 끝으로 대회를 개최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아시안 LPGA를 열기로 하는 등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지난달 15일 아시아 각국과 연계한 ‘아시안 LPGA 시리즈(가칭)’를 출범시킨다고 발표했다. 

부활

동시에 5년 만에 대만 원정대회도 부활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열어왔던 하나금융그룹은 계약만료가 되는 올해를 끝으로 내년 개최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 대회를 KLPGA투어로 옮기기로 확정하면서 내년 10월 하나금융그룹 코리아오픈(가칭)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KLPGA는 “한국을 필두로 아시아 각국 협회가 주축이 되는 아시안 LPGA 시리즈를 내년 출범시킨다. 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기존 대회와 신설 대회를 엮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아시아 LPGA 선수상과 같은 특전도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LPGA는 현재 베트남과 브루나이에서 정규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아시안 LPGA 시리즈를 위해 대만 원정 대회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이에 대만골프협회(CTGA)와 협약을 맺고 타이안 위민스 오픈 개최를 확정지었다. 2013년 12월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즈를 공동개최했던 KLPGA와 CTGA는 5년 만인 내년 1월 총상금 80만달러(약 9억원) 규모로 대만 신의 골프클럽에서 초대 대회를 연다. KLPGA는 아시안 시리즈에 편입되는 대회를 내년까지 추가로 확보해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KLPGA 관계자는 “현재 2개 대회가 확정된 아시안 LPGA 시리즈 대회를 최대 7개까지 늘려 시리즈 규모를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8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이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달 10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컨벤션센터에서 ‘하나금융그룹 코리아오픈’(가칭) 출범을 발표할 당시 아시아 각국 프로골프협회는 아시안 시리즈를 공동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10월에는 K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등 굵직한 대회가 연이어 열릴 예정이다. 아시안 시리즈 성적이 KLPGA 투어 공식 성적에 반영되는 만큼 선수들의 참가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이 계획이 실현되면 KLPGA투어는 10월 굵직한 세 개의 대회를 연속으로 열게 된다. 현재 10월 첫째 주와 셋째 주에는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과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 펼쳐지는데, 둘째 주에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이 자리한다면 3주 연속으로 메이저급 대회가 열리는 셈이다.

미LPGA-아시안 시리즈
경쟁 가속화 불가피

한편 LPGA와 하나금융그룹이 결별하게 된 것은 지난 5월 LPGA가 ‘2019년부터 부산에서 BMW코리아가 후원하는 새 LPGA 대회를 연다’고 발표한 뒤부터 예견되었다. 하나금융은 지난 12년 동안 국내에서 꾸준히 LPGA를 후원해온 파트너에게 한마디 귀띔도 없이 새 LPGA대회를 열기로 한 것에 마음이 상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BMW코리아가 후원하는 새 LPGA 대회는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 한 주 앞서 열리도록 돼 있었다.

이에 하나금융은 아시아 여자골프 인기에 편승해 상업적 이익에만 열을 올리는 LPGA와 결별하기로 결론을 내렸고 KLPGA투어에 해외 최고선수들을 초청해 개최하는 대회를 창설하는 한편 한국, 중국, 대만 등 아시아권을 아우르는 6~10개 대회 규모의 ‘아시안 LPGA 시리즈’(가칭)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조인식에서 하나금융그룹 김정태 회장은 KLPGA 김상열 회장, KGA 허광수회장, CTGA(대만골프협회) 왕정송 회장, CLPGA(중국여자프로골프협회) 리홍 총경리 및 국내기업 스폰서사 회장단 등 귀빈이 참석하는 자리를 만들고 내용을 공유했다.

최근 세계 여자골프투어는 한국과 일본을 주축으로 중국과 태국 등 신흥 강국을 포함한 아시아권의 선수들이 선전을 거듭하며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의 중심에 있는 아시아의 엘리트 선수들은 글로벌 정책을 앞세우고 있는 미국 LPGA투어로의 진출로 편중되고 있다. LPGA는 이러한 아시아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아시아권의 대회 스폰서 영입, 방송중계권 및 라이센스 판매 수입 등으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번 ‘아시안 LPGA 시리즈’는 이러한 현상에서 탈피하고 아시아 지역 골프의 균형적인 발전의 필요성에서 비롯됐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미 지난 6월에 한국남자프로골프대회인 ‘KEB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을 시작하며 한국이 중심이 돼 아시아와 교류를 넓히고자 하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에 따라 미국 LPGA와의 재계약 대신, KLPGA투어와 함께 대회를 만든 후 KLPGA를 중심으로 중국, 대만, 일본, 베트남 및 브루나이 등의 국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의 김정태 회장은 “아시아 골프의 새로운 기류를 함께 만들어 나가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고, 아시아 골프가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골프팬들 즐길거리
선수 활약무대 증가

이로 인해 미LPGA 투어와 아시안 시리즈 간 경쟁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LPGA는 내년 10월 부산에서 ‘LPGA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가칭)을 새로 출범하기로 했다. 이 기간 KLPGA투어 대회 일정과 겹칠 것으로 보여 참가 선수 확보가 두 투어 간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LPGA와 KLPGA는 지난달 4일 UL인터내셔널크라운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을 각각 국내에서 개최하면서 치열한 자존심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확정된 아시아 LPGA 시리즈는 현재 2개지만 앞으로 6~10개의 규모로 구상하고 있으며 ‘하나금융그룹 코리아오픈’이 최종전의 역할을 겸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그룹 스포츠마케팅팀 박폴 팀장은 “앞으로 진행될 하나금융그룹 코리아오픈은 롤렉스랭킹 상위 선수와 JLPGA, CLPGA, CTGA 그리고 LPGA 상위 선수를 모두 포함하는 말 그대로의 오픈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의 구상은 자국투어인 KLPGA선수를 주축으로 하고, 롤렉스 랭킹기준 상위권 선수들과 LPGA상위권 초청을 유지하면서 대회요강은 범아시아권 협회들과 협의해 문호 개방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바지

한국 여자골퍼들의 세계적인 위상을 생각하면 이번 아시안 시리즈 출범처럼 KLPGA가 주축이 되어 세계 여자 골프의 균형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 가속화되는 것은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