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달항아리 작가’ 최영욱

균열에 담긴 우리네 인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소울아트스페이스서 개관 13주년을 맞아 최영욱 작가의 개인전을 연다. 소울아트스페이스와 최영욱은 2013년 개인전을 인연으로 5년여 동안 이어진 관계.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카르마(Karma)’ 연작을 비롯, 최영욱의 신작 20여점을 갤러리 전관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 ▲최영욱, Karma 20184-48, 2018, Mixed media on canvas, 65x400cm

소울아트스페이스는 2005년 개관 이래 중견작가들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가능성 있는 국내 작가들을 발굴·지원하며 부산을 대표하는 갤러리로 성장했다. 이번 전시는 최영욱의 개인전인 동시에 소울아트스페이스의 13주년 기념전. 최영욱은 20139월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4, 2015, 2016년 소울아트스페이스서 카르마 연작을 소개해왔다.

보름달 닮아

달항아리 작가로 알려진 최영욱은 조선백자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면서 동시에 삶의 본질을 탐구했다. 달항아리는 하얀 바탕과 둥근 형태가 보름달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수동 물레로는 큰 항아리를 만들 수 없었기에 서로 다른 크기와 모양의 두 대접이 상하로 접합돼 만들어졌다. 그래서 달항아리는 어딘가 부정형으로 일그러져 있다.

이로 인해 달항아리의 둥근 선은 정형화된 원이 아니라 둥글고 넉넉한 맛을 지닌 한국미의 특질로 평가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조형성을 인정받고 있다. 최영욱은 예술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현대 미술의 다양한 장르서 소재로 등장하는 달항아리를 캔버스로 옮겨왔다.

어딘가 일그러진 항아리
둥글고 넉넉한 조형성


그의 작품 속 달항아리는 독창적인 화법으로 섬세하고 세밀하게 묘사돼있다. 최영욱은 자신만의 의미를 담아 새로운 시각으로 달항아리의 매력을 극대화시켰다.

시대를 뛰어넘어 한국적 심미감의 원형으로 역할하고 있는 달항아리를 작품화하면서 최영욱은 카르마라는 제목을 붙였다. 카르마는 미래에 나타날 사건의 원인이 되는 육체와 말 혹은 마음의 행위, 불교에서는 업보로 사용되는 단어다.

최영욱의 달항아리는 실타래처럼 엮인 관계 속에 끊임없이 순환하는 인연과 인생의 질곡, 애환, 기쁨, 슬픔을 아우르는 인간 생에 대한 상징이자 은유를 나타내고 있다. 입체 항아리를 평면의 캔버스로 옮겨오면서 환한 달처럼 드러나는 달항아리의 표면에는 세필로 무수한 빙렬이 그려졌다.
 

▲ ▲최영욱, Karma 20184-36, 2018, Mixed media on canvas, 165x150cm

빙렬은 유약을 바른 후 가마 속에서 구워내는 과정 중에 만들어지는 균열이다. 빙렬의 존재로 순백의 유약은 더욱 깊고 단단하게 균일한 표면을 이룬다. 최영욱은 도자기의 균열을 하나하나 그리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그 과정서 보편적인 삶의 모습을 발견했다.

최영욱은 달항아리 안에 일일이 그은 선은 도자기의 빙렬을 표현한 것이 아니고, 만났다 헤어지고 어딘가에서 다시 만나는 우리의 인생길(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삶은 우리가 의도한 대로만 가지 않고 어떤 운명 같은 것이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나는 그 운명을 선으로 표현했다. 선을 긋는 지루하고 긴 시간들이 나의 연을 생각하는 시간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세필로 그린 무수한 빙렬
보편적인 삶의 모습 발견

최영욱의 회화는 전체적으로 환한 백색의 화면이지만 디테일하게는 푸르거나 붉은 색점들의 결합을 발견할 수 있다. 각 작품의 배경은 미묘하게 톤의 변화를 주고, 특히 밑동 부분에 보다 진하게 남은 흔적들은 산의 실루엣과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최영욱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도공이 비슷한 자기를 깨고 다시 만들기를 반복하듯 일종의 수행과도 같다. 과슈, 아크릴, 동양화 물감, 돌가루, 젯소를 섞어 수십 번 바르고 말린 후 다시 수십서 수백 번까지 얇게 칠하고 사포질이 더해지기도 한다. 표면에 다양한 색의 얼룩과 무수한 실선을 그어 하나의 달항아리가 완성된다.

캔버스 위에 가득 찬 달항아리는 옛 선조들의 순박함을 담고 있으면서 최영욱 만의 방식에 의해 세련된 맛을 더한다. 최영욱은 달항아리를 그리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모색해왔다.
 

▲ ▲최영욱 Karma 201810-21, 2018, Mixed media on canvas, 51x46cm

대형 캔버스 속에 여러 개의 달항아리를 그려 넣나 선은 두되 얼룩을 빼버려 단순한 형태로 완성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선 기존 유백색의 달항아리를 블랙으로 입혀 명암과 얼룩을 제외하고 항아리의 형태와 빙렬만을 드러낸 과감한 시도의 작품을 선보인다.

새로운 시도

소울아트스페이스 관계자는 조금 진해지거나 흐려지는 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서로 비슷한 폭으로 연결된 빙렬들은 마치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을 보는 듯하다작품 한 점에 담은 인생의 다양한 만남과 모습, 수많은 균열의 집합은 우주와 같은 넓은 세계를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마음을 고요하게 밝힐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시는 내년 18일까지.


<jsjang@ilyosisa.co.kr>

 

[최영욱은?]

1964년 서울 출생

학력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1991)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졸업(2000)

개인전

응결일우스페이스, 서울(2018)
카르마반얀트리 호텔 갤러리, 서울(2018)
카르마대신파이낸스센터 갤러리343, 서울(2017)
달의 위로비선재, 서울(2017)
‘Wishing Upon a Moon’
소울아트스페이스, 부산(2016)
카르마비선재, 서울(2016)
카르마표갤러리, 서울(2015)
카르마전갤러리, 대구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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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