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희생활과학 '소비자안전주의보' 발령 내막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2.05.30 09: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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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터지는 스팀청소기 써야 돼? 말아야 돼?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한국소비자원이 한경희생활과학 스팀청소기에 소비자안전주의보를 내렸다. 한경희생활과학 스팀청소기에서 누전으로 인한 정전, 청소기 고장 등의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경희생활과학 측은 소비자원의 안전조치 권고를 받아들이고 무상AS에 나서면서 대책마련을 하는 모습이지만 제품의 구조적 결함에서 발생되는 문제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진정으로 여성을 이해하는 기업'을 표방하는 한경희생활과학이 오히려 주부들의 삶을 불안케 하고 있다. 한경희 스팀청소기에 대한 안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지난 24일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에 따르면 2009년부터 이달까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과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한경희생활과학의 스팀청소기 관련 위해사례는 63건, 이중 청소기 본체의 누전 사례만 41건에 달했다. 전기제품의 누전은 제품고장 뿐만 아니라 감전, 화재, 정전으로 인한 2차 피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하는 사고 중 하나다.

구조적 결함 원인인 듯

연도별로는 2009년 10건, 2010년 15건, 2011년 7건, 2012년에는 5월말까지 9건 발생했으며 이는 대부분 '저수식' 스팀청소기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사례도 다양했다. 주부 정모씨에 따르면 평소와 다름없이 스팀청소기로 바닥을 청소하던 중 갑자기 정전이 됐고 누전차단기를 올리고 다시 사용하던 중 청소기에 연기가 나면서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놀란 정씨는 코드를 뽑았지만 이미 방바닥에 불이 옮겨 붙었다. 자칫하면 큰 화재로 번질 뻔한 위험천만했던 상황이었다.

정씨는 즉시 제조사에 문의를 했지만 "무상 수리기간이 지났으니 AS를 위해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상담원의 답변만을 들을 수 있었다.


이밖에도 청소기 사용 중 정전이 돼 누전차단기를 올리고 청소를 계속하던 도중 청소기가 '펑'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하거나 차단기가 작동되면서 무인경비시스템이 함께 작동된 사례도 발생했다. 차단기가 반복적으로 내려가는 일은 다반사였다.

누전 인한 화재·폭발 사고 이어져…주부들 불안
소비자원, 제조사에 안전 권고 25일부터 무상수리

소비자원은 "저수식은 히터가 물을 가열해 증기를 배출하는 방식으로 청소용 패드를 고정하는 헤드에 히터가 들어있는 물통, 전기장치, 스팀배출구를 모두 내장한 구조"라며 "수분 유입에 의한 누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사고 원인을 분석했다. 스팀청소기의 또 다른 형태인 '순간가열식'은 물통, 전기장치가 스팀배출구와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해당 제품에 대해 소비자안전주의보를 발령하고 제조사인 한경희생활과학에 저수식 스팀청소기 무상점검 등 안전 조치를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한경희생활과학 측은 지난 25일부터 자사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게재하고 2006년 이후 제조된 HS-2000, 3000, 5000, 6000, 7000, 8000 계열 모델 약 50만대에 대해 누전 관련 안전점검 및 무상수리를 자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한경희생활과학 관계자는 "문제가 된 제품들은 모두 2008년 이전에 팔렸던 저수식 스팀청소기로 현재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본체 안에 누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코팅작업이 되는데 사용기간 동안 불순물, 찌꺼기가 발생하면서 누전이 일어날 수 있고 제품 자체의 문제보다는 충격과 같은 보관상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 그 제품들은 더는 출시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이미 저수식 스팀청소기와 관련해서는 무상으로 수거 및 교환, AS를 진행해 왔다. 회사 차원에서 누전되지 않도록 청소기에 물을 부어야 한다는 캠페인도 지속해서 하고 있다. 앞으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서 수리에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담아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2006년 1월 이후 생산된 저수식 스팀청소기 사용 소비자는 전화(02-1577-3555)나 인터넷 홈페이지(www.ihann.com)를 통해 점검 및 수리 신청을 하면 된다.


가급적 사용 자제해야

소비자원은 "스팀청소기 사용 중 누전차단기가 작동할 경우, 반드시 스팀청소기 전원 코드를 분리해야 한다"며 "누전차단기가 작동한 경우 청소기를 더 이상 사용하지 말고 즉시 제조사에 점검 및 수리를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저수식 스팀청소기 사용자는 안전점검을 받기 전까지는 가급적 사용을 자제해야 하며 특히 정전으로 인한 확대 피해 예방을 위해 야간에는 청소기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청소기 케이블이 손상되지 않도록 사용 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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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갑자기?’ 법률수석 부활 속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4·10 총선이 범야권의 승리로 끝났다. 집권여당은 참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집권 3년차인 윤석열정부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잃게 생겼다.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인생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 대통령의 다음 행보는 엇일까? 속사정이야 어떻든 숫자만 놓고 봤을 때 이견이 없는 결과가 나왔다. 범야권은 192석을 얻어 ‘반윤 거야’ 전선을 형성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을 모두 합친 수치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18석)을 포함해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완벽한 참패 식물 대통령 선거를 진두지휘한 각 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렸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도 선거를 승리로 이끈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게 됐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실제 선거를 뛴 선수보다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의회 주도권을 야당에 내준 상태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다고 해도 여당의 이탈표를 걱정해야 한다. 총선이 끝나면서 권력의 무게추가 당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미 거부권을 9차례나 사용한 이력이 민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각 당은 이번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정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 심판, 국민의힘은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은 범야권에 의석을 몰아주면서 정부 심판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에 ‘낙제점’을 준 것이다. 윤석열정부는 당장 밀어붙이고 있던 정책에 차질을 빚게 됐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이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 메시지를 통해 의료개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지만 추진력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카르텔 타파’라는 국정기조도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첫 육성 메시지를 내놨다. 총선 참패 후 엿새 만이다. 민정수석실 폐지 대선공약 민심 청취 명분 부활 예고 윤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해도 세심한 영역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정부서 추진하고 있던 개혁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등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기고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국회와의 긴밀한 협력을 말했지만 야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야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개탄스럽다”며 “오만, 독선, 불통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마이웨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총선서 확인한 민심은 국정기조 전면 전환과 민생경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주문”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정 실패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민생경제의 잘못을 인정하고 실질적 대책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총선 패배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이후 내놓을 쇄신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한 하마평이 나오는 중이다. 지난 17일에는 대통령실서 국무총리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일단 대통령실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 대응한 상태다. 3대 개혁 밀어붙인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재 비서실장 아래에 있는 공직기강비서관실과 법률비서관실을 관장할 ‘법률수석비서관실(가칭)’이 신설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민정수석이 존재할 당시 폐해로 여겨졌던 사정 기능은 제한하고 민심을 읽는 방향의 조직을 만들 것이라는 구체적인 언급도 나오고 있다. 이 과정서 사실상 민정수석실이 부활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민정수석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중 하나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앞으로 대통령실 업무서 사정, 정보 조사 기능을 철저히 배제하고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과거 사정기관을 장악한 민정수석실은 합법을 가장해 정적, 정치적 반대 세력을 통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세평 검증을 위장해 국민 신상 털기와 뒷조사를 벌여왔는데 이런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윤석열정부 출범 직전 대통령실은 2실(비서실·국가안보실)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 체제로 개편됐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윤석열정부 출범 3개월 만에 정책기획수석이 신설되면서 2실6수석 체제가 됐다. 민정수석실서 맡고 있던 공직기강 업무와 인사검증 업무는 법률비서관, 법무부 등으로 이관됐다. 특히 법무부에 공직자 검증 업무를 전담하는 인사정보관리단이 신설되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사정 기능 제한한다? 지난해 11월 윤 대통령은 정책실장을 신설하는 등 대통령실 직제를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개편 과정서 기존 수석들을 물갈이하면서 대통령실 2기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이때도 민정수석실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대통령실 쇄신안에 법률수석이 거론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민심 청취는 표면용일 뿐 결국 윤 대통령이 사정정국을 조성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민정수석실 폐지’라는 대선공약을 파기하고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야당서 예고한 특검을 방어하려는 선제적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초 민정수석실은 민심 청취 기능과 무관하게 운영됐다. 오히려 폐지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시민사회수석실이 민심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민정수석은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국정 관련 여론 수렴, 고위공직자 복무 동향 점검, 대통령 친인척 관리, 사정기관과 소통 등의 업무를 주로 했다. 하지만 역대 정부서 가장 부각됐던 기능은 국가정보원, 검찰, 경찰, 국세청, 감사원 등 5대 사정기관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실제 2000년 김대중정부서 폐지되기 전까지 이른바 ‘사직동팀’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전담했다. 사직동팀은 경찰청 형사국 조사과를 일컫는 말이다. 윤 대통령 역시 당선인 시절 대통령 인수위원회 첫 과제로 민정수석실 폐지를 밀어붙이며 “사직동팀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법률수석을 신설하더라도 사정 기능은 제한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법 대기 신임 수석 검찰 출신 될 듯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법률수석 신설은 앞으로 들이닥칠 영부인에 대한 특검 등을 방어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제 와서 법률수석비서관실을 신설한다는 것은 사법 리스크 방어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유지되면서 민주당 등 범야권은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법(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서도 채 상병 특검법 수용과 관련해 의견이 갈리는 만큼 국회 통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상태다.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은 21대 국회서 채 상병 특검법이 좌절된다고 해도 22대 국회서 재추진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채 상병의 죽음 앞에 정치권이 더는 부끄럽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서도 의지가 충분히 있고 국회서 당장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도 22대 국회 개원 전후로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은 아예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공언했다. 민주당과 개혁신당 등이 조국혁신당에 동의한다는 뜻을 보인 만큼 추진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수용 여부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어 향후 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정기관 잡고 흔드나 범야권이 다수 의석을 무기로 특검 정국을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모양새다. 법률수석을 새로 만들려는 의도가 ‘방어’로 읽히는 분위기도 윤 대통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심지어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지배력 역시 작아진 상태라는 점도 법률수석 신설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레임덕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말도 나온다. 신임 법률수석을 누가 맡게 될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 검찰 출신들로 채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