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실력자와 끈이 닿기 은근히 기다리기도
잡지 모델 일을 하며 본격적인 연예계 진출을 꿈꾸던 S양. S양은 평소 친분이 있던 A 매니지먼트 기획사 매니저인 J로부터 미스코리아 등을 관리하고 있다는 또 다른 매니저 K를 소개받았다. J는 K에 대해 자신의 기획사 계열사의 매니저라 소개했고 K는 S양에게 헤어스타일 등을 지적하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건넸다.
K는 S양에게 친구들을 함께 불러 모텔에서 회합을 가져보자 얘기를 건넸고 K가 함께 만날 친구들과 전화 통화하는 모습까지 지켜본 S양은 별다른 의심 없이 K와 함께 모텔에 들어가게 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온다던 친구들은 오지 않았고 불안한 기분이 든 S양이 집에 돌아가겠다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서려 하자 K는 갑자기 S양의 스타킹을 찢으며 폭행을 가했다. 그 와중에도 K는 자신은 절대 이상한 매니저가 아니라고 변명하며 일만 열심히 하면 연예계 성공을 보장해 주겠다는 말까지 내던졌다 한다.
S양은 또 자신이 주위에서 보고 또 당사자에게서 직접 들은 매니저들의 성상납 제의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런 마음을 품고 있는 매니저들이 늘 하는 얘기가 ‘나를 먼저 네 팬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냐’는 거죠. 그런 식으로 접근해서 아직 고등학생인 지망생들한테까지 나쁜 짓을 하는데, 아직 어린 친구들이라 제대로 말 한번 못해보고. 그런 점을 악용해서 더 심한 일을 요구해요. 저 같은 경우엔 K씨로부터 아는 사람 집이 비었는데, 거기 들어가 같이 살 생각이 없냐는 얘기까지 들었어요.”
“유력인사인 XX씨가 스폰서를 해주겠다고 하니 한번 만나봐라. 아직 30대인데도 외제차 몰고 집안도 좋고 잘 나가는 사람이다. 너 맘에 든다고 하니 한번 나가봐라. 이런 식의 얘기를 들으면 그건 거의 성상납 요구와 마찬가지에요. 또 ‘윗사람’한테 잘 보이면 캐스팅에 도움이 되니 잘 좀 해보라는 얘기도 듣는데, 이런 경우에도 조심해야 돼요.”
아직도 연예계에 미련이 있느냐고 묻자 S양은 “이번 일을 계기로 회의를 느꼈다. 또 그런 매니저를 만날까 두렵고 배경 좋고 돈 많지 않은 한 이 바닥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말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S양은 또 “그런 일(성상납)을 한번 참아내면 그런 사고방식에 빠져들게 되고, 한번 빠지면 절대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성상납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제의를 처음 받았을 때 뛰쳐나와야 한다”며 후배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충고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광고 전단에 상품 모델로 출연한 경력만 있어도 연예인이라고 자처하는 여성들과 이제 막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신인의 경우 매매춘 행위는 더욱 더 빈번하다는 게 연예계 관계자의 증언이다.
신인탤런트들을 상대로 채홍사 노릇을 하는 사람은 매니저 혹은 선배 연기자들. 한두 명의 신인연예인을 둔 영세 매니지먼트 회사의 일부 매니저들은 ‘스폰서를 구한다’는 명분 아래 소속 연예인을 ‘불나비’로 둔갑시킨다. 또 일부 선배 연기자들은 “너 이 바닥에서 크려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하라”며 매춘을 부추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일부이긴 하지만 신데렐라를 꿈꾸는 몇몇 신인은 방송출연을 몸값 올리기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며 “모 드라마 PD는 재계 실력자가 벌이는 룸살롱 술 파티에 자사에서 뽑은 공채 신인탤런트들을 몽땅 불러 소개하기도 한다”고 전언했다. 마음에 드는 신인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지는 셈이다.
그날 그 자리에서 ‘간택’된 신인은 광고 출연과 드라마 출연 등이 빈번해지는 등 앞길을 보장받는다고. 매매춘을 통해 불공정 거래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일부 신인들은 재계 실력자와 끈이 닿기를 은근히 기다리기도 한다. 하지만 끈이 닿았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마음에 안 든다”며 소개받은 신인을 ‘거부’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한 신인연기자는 “매니저의 노력 끝에 유명한 재벌과 어렵게 만났다. 그러나 그 사람은 내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