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의 모든 것 들춰 보니

대낮에도 싼값에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추고…

유흥문화는 다양한 층위를 가지고 있다. 이른바 ‘선술집’이 있는가 하면 포장마차도 있고 호프집도 있으며 소주방도 있다. 각자가 가진 경제력에 따라 그리고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어느 곳을 택할지는 각자가 정할 뿐이다. 이 가운데에서 가장 비싸고 고급스러운 유흥문화의 형태는 다름 아닌 룸살롱. 룸살롱을 많이 가 본 일부 남성들의 경우 그 문화에 익숙하고 또한 그 시스템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거나 혹은 경제력이 되지 않는 경우 그리고 여자들은 룸살롱 문화 자체가 생경한 경우가 많다. 강남 두바이 룸살롱에서 일하고 있는 이영민 상무의 협조를 받아 이른바 ‘룸살롱의 모든 것’을 집중 분석했다.


사실 룸살롱은 직접 가보지 않으면 실제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 같은 룸살롱이라고 해도 또 그 내부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문화도 천차만별인 경우가 많다.
룸살롱을 크게 구분하자면 ‘전통적인 룸살롱’, ‘북창동식 룸살롱’, ‘텐프로 룸살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그 운영 형태에 따라 ‘대낮 룸살롱’ 등으로도 새롭게 가지치기를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형태에 있어서 유일하게 공통적인 것이 있으니 바로 그것은 술과 여자라는 두 가지 축이다.
기본적으로 양주를 시켜야 하고 자신이 원하는 여성을 초이스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그 어떤 룸살롱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물론 일부 초이스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때는 담당자와 친분이 매우 깊은 때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 ‘지명 아가씨’를 제외하고는 그리 많지 않아도 할 수 있다.

룸살롱·북창동식·텐프로·대낮 룸살롱 등 각양각색
천차만별 룸살롱도 알고 보면 공통 축은 ‘술’과 ‘여자’

이 중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은 다름 아닌 북창동식 룸살롱이다. 이곳은 일명 ‘하드코어 룸살롱’으로 불리기도 했다. 룸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이 소프트하지 않아서(?) 생긴 이름이다.
북창동식 룸살롱은 그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당연히 북창동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다. 그런데 이곳이 인기를 끌면서 강남에서 북창동식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룸살롱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기 시작했고 따라서 ‘북창동 룸살롱’은 이제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어버렸다. 특히 이런 시스템은 지방에까지 퍼지고 있으니 그 위력을 실감할 정도다.
북창동 룸살롱의 가장 큰 특징은 ‘인사’와 ‘전투’라는 것이 있는 점이다. ‘인사’란 것은 아가씨들이 초이스가 된 뒤 입장을 하고 손님들에게 말 그대로 인사를 하는 개념이다. 그녀들은 옷을 벗어던지고 ‘계곡주’라고 하는 술을 만든다.
자신의 유방 사이에 있는 ‘계곡’과 유두를 타고 술을 흘려보내기 시작하면 그것이 여자의 성기 부위에서 다시 모여고 그것을 컵으로 받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손님에게 ‘첫잔’으로 올리는 것. 그런데 손님에게 잔을 건네는 차원이 아니라 나체가 된 그녀가 자리에 앉아있는 손님에게 다가가 섹시하고 요염한 포즈를 취해 준다는 것이다.

물론 이때에는 상당히 스피디하고 경쾌한 음악이 배경으로 깔리고 남성들은 그 술을 한 잔 마신 뒤 안주로 그녀의 유두를 살짝 애무할 수 있다. 이렇게 인사가 끝나고 나면 이제 본격적인 술자리가 시작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때 이미 남성과 여성은 거의 팬티만 남겨둔 채 옷을 다 벗어버린 상태라는 얘기다. 이렇게 남녀는 질펀하게 한 시간 가량을 보내게 되고 이제 남은 것은 ‘전투’라고 하는 최종적인 단계다.
이 전투의 시작을 알리는 것은 다름 아닌 웨이터가 종이컵에 담아 가지고 들어오는 가그린. 각각의 종이컵에 담겨진 가그린은 여성의 입을 보호하는 청결제일 뿐만 아니라 남성의 성기를 자극하는 자극제이기도 하다. 맨솔과 비슷한 ‘화~’하는 느낌이 한층 느낌을 강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이때 손님들은 넓은 좌석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각각 눕게 되고 조명은 거의 꺼지는 상태가 되는 것.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여성은 오럴 서비스를 통해 남성이 사정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대략 길게는 5분 정도까지 가지만 이미 상당한 자극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 빨리 끝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전투가 끝나면 북창동식 룸살롱의 거의 모든 서비스가 끝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1회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손님들도 있고 또 기존의 룸살롱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무제한 전투’를 표방하는 업소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 술자리 내에서 한 번만 전투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원하면 계속해서 사정을 하게 하는 것. 물론 많아야 두 번 이상의 사정을 하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지만 어쨌든 손님의 입장에서는 ‘플러스 알파’의 서비스를 받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드코어적인 유흥업소의 대명사인 북창동식 룸살롱과 함께 남성들에게 각광받는 최상위급(?)의 룸살롱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이 바로 ‘텐프로 룸살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은 이른바 ‘상위 10% 이상의 외모를 가진 여성만 모여있는 룸살롱’이라는 의미다. 그만큼 고급스러운 ‘수질’로 승부하겠다는 신념을 가진 곳이 바로 이런 텐프로 룸살롱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곳은 북창동과는 그 문화가 판이하게 다르다.
일단 이곳에서는 인사도 없고 전투도 없다. 초이스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지명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나름대로의 ‘품격’이 있기 때문에 신체접촉도 ‘매우’ 가벼운 편에 속한다. 옷을 벗는 것은 오히려 이상한 행동이며 텐프로에서는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이른바 고수들은 이곳에서도 북창동 못지않은 수위로 확실하게 즐기기도 하지만 대개의 손님들은 점잖게 술을 마시며 대화를 하고 나가요 걸들은 그에 따라 술을 따르거나 안주를 먹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술값은 북창동의 3~4배를 훌쩍 넘어선다. 따라서 일부 남성들은 ‘만지지도 못하고 인사와 전투도 없으면서 엄청나게 비싼 텐프로를 뭐하러 가느냐’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래도 텐프로에 손님들이 모이는 이유는 명확하다. 상위 텐프로라는 외모와 수질 때문이다.
따라서 이곳에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친구들과 놀러 가는 것보다는 상당한 수준의 비즈니스 때문에 가거나 혹은 돈이 남아 주체할 수 없는 정도의 남성들이 ‘정체성의 차별화’라는 수준에서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텐프로의 경우 또 다른 매력이 하나 있으니 바로 2차라고 하는 성매매다. 사실 북창동에선 이미 룸 내부에서 사정까지 모두 끝내기 때문에 특별히 2차를 갈 이유 자체가 없어지고 이곳에 있는 여성들 역시 별로 2차를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텐프로의 경우 상당한 수준의 외모를 지닌 여성과 밤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으로 작용한다. 물론 가격 역시 상당히 비싼 수준. 물론 일부 텐프로의 경우 아예 2차가 없다는 것을 공식화하기는 하지만 은밀하게 내부 거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룸살롱’은 어떤 의미에서 이런 룸살롱과 텐프로를 섞어놓은 듯하기도 하다. 물론 이곳에서도 인사와 전투는 없지만 그렇다고 텐프로처럼 아주 가벼운 터치만 하는 것만은 아니다. 나름대로 아가씨를 ‘만질 수 있는’ 손님의 재량이 허락되고 좀 더 진한 스킨십도 충분히 가능하다.
수질은 텐프로보다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곳 역시 북창동과는 다르게 2차가 있기 때문에 손님들로서는 나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가격은 텐프로보다 저렴하다.
이곳에 가는 손님들은 북창동식의 난잡함을 싫어하면서도 그렇다고 텐프로급의 비싼 가격과 터치도 하지 못하는 문화를 별로 즐기지 않는 손님들이 많다. 그냥 적당하고 젊잖게 즐기고 싶지만 그렇다고 텐프로에 가기 싫은 사람들이 주요 손님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세 가지 형태의 룸살롱과 더불어 최근의 경기 불황 때문에 새롭게 생겨난 곳이 ‘대낮 룸살롱’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는 룸살롱의 형태에 대한 구분이라기보다는 영업방식에 따른 구분이라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
대부분 북창동식 룸살롱에서 이 같은 형태의 대낮 룸살롱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이는 조금 이른 시간의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것. 보통 오후 5시 이후부터 7시 이전에 오는 손님들에게는 기존에는 생각도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한다.

1인당 대략 15만원을 전후해서 서비스를 하다 보니 대딸방보다 조금 비싸고 심지어 안마 시술소보다 싼 가격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오후 4시부터 7시 사이다 보니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근무를 하다 갈 수는 없겠지만 자영업자나 직장인들의 휴가, 대학생 등이 자주 이곳에 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런 룸살롱에는 이른바 ‘중독 증상’을 나타내는 사람들도 있다. 비록 가진 돈은 별로 없지만 외상까지 해가면서 룸살롱을 들락거리는 경우다.
어쨌든 룸살롱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비싼 유흥문화라는 점에서 때로는 가정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과도한 지출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접대’가 있고 ‘유흥 문화’가 존재하는 한 룸살롱은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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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