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가 ‘도풍’에 떨고 있다. 유명 프로야구 선수들의 ‘인터넷 도박 파문’이 연예계로 확산될 조짐이다. 지난 8일 A 매체는 검찰이 일명 ‘텐프로’라 불리는 유흥업소 종업원인 30대 후반 B씨를 조사한 결과 B씨의 업소에 드나드는 연예계 스타들이 인터넷 도박을 하게 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B씨의 단골 중 몇몇 연예인이 B씨의 알선으로 인터넷 도박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 같은 날 C 매체는 아이돌 출신 가수와 인기 탤런트 등 유명 연예인들이 해외원정 도박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MC 강병규가 불법으로 인터넷 ‘바카라’를 즐긴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유명 프로야구 선수가 대거 포함된 불법 인터넷 도박단이 적발된 데 이어 인기 연예인들의 원정도박이 드러나 또다시 큰 파장이 예고된다.
A 매체는 지난 8일 “검찰이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이 인터넷을 통해 도박했다는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12월 초 서울 강남의 일명 ‘텐프로’라 불리는 유흥업소 종업원인 30대 후반 B씨를 조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며 “B씨는 스포츠스타 및 연예 스타와 두터운 인맥을 확보하고 있는 이름난 ‘술집 마담’으로 자신의 업소에 드나드는 몇몇 프로야구 선수들과 연예계 스타들이 인터넷 도박을 하게 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박 알선 혐의 조사…단골 연예인들 연루될까 ‘덜덜덜’
유명연예인 S, H, L…상습 마카오 원정 거액탕진 적발
유명가수 A 해외 원정도박 ‘깡통’…여친 B 홀로 귀국
“도박은 마약처럼 한번 손대면 쉽게 떨쳐버릴 수 없어”
A 매체는 이어 “한 연예계 관계자는 ‘지난주 B씨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B씨의 단골 중 몇몇 연예인이 B씨의 알선으로 인터넷 도박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그 때문에 몇몇 연예인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다는 소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A 매체는 또 “일각에서는 B씨가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과 연예인들이 인터넷 도박을 접하게 된 데 ‘몸통 역할’을 했다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다. 검찰은 B씨가 인터넷 도박이 벌어지는 데 얼마나 중추적인 역할을 했는지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B씨가 인터넷 도박 사건에 관련이 있을 경우 그의 업소에 단골처럼 드나드는 연예인들이 의혹의 눈초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B씨가 이번 혐의와 관련해 조만간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어서 어떤 말을 털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예인 L, S 거액 탕진했을 것
유력 기업 자제도 도박 즐겼다”
같은 날 C 매체는 “유명연예인이 포함된 해외원정 도박단의 존재가 새로 밝혀져 파문이 일 전망이다”라고 보도했다.
C 매체는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김주선 부장검사·이하 마조부)는 7일 마카오 등 해외로 원정도박을 떠나 수억원의 돈을 탕진한 상습도박꾼들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있는 원정도박 혐의자 중에는 가수 S와 과거 큰 인기를 얻었던 중견 탤런트 H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가수 겸 탤런트 L도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C 매체는 이어 “마조부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이들은 강원랜드 도박장에서도 VIP로 통할 정도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며 ‘강병규가 연루된 인터넷 바카라 도박 수사와 더불어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이들 역시 불법으로 인터넷 도박을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C 매체는 연예 관계자들의 증언도 이들의 혐의를 짙게 한다고 보도했다.
C 매체는 “한 연예 관계자는 ‘S는 절친한 사이인 L과 함께 해외원정 도박을 즐겨왔다. 액수로만 따지면 L 역시 S 못지않은 거액을 탕진했을 것이다’라며 ‘S, L 외에도 유력 기업의 자제 역시 함께 도박을 즐긴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해외원정 도박에 대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 수사가 S의 주변인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예인이 연루된 도박 사건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 대표적으로 개그맨 황기순과 주병진, 가수 신정환 등이 꼽힌다. 지난 1997년 코미디언 출신 장고웅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습적으로 도박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코미디언 황기순은 1997년 필리핀에서 도박에 빠져들어 재산을 탕진하고 2년간 검찰 수배를 피해 현지에서 불법체류자로 생활했지만 2년 후 자진 귀국해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닥치는 대로 일을 해서 5년 만에 4억원의 빚을 다갚고 재기에 성공해 또 다른 화제를 낳았다. 현재 그는 각종 방송 프로그램과 행사 등을 통해 도박의 폐해를 강조하고 있다.
황기순·주병진·신정환 등 연루
‘거액 도박설’ 연예인 많아
그런가 하면 개그맨 출신 사업가 주병진은 2001년 5월부터 11월 사이에 필리핀, 사이판 등에서 8차례에 걸쳐 약 14억원의 상습 해외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2004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주름잡고 있는 가수 출신 MC 신정환은 2005년 국내 불법카지노에서 도박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된 바 있다.
이외에도 거액 도박설로 꼬리를 달고 다니는 주인공들이 꽤 많다. 가수 K, 개그맨 K와 J 등은 요즘도 틈만나면 강원도 정선 카지노를 드나든다고 한다.
유명 가수 A는 지난 2007년 3월 해외원정 도박으로 수억원을 날려 현지에서 여권을 압수당했다가 돌려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동행했던 여자친구 연예인 B와 큰 싸움을 벌인 끝에 따로따로 귀국해 두 사람이 헤어지기도 했다.
가수 A는 2007년 3월 초 필리핀의 한 유명 휴양지로 여자친구인 B와 함께 몰래 여행을 떠났다. 연예계 비공식 커플로 알려진 두 사람은 여러 차례 열애설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친한 관계’라고 부인해 왔다.
소속사 몰래 떠난 두 사람은 현지에서 A가 현지 카지노에서 수억원의 돈을 날리는 바람에 두 사람의 밀월여행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또 A가 필리핀 현지 브로커에게 돈을 빌려 도박빚을 졌고, 이 과정에서 여권을 압수당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는 A와 다툼을 벌였고 B는 혼자 귀국을 했다.
A는 국내 지인에게 연락을 취해 가까스로 돈을 갚고 여권을 되찾은 뒤 귀국했지만 이 소문은 여의도 방송가를 강타했다. B는 A의 도박 때문에 적잖은 속앓이를 해 왔다고 한다.
도박에 손을 댄 적이 있었다는 연예계 한 관계자는 “눈으로 보지 않는 이상 소문으로 들리는 얘기까지 말할 수는 없겠지만 도박에 손을 대 한두 번 돈을 잃고 딴 전례만 있어도 낙인이 찍히게 돼 있다”며 “도박이란 게 마약처럼 한번 손을 대면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속성이 있어서 ‘과거엔 몰라도 지금은 완전히 손을 털었다’고 다짐을 해도 잘 믿어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반인에 비해 연예인들이 도박에 잘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연예인의 빈번한 해외여행의 기회 때문이다. 그들은 현지 촬영, 혹은 휴식이나 쇼핑을 목적으로 외국에 나갈 일이 많다. 비교적 도박이 놀이로 정착되어 있는 외국 관광지에서 호기심으로 시작하다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또 연예인을 미끼로 사람들을 모으려는 카지노의 노골적인 유혹도 만만치 않다. 소문을 내려는 의도로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을 이용해 처음엔 돈을 딸 수 있게 일부러 조작해 놓는다는 것.
두 번째는 쉽게 번 돈으로 쉽게 쓰는 한탕주의. 세 번째는 연예활동에 대한 스트레스 해소가 그 이유다.
일면에서는 또 손지창, 오연수 부부의 ‘라스베가스 대박 사건’ 이후로 그쪽으로 연예인들의 관심이 부쩍 쏠리는 경향이 생겼다고 분석한다. 손지창 부부는 여행 중 무려 948만 달러의 잭팟을 터뜨렸다. 질투 반 부러움 반을 느낀 일부 연예인들이 해외여행에서 똑같은 행운을 노렸다가 적지 않은 돈을 카지노에서 날렸단다.
빈번한 해외여행·한탕주의
스트레스 해소가 중독까지
도박의 늪에 빠졌던 한 연예인 “도박에 한번 재미를 느끼면 일상생활에 돌아와도 일이 손에 안 잡힌다. 한번 운이 좋으면 출연료의 몇 배를 그 자리에서 벌 수 있다는 생각에 자꾸 도박 생각이 간절해진다. 돈을 잃으면 잃을수록 또 도박으로 만회하려는 드는 사람의 심리도 그만둘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라며 “도박에서 헤어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자신의 의지에 달려있다. 주위에서 아무리 깨닫도록 애써도 소용없는 일이다. 스스로 말로까지 가보고 깨닫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