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손이 움직이고 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서 최대 화두로 떠오른 말이다. 이른바 ‘친박’ 진영 안팎에서는 박 전 대표를 움직이는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이 있다고 한다. K의원, Y·K씨가 박 전 대표를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물밑활동도 강화하고 있을 정도다. 이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친박 전열 재정비. 이와 같은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월박’, ‘복박’ 등으로 계파 성향이 무너진 만큼 이를 재정비하기 위해 이들이 여권 의원들의 성향을 파악했던 것. 이는 세 확장을 비롯해 친이계와의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전초전’이라는 게 친박계 한 관계자의 귀띔이다. 박 전 대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핵심 3인방의 행보를 추적해봤다.
박근혜 전 대표를 움직이는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정치권이 또 다시 요동칠 태세다. 벌써부터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박-친이’간의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예고하기도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의 화해모드는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핵심 실세 3인방으로 불리는 이들은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먹구름이 끼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물밑활동을 감행하고 있다.
친박계 고위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조용한 행보를 거듭하는 있는 반면, 보이지 않는 핵심 인사들이 움직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움직일 경우 친이계 인사로부터 역풍을 맞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라며 “이를 감안해 박 전 대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은 핵심 실세 3인방인 K의원, Y·K씨가 친박계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박근혜 ‘역할론’ 무용지물
MB ‘자충수’ 두지 않을 듯
실제 핵심 실세 3인방 중 하나인 K의원은 친박계 좌장으로서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또 K씨는 한나라당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중요역할을 맡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반면 Y씨는 전략기획통으로 유명하다. 한때 이명박 캠프에서 공식 직함을 갖고 있었지만 활동은 하지 않았다. 대신 이 후보와 독대해 선거전반에 대해 조언을 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대통령이 Y씨의 조언을 묵살하고 있다는 말들이 회자되면서 이들의 관계는 ‘산산조각 났다’는 후문이다. 그런 그가 최근 대외적으로 박 전 대표를 높이 평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박 전 대표를 움직이는 핵심실세로 자리매김했다. 또 일각에서는 Y씨는 애초부터 박 전 대표 측 핵심인물이었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들의 행보는 어떠할까. 이들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의 화합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이미 계산하고 물밑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는 게 친박계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 친박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 경우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에게 모든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주요 요직에 중용되면서 이 대통령의 입지는 큰 상처를 받을 공산이 크다고 한다. 이는 이 대통령이 ‘자충수’를 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반응이다.
따라서 친이계 내부에서 부는 ‘박근혜 역할론’은 무용론에 그칠 뿐 아니라 박 전 대표가 국무총리 등에 내정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상 2인자를 두지 않을 뿐 아니라 박 전 대표를 전략적 동반자로 보지 않고 있다는 게 친박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청와대의 최근 발언이 이를 대변한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 역할론에 대해) 참고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한 만큼, 이들의 관계회복은 힘들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핵심 3인방 주도
친박계, 세 확장 중
이 대통령의 인사 기용 스타일도 한몫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이 대통령은 철저하게 자기 사람을 심으며 국정운영을 해 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 주변에서 “인물이 없다”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을 정도로 ‘코드인사’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재오 전 의원의 행보에도 신경이 쓰인다. 이 전 의원이 복귀는 친이-친박 간의 전쟁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 대통령이 이 전 의원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여, 사실상 박 전 대표의 입지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숨은 실세 3인방은 친이계와 대립각을 세우기에 분주한 모양새다.
그 일환으로 친박계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복박’, ‘월박’ 등을 한 인사들이 대거 늘어나고 있다는 말이 여의도 정가를 중심으로 파다하게 퍼지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거나 ‘뒤죽박죽’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A의원이 친이, 친박, 중립인지를 알 수 없다”고 말할 정도다. 이 때문에 K의원, Y·K씨가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향별 분석표(표 참조)를 직접 작성, 친이-친박 구분을 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친박계 관계자는 “‘월박’, ‘복박’을 했다는 인사들이 있다는 말들이 회자되면서 친박계 인사들이 누구인지 구분을 못하고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이 한나라당 의원 성향별 분석을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친이-친박 진영 인사들을 구분하지 못할 경우 궁극적인 목표인 세 확장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친이-친박 진영 인사들의 성향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이유는 친박계 전열 재정비를 통해 친이계와의 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작업”이라면서 “이는 첫 단추를 꿰매는 전초전일 뿐 아니라 세 확장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봐도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 일각에서는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이 세 확장을 위해 어떤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TK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박 전 대표가 이들의 역할로 인해 세 확산을 할 경우 당 안팎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K의원, Y·K씨는 세 확장을 위해 여-야를 넘나들며 세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남지역 인사부터 충청권 인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곳에서 ‘빅딜’을 추진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실제 핵심실세 3인방은 민주당 A인사, 충청권 B인사와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게다가 K의원은 PK지역 중심으로 허남식 부산시장까지 친박계에 가세시켜 ‘무주공산’인 PK지역을 친박계가 서서히 장악하고 있다는 것. PK지역 출신의 중립 성향 의원은 대략 15~16명 정도로 이들이 친박계에 넘어온다면 세 확장을 통해 박 전 대표의 힘은 더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친박계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이 세 확장을 위해 물신양면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숨은 실세 3인방을 신호탄으로 친박계 인사들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친박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이공계 모임이 탄생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본격적인 세 불리기 작업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 서상기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공계 모임에는 친박계 김성조·한선교·구본철 의원 등 친박계 다수가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숨은 핵심 인사 3인방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계파별 분석표에 따르면 친이계인 정의화·윤석용·박영아·조문환·배은희·손숙미·원희목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고, 중립 또는 미분류 성향에는 이애주 의원도 합류했다.
이 모임을 주도한 서 의원은 “각종 관계를 통해 인맥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파벌 형성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해, 세 확장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또 다른 친박계 관계는 “이공계는 정치적 모임단체”라고 귀띔했다. 이는 세 불리기 작업을 위한 정치적 모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박 전 대표를 움직이는 핵심 3인방은 전열 재정비를 통해 친박계 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다 친박 인사 일부도 이들과 함께 립서비스(?) 차원에서 조금씩 보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
박근혜 가만히 있어도 된다?
이 때문일까. 친박-친이 간의 대전쟁이 4월 재보궐 선거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이라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 실제 내년 상반기 경제 위기론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여, 4월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대패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에 대한 리더십 등이 총체적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박 전 대표로 ‘무게중심축’이 쏠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셈이다.
또 물밑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은 박 전 대표의 차기 대권 플랜을 성사시키겠다는 최후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자칫 정치적으로 엄청난 폭발력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조심스럽게 숨은 핵심 실세 3인방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친박계 한 관계자는 “숨은 3인방은 고도의 정치적 계산 아래 당내 장악과 차기 대권 플랜을 성사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또 친박 전열 재정비를 통해 이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세워, 박 전 대표의 입지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들의 이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박 전 대표는 별다른 행보를 취하지 않더라도 대외적으로 비쳐지는 이미지를 발판삼아 세 확장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를 움직이는 핵심 3인방의 행보가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