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50주년 기념강연서 시에 대한 예찬
“시는 자신을 낳은 시인조차 시로 만들어버린다. 나는 내가 한 편의 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예감을 지금도 갖고 있다.”
시인 고은(75)씨가 지난 2일 서울대에서 등단 50주년 기념 특별강연을 가졌다. 이날 강연회에는 청중 약 200명이 참석해 고은 시인의 등단 50주년을 축하했다
‘처음으로 만난 시50년 나의 삶’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고은 시인은 시를 ‘생명의 본성이 불러온 우주의 울음’이라고 정의하며 시의 생명력과 존재의 신비로움을 예찬했다.
고은 시인은 “영원한 자유를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시”라며 “고려 시대 시인이었던 정지상이 귀신과 함께 시를 쓴다고 말했듯 시는 절대로 혼자 쓰는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중학교 1학년에 올라가서야 이육사의 ‘광야’를 만날 수 있었다”며 광야를 처음 읽었던 기억에 대해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선물해준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고은 시인은 1933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다. 1958년 조지훈 등의 천거로 <현대시>에 ‘폐결핵’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대표작으로 ‘문의마을에 가서’, ‘만인보’ 등의 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