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수 노란 ‘종편 꿈’ 꾸다 몰매 맞는 MB 신세

‘최대걸작’이라더니 ‘애물단지’가 따로 없소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MB정부의 최대걸작인 ‘종편’이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꼼수와 의혹의 산실인 MB정부는 여론 편중을 위해 종편 출산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종편은 0%대의 경이적인 시청률로 정부의 노란싹수를 종식시키는 분위기다. 여기에 MB정부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나꼼수> <뉴스타파> 등 대안언론이 날선 권력 감시로 종편을 넘어서며 뒤통수까지 얻어맞는 양상이다. 번지수 한참 잘못 찾은 MB정부의 언론장악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말 많고 탈 많은’ 종편의 화려한 개막…0% 굴욕
번지수 잘못 찾고 여론 ‘편중’ 노리다 여론 ‘뭇매’

지난해 12월1일 ‘말 많고 탈 많은’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화려하게 출범했다. 종편은 대상 선정에서 개국까지 특혜 남발로 얼룩져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열린 종편은 ‘속 빈 강정’ 그 자체였다. 개막 이후 지금까지 일관되게 유지한 0%대의 시청률 기록은 경이로울 정도다.

MB정부의 역작이던 종편은 이제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할 처지다. 게다가 종편을 능가하는 ‘대안언론’들이 속속 등장하며 MB정부의 계산이 어긋나는 양상이다.

MB의 ‘아군’ 생산
종편 출산에 매진

정부는 지난 2009년 거센 국민적 반대를 무릅쓰고 미디어법을 날치기 시키며 종편의 단초를 마련했다. ‘미디어산업의 활성화’라는 표면적인 이유를 내세웠다. 미디어 전문가들은 “모두 다 죽는 길”이라고 경고했음에도 MB정부는 뚝심을 발휘하며 종편을 밀어붙였다.

심지어 현 방송광고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한꺼번에 4개나 허가했다. 조선?중앙?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친정부?보수성향의 언론사가 그 대상으로 선정됐다. 막강한 정부의 지원과 비호 아래 지난해 12월 종편이 탄생했다.


꼼수와 반칙, 특혜가 난무했던 종편을 두고 비판 여론이 가열됐다. 방송장악에 이어 정권과 보조를 맞춘 보수신문들의 방송진출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정계 안팎에서는 MB정권이 여론 편중을 위해 친정부 성향으로 청와대를 대변하는 방송사가 필요해 종편출산에 매진했다고 보고 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야당 때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등을 겪으며 지상파 방송에 대한 피해의식이 커졌고, 현 정권 들어서도 광우병 쇠고기 파동을 겪으며 방송의 영향력에 대한 두려움도 커졌다”고 귀띔했다. MB의 막강한 아군 생산에 종편은 최대의 과제였던 것.

종편강행 이면에는 또 총?대선을 앞둔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종편은 개국 후 잇따라 방송 실수를 연발했다. 준비가 덜 됐음을 자인한 셈이다. 그럼에도 서둘러 개국한 것은 선거 전에 개국해 여론을 장악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종편 선정 이후 케이블 방송 의무 재전송, 중간광고 및 24시간 방송 허용, 채널 안배 등 ‘사탕발림’의 특혜성 지원이 남발된 데에도 정부의 숨은 노림수가 읽힌다.

하지만 정부의 역점사업이던 종편은 결과적으로 ‘완벽한 실패’였다. 평균 3836억을 들인 종편은 출범 두 달이 지났지만 0.3~0.6%대의 이른바 ‘애국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스타급 작가와 연예인을 대거 투입해 만든 드라마조차 시청률은 0%대.

결국 조중동이 종편 때문에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일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온실 속 화초’ 종편
각박한 생존경쟁으로

종편의 앞날도 까마득하다. 든든한 방패막이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사퇴하면서다. 최 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직접 대기업 광고주를 만나 광고영업까지 거들고 나설 만큼 종편을 애지중지해왔다. 하지만 최 전 위원장의 사퇴로 종편도 더 이상의 수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제 종편은 온실 속 화초에서 각박한 생존경쟁에 나서야 할 처지가 된 것. 특히 광고주 역시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 시청률을 근거로 종편에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여 특단의 생존대책마저 절실한 상태다.

더욱이 천정배 전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야권은 차기 정부에서 종편의 의무재송신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미래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총선을 통해 여소야대의 형국으로 권력지형이 재편되면 종편들은 더욱더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게다가 종편을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대안언론까지 봇물처럼 쏟아지는 상황이다. 특히 대안언론들은 날선 권력 감시로 기존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현상 이면까지 들춰내 국민적 환호와 열렬한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가장 먼저 물꼬를 튼 것은 팟캐스트 형식의 방송인 <나는 꼼수다> 이하 (나꼼수)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 주진우 <시사IN> 기자. 김용민 시사평론가 등 4명이 민감한 정치현안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사풍자 토크 프로그램이다.

‘국내 유일의 가카(각하)를 위한 헌정방송’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지난해 4월27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놀라운 청취율과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신드롬으로 확산됐다.

<나꼼수>는 현안을 쉽게 풀어내 정치에 무관심하던 다양한 계층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추측과 사실을 적절하게 섞어 가면서 방송을 하고 기성 언론들이 전혀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인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게다가 <나꼼수>는 ‘내곡동 사저’ ‘디도스 공격’ 등의 핫이슈를 생산해 현 정부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종편 아이러니…버림받은 종편과 선택받은 대안언론
생사기로에 놓인 종편 은혜 잊고 ‘MB 뒤통수 때리기’

‘뉴스답지 않은 낡은 뉴스를 타파 한다’는 뜻을 담은 새로운 대안언론 <뉴스타파>는 <나꼼수>의 흥행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타파>는 전국언론노조와 이근행 전 MBC PD, 노종면 전 YTN 노조위원장, 권석재 전 YTN 촬영기자 등 해직언론인들이 모여 만든 뉴스 미디어다. 변상욱 CBS 대기자, 최상재 SBS PD, 1인 미디어 '미디어몽구' 등도 참여했다.

신경민 전 MBC 앵커는 민주통합당 대변인에 임명되면서 정식 참여가 아닌 측면 지원으로 역할이 바뀌었다. 기존의 기성언론들이 취재하지 않고, 취재해도 방송하지 않는 뉴스들을 꼼꼼하게 파헤치며 열렬한 환호를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한 <뉴스타파> 첫회 방송은 조회수 25만을 넘겼다. 여기에 소설가 공지영 등 유명인사에서부터 파워트위터러, 블로거 등이 뉴스타파를 향해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어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특히 첫 방송에서 ‘10?26 투표소 변경…선관위의 거짓말’ ‘MB 임기 말 14조 무기도입 추진…미국의 압력 의혹’ 등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는 공격적인 6개 꼭지로 구성됐다. 방송이 공개된 뒤 인터넷에는 누리꾼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계속해서 <나는 꼽사리다> <손바닥TV> <노회찬?유시민의 저공비행> 등 새로운 대안언론이 줄줄이 탄생하고 있다. 여론 역시 언론으로서 이들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는 상태다.

방송 장악과 방송 출산으로 여론의 쏠림을 기대했던 MB정부의 의도가 번지수를 한참 잘못 찾았음을 방증하고 있는 것. 실제로 정부는 종편 출산에 앞서 방송 장악 역시 역점을 두고 추진했다.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언론특보였던 구본홍, 김인규, 김재철 등의 인사가 줄줄이 KBS, MBC, YTN에 내려 보냈다.


권력 공고화 꿈꾼 MB
대안언론에 무릎 꿇어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없애거나 압박을 가했고, 노조원은 물론 진행자와 아나운서까지 해고하거나 좌천시켰다. 이 같은 무리한 방송장악에 어느 시기보다도 방송노조와 많은 갈등을 빚어졌다.

특히 MBC의 경우 김 사장이 2010년 취임한 후에 지금까지 총파업 두 번째로 이어지고 있다. <MBC>뉴스 기자들과 함께 MBC직원 대부분은 이런 조롱 받는 뉴스와 우편향적인 방송사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겠다면서 지난달 30일 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게다가 종편 출산에 심혈을 기울여준 은혜에도 조중동이 임기 말 MB 때리기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계속된 시청률 굴욕과 여론의 뭇매에 생존진로 모색이라는 평이다.

언론장악을 꿈꾼 MB정부는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진 꼴이 되었다. 종편은 아이러니하게도 MB정부의 의도와 반대로 언론권력의 판도마저 뒤집어 놓고 있다. 버림받는 종편과 환호 받는 대안방송. 언론장악과 정보통제로 권력 공고화를 꿈꿨던 MB의 ‘싹수 노란’ 바람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양상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