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나면서 고3 수험생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유흥문화를 만끽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수험생의 해방과 자유가 탈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해마다 이 맘 때면 고삐 풀린 수험생이 말썽을 일으키는 사례가 알려지기도 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일부 수험생의 일탈 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만에 하나 있을 임신에 대비한 ‘계’까지 공공연한 비밀로 계속되고 있다고 전해져 충격이다.
올해 수능을 치른 동생을 둔 직장인 Y씨(24·여). 최근 동생에게 전해들은 황당한 이야기를 전했다. 수능을 마치고 얼마 안 된 11월21일. 친동생이 다급하게 20만원을 빌려 달라고 했다. 영문을 모르는 Y씨는 선뜻 돈을 내주지 않았다.
“남친 있는 애들만…곗돈 2만원”
그리고 다음날. 언니가 꿈쩍도 않는 사실에 어쩔 수 없다는 듯 Y씨의 동생이 입을 열었다. 돈을 빌리려는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 놓은 것이다. “친한 친구 2명이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해버렸어. 친구들끼리 계 들은 것이 있어서 해결이 될 줄 알았는데, 이래저래 조금씩 써버렸더니 막상 필요한 때에 돈이 모자라지 뭐야.”
Y씨는 동생의 친구들이 임신을 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다음 얘기였다. 친구들끼리 어떤 계를 했는지 물어본 뒤에 따라온 대답이었다.
“언니도 한번쯤 들어봤을걸. 낙태계말야. 남자친구 있는 애들끼리 한 달에 2만원 정도의 돈을 모으는데 혹여 임신을 하게 되면 중절수술에 쓰게끔 평소 적립해 두는 거야. 문제는 시험이 끝나고 나니 한꺼번에 임신하는 일이 생긴 거지. 돈이 모자라서 여기저기에 손을 벌리게 된 거고.”
일부 수험생 수위 넘은 일탈 행위…임신 대비 ‘계’ 운영
유흥문화 만끽하다 얻은 ‘짐’, 수술로 해방구 찾아 씁쓸
Y씨는 다른 세상에만 존재할 것 같은 이야기가 친동생의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서울 모 고교 H양(18)이 이같은 실태를 뒷받침했다.
H양은 “이런 일이 특수한 곳에서만 일어나는 특이한 일은 아니다”라며 “예상치 못한 일을 대비하려고 보험을 들듯이 학생들은 이런 저런 이름을 붙인 다양한 계를 만든다. 낙태계도 그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받아쳤다.
“쉬는 시간 임신테스트기 확인”
“동생이 엄마한테 ‘애기를 어떻게 낳는 거냐’고 물었더니 엄마는 이런저런 설명 없이 ‘다리 밑에서 주워온다’고만 했어요. 애들이 성에 갖는 관심은 하늘을 찌르는데 어른들이나 학교에서의 교육은 발끝도 못 따라와요. 평소에도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임신테스트기로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조퇴하고 병원에 가서 수술하고 다음날 아무렇지도 않게 등교하는 애들도 많아요.”
H양은 선배들의 경험을 빌어 시험이 끝나고 해방감에 젖어드는 이 시기쯤 되면 임신과 중절수술을 반복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난다고 했다. 아울러 “주변에도 남자친구 있는 애들이 많은데 사귀다가 임신하는 걸 굉장히 특이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사귀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쯤으로 생각하는 애들이 많다 보니 임신과 수술이 반복된다”고 전했다.
H양의 이야기가 크게 과장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서울에서 산부인과를 개원한 한 전문의 역시 “개원 6년이 됐는데 해마다 수능이 끝난 뒤에는 병원을 찾는 학생들이 더 많았다”며 “처음 개원했을 당시보다 병원을 찾는 이들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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