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겨울이다~ 신나는 체험여행 떠나자

한국관광공사 추천 12월의 가볼 만한 곳(3)전남 장흥&경북 성주


한국관광공사는 ‘야! 겨울이다~신나는 체험여행’이라는 테마 하에 2011년 12월의 가볼 만한 곳으로 ‘겨울바다, 훈훈한 미술 엿보기 체험(경남 통영)’ ‘마을을 삼켜버린 보아뱀과의 한판! KT&G 상상마당 논산(충남 논산)’ ‘민화, 쇳대, 짚풀 등 전통향기 만나고 체험해보는 하루(서울)’ ‘우리 전래놀이 체험으로 겨울을 즐긴다(경남 함양)’ ‘사계절 숲체험이 가능한 편백나무숲, 우드랜드(전남 장흥)’ ‘200년 종가의 기품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성주 윤동마을(경북 성주)’ ‘감성이 피어나는 꿈의 궁전, 충주 향산리 미술촌(충북 충주)’등 7곳을 각각 선정, 발표하였다. 그 세 번째로 전남 장흥과 경북 성주를 각각 소개한다.


<전남 장흥군 장흥읍 우산리 우드랜드길>
사계절 숲체험 가능한 편백나무숲 ‘우드랜드’

편백나무숲에 드니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 사이로 새어나오는 아침 햇살은 몽환적인 편백나무숲에 조금씩 생기를 불어넣는다. 햇살 한줌만으로 어두운 숲이 금세 환해진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울창한 온통 편백나무다. 편백나무숲으로 유명한 장흥의 우드랜드에서는 아침 일찍 숲에 드는 것이 좋다. 초록이 묻어날 것만 같은 신선한 공기와 그윽한 나무냄새, 안개 속에서 베일을 벗는 편백 군락을 보려면 아침나절이 제격이다.

편백나무, 천식
아토피 치료효과

장흥군 억불산 기슭에 자리한 우드랜드는 약 100ha에 40년생 이상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숲을 이룬 건강휴양촌이다. 우드랜드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시설이 임올대와 억불대이다.

임올대는 편백나무로 만든 목공예와 가구를 전시·판매하는 전시관이고, 억불대는 그것을 만들어내는 목공소 같은 곳이다. 본격적인 편백나무숲은 이곳을 지나 데크로드를 따라 100미터 이상 올라가야 시작된다.

편백나무숲의 기점은 목재문화체험관이다. 이곳은 전시와 체험공간으로 나뉘는데 전시관에는 숲과 나무에 관한 내용을, 체험관에는 목재문화 전반에 관한 내용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목재문화체험관을 나오면 여러 갈래의 산책로가 갈리고, 오솔길을 따라 숙박이 가능한 황토흙집(4동)과 통나무집(7동), 전통한옥(4동)이 기슭을 나눠 들어서 있다. 이 가운데 한옥 한 채는 50여 명이 단체로 묵을 수 있는 대규모 기와집이다.

소박하게 지은 황토흙집 한 채는 드라마 <대물>에서 고현정이 머물던 촬영장소로 유명세를 탔다. 이들 숙소는 모두 편백나무 등 친환경 자재만을 사용하여 지은 생태주택으로 일명 ‘숲 치유 체험장’으로 불린다.

우드랜드에서는 목공건축체험장도 운영하고 있다. 체험장은 강의동과 실습동, 기계실 등을 갖추고 목공예와 함께 목조 건축의 기술을 익히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편백톱밥 찜질방과 소금의 집도 눈길을 끈다.

편백톱밥 찜질방은 마치 거품목욕을 하듯 편백나무 톱밥 속에 묻혀 심신을 안정시키고, 아토피 등 환경성 피부질환을 치유하는 곳이다. 소금의 집은 소금의 살균, 탈취, 정화 효과를 체험하는 소금동굴과 피부미용에 좋은 천일염 마사지를 할 수 있는 소금 마사지방, 체내의 독소 배출을 도와주는 솔트디톡스 테라피를 경험할 수 있는 소금 해독방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정남진 토요시장과
보림사도 볼만

그러나 무엇보다 우드랜드의 매력은 숲체험에 있다. ‘치유의 숲’으로 이름붙인 이곳의 숲체험은 간단하다. 데크로드를 따라 편백나무숲을 그저 천천히 걷는 것이다. 걷는 것만으로 삼림욕 효과는 충분하다. 우드랜드의 데크로드는 억불산 정상부 인근까지 설치되어 있는데, 놀라운 점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도 이 정상부까지 데크로드를 따라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러 계단을 만들지 않고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지그재그로 데크로드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장애인이나 노약자에게도 치유의 숲을 체험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 것이다.

사실 편백나무는 다른 나무들보다 피톤치드(나무가 병충해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방출하는 항균성분)를 몇 배나 더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침엽수는 활엽수보다 두 배 이상의 피톤치드를 생산하는데, 편백나무는 다른 침엽수종인 잣나무나 소나무보다도 훨씬 더 많은 양의 피톤치드를 내뿜는다고 한다. 특히 편백나무는 천식이나 아토피와 같은 환경성 질환에도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실험 결과에 따르면 나무가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내뿜는 계절은 여름이고, 시간대는 낮 12시 전후라고 한다. 당연히 이 시간대에 삼림욕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할 수 있겠다. 보다 적극적인 삼림욕을 원한다면 일명 누드삼림욕장이라 불리는 ‘비비에코토피아(풍욕장)’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겨울에는 운영을 하지 않고 관람만 가능하다. 누드삼림욕장이라 해서 누드를 기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이곳을 이용할 때는 얇은 종이옷을 걸치고 들어가게 돼 있다.

물론 이 안에서 신체를 노출하는 것은 자유이고, 풍욕의 효과를 높이려면 노출을 하는 것이 더 좋긴 하다. 최근 우드랜드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숲유치원도 운영하고 있다. 숲유치원이란 말 그대로 유치원생들이 숲속에서 다양한 자연체험을 하고, 맘껏 뛰어놀면서 오감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편백나무숲 한가운데 자리한 숲속 놀이터 또한 아이들에게 인기다. 데크로드를 따라 편백나무숲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그러나 좀 더 느긋하게 길의 질감을 느끼고, 편백의 향기를 맡으며 천천히 거닌다면 몇 시간이 걸릴지 장담할 수가 없다. 편백나무숲을 한 바퀴 돌며 지친 몸과 방전된 마음을 충전시켰다면 숲속의 식당 ‘수라간’에 들러 허기를 달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시간이 남았다면 우드랜드를 벗어나 인근에 자리한 상선약수마을이나 귀족호도박물관, 천문과학관을 둘러보길 권한다. 상선약수마을은 고택과 옛 정원과 샘이 아름다운 마을로 운치 있는 배롱나무 군락과 대나무 숲길도 만날 수 있다.

귀족호도박물관은 조선시대 장흥에서만 자생하는 귀족호도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수령 300년생 귀족호도나무도 덤으로 볼 수가 있다. 토요일에 열리는 정남진 토요시장도 가볼만하다. 이곳은 꽤 붐비는 재래시장인데 철마다 먹을거리와 볼거리가 넘쳐나고, 시장 앞 하천에는 멋진 징검다리도 놓여 있다. 장흥에 온 이상 보림사 구경도 빼놓을 수 없다. 보림사는 동양 3대 보림의 하나로 우리나라 선종의 유래가 된 고찰이다. 절집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경내에는 아름다운 국보와 보물이 가득하다.


<전남 장흥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문화유적 답사 : 보림사→천관사→천관산 문학공원→방촌유물전시관
명소탐방 코스 : 정남진 토요시장(토요일인 경우)→귀족호도박물관→상선약수마을→우드랜드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정남진 토요시장(토요일인 경우)→귀족호도박물관→우드랜드→정남진 천문과학관
둘째 날 : 우드랜드→상선약수마을→정남진 생약초체험장→보림사
♣대중교통 정보
서울~장흥 하루 6회 운행 08:00, 09:00, 10:30, 14:40, 15:40, 16:50
장흥공용터미널 061)863-9036, 9059
♣자가운전 정보
호남고속도로 문흥 인터체인지→외곽순환도로→29번 국도→화순→장흥→우드랜드(광주에서 1시간20분 소요)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인터체인지→2번국도-강진-장흥(목포에서 50분)
♣주변 볼거리
동백정, 사인정, 해동사(안중근 의사 사당), 수인산성, 반월 장수풍뎅이마을, 수문해수욕장, 천관산 동백숲


<경북 성주군 수륜면>
200년 종가의 기품 고스란히 전해지는 성주 윤동마을


전통마을의 쌍벽
이루는 한개마을

성산가야의 옛 터전이던 성주군. 여행지로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고장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고장에 비해 이름난 관광지를 품고 있지 못하다. 성주를 말하면 으레 ‘상주’를 먼저 떠올리고, 대표적 특산물인 ‘참외’를 이야기해야 “아~ 성주참외!” 하는 정도다. 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각인되어 있지 않지만 성주는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그 매력이란 옛 문화와 집안의 가풍을 유지하며 생활하는 전통마을에서 기인한다.

성주는 커다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싸이지 않고 평안을 유지해 온 몇 안 되는 지역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사람들은 성주를 두고 “역사에 큰 사건도 없었고 지금까지 별다른 변화도 없었다”는 말을 곧잘 한다. 사방이 산으로 가로막혀 외부와의 교류가 원활하지 못했던 자연환경은 훼손되지 않은 전통마을을 보존하게 만들었다. 성주를 대표하는 전통마을은 윤동마을과 한개마을이다.

성주군 수륜면 소재지를 지나 약 1km 달려 윤동마을 입구에 도착하면 ‘윤동’이라고 새겨진 큰 바위 뒤로 여러 채의 기와집이 보인다. 한눈에 반촌임을 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마을 중앙에 유독 눈에 띄는 집 한 채가 있으니 사우당 종가다. 사우당은 조선 정조 18년(1794) 사우당 김관석의 후손들이 조상을 받들기 위해 건립했다. 평지에서 산 아래 까지 여러 채의 건물이 길게 늘어서 있어 범상치 않은 분위기가 풍긴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멋진 소나무가 정원수로 심어진 기와집이 보이고, 그 뒤로 주인이 기거하는 안채가 자리한다.

종가의 주인공격인 사우당은 안채 뒤에 별도의 담장과 문으로 구역이 나뉘어 있다. 빛바랜 기둥과 처마에서 묻어나는 세월의 흔적과 아궁이에 불을 땔 때마다 묻어난 그을음이 고택의 향기를 느끼게 한다. 안타까운 것은 고택임에도 사우당 건물을 제외한 모든 건물이 새롭게 단장을 한 것이라는 점. 그렇지만 건물마다 마루나 처마 아래에 전통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민속품을 배치해 놓아 체험객들이 자연스레 우리 것을 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현재 고택과 가풍을 지키며 도시인들에게 전통문화를 알려주는 이는 사우당 21대 종부 류정숙씨다. 류정숙씨는 여행자들에게 사우당이 고택체험장으로 스쳐 지나는 장소가 아닌 다도체험, 전통예절 배우기, 민속놀이 체험 등을 통해 조상들의 삶의 멋과 고택의 품격을 몸으로 체득하기를 바란다. 벽면 가득 다기세트로 가득한 다도체험장에서 직접 차를 대접하며 다도를 알려주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할머니처럼 친근한 목소리로 웃어른에 대해 공경할 줄 아는 예절을 일러준다. 산만한 아이들도 찻잔을 들어 차를 마시며 종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자신도 모르게 전통문화에 빠져든다.


사우당 뒤편에는 6·25 피난굴이라는 작은 동굴이 있다. 불도 들어오지 않고 여러 명이 들어가기에도 협소한 피난굴은 사우당이 종가로서 갖는 자부심을 보여준다.  6·25 전쟁이 발발하다 현 종손의 선친인 김관희씨가 집안에 전해오는 문화재를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 달여에 걸쳐 대나무 숲속에 굴을 팠다. 북한군이 성주 일대에 나타나자 자녀와 일가족은 가야산 밑으로 피난을 보내고 종손과 종부는 족보, 문집, 간찰 등 종중유물과 함께 동굴에서 숨어 지냈다고 한다. 지금이야 대나무를 베어내고 동굴로 가는 길을 내서 그 존재를 쉽게 파악할 수 있으나, 당시에는 대나무 숲이 우거져 바깥에서는 알 수가 없었다고 한다.

윤동마을과 함께 성주 전통마을의 쌍벽을 이루는 곳이 한개마을이다. 약 560년 전인 조선 세종 때 이곳에 처음 정착한 사람들은 성산이씨들이다. 진주목사를 역임한 이우가 정착해 살면서 아직까지도 동족마을을 유지하면서 선조의 생활문화상을 간직하고 있다. ‘한개’라는 이름은 크다는 뜻의 ‘한’과 개울이라는 의미의 ‘개’가 합쳐진 말이다. 북으로는 영취산이 좌청룡 우백호로 우뚝 솟아 있고, 서남으로는 흰내가 유유하게 굽이치는 곳에 위치해 영남 제일의 길지로 꼽힌다.

현재의 건물은 대부분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에 지어졌다. 가옥들은 각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대지의 특성에 따라 안채와 사랑채, 부속채 등이 배치되어 있으며 내외 공간의 구조가 다양하다. 한주종택은 영취산 산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사랑채와 안채의 대문이 따로 나있다. 북비고택은 조선 영조 때의 선비 이석문이 사도세자를 사모해 북향으로 문을 내고 은거한 곳이다. 주 땅이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을 많이 품고 있음을 증명하는 곳으로 세종대왕자태실을 들 수 있다. 월항면 인촌리 태봉 정상에 위치한 세종대왕자태실은 조선 세종 20년(1438)에서 24년(1442) 사이에 조성된 19기의 태실이 남아 있다.

선조들의 흔적과
문화 고스란히

수양대군을 비롯한 세종의 적서 18왕자와 왕손 단종의 탯줄과 태반을 안장하였다. 예로부터 태아의 생명력을 부여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태아가 출산된 뒤에도 함부로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보관했다. 왕실에서는 태가 국가와 왕실의 안녕과 관련이 있다고 믿어 더욱 소중하게 다뤘다. 그래서 전국에서 풍수가 뛰어난 길지를 찾아 태를 묻어 보관했다.

태실은 조선왕조 태실의 의궤에 따라 지상에 석실을 만들고 그 속에 분청사기로 된 태항아리를 묻었다. 그 위에 기단석, 중동석, 개첨석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19기의 태실 중 14기는 조성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5기는 그렇지 못하다. 이유인 즉 수양대군이 단종을 쫓아내고 왕위에 오른 후 자신을 반대한 동생 금성대군, 한남군, 영풍군, 화의군과 계유정란 때 죽은 안평대군의 태와 장태비 등의 태실은 파헤쳐져 산 아래 던져진 것을 1975년에 기단석을 찾아서 복원했다.

전통마을과 태실이라는 다소 어려운 여행 소재를 벗어나 아이들과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면 가야산야생화식물원이 제격이다. 성주군에서 조성한 국내 유일의 군립식물원으로 야생화를 주제로 꾸민 전문식물원이다. 1000여 평 규모의 2층 야생화 학습원에는 멸종위기 2급식물인 대청부채, 울릉도에서만 자생하는 섬시호 등 희귀야생화를 비롯해 가야산에 자생하는 야생화 600여 종이 식재돼 있다. 비록 겨울철이라 야외에서 야생화를 볼 수는 없지만, 종합전시관과 유리온실에서 녹색의 싱그러움을 만끽할 수 있다.

가야산야생화식물원에서 내려오는 길에 심원사라는 조용한 사찰이 있다. 등산객으로 발 디딜 틈 없는 가야산이라도 이곳만큼은 딴 세상인 양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탓에 조용히 절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본래 심원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된 고찰이라는 기록이 있지만, 18세기 말경에 폐사되어 빈 터로 남아 있었다.

근래에 심원사에 대한 발굴조사를 통해 사지의 규모와 위치를 확인하고 대웅전, 극락전 등을 차례로 중창해 옛 모습을 되찾았다.
겨울이라고 따끈한 아랫목을 찾아 몸을 움츠리게 되지만 과감히 몸을 움직여 성주 전통마을로 여행을 떠나보자. 오랜 세월 선조들의 삶의 흔적과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전통마을에서 우리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기다릴 것이다.

<경북 성주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세종대왕자태실→가야산야생화식물원→심원사→윤동마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세종대왕자태실→가야산야생화식물원→심원사→무흘구곡→윤동마을
둘째 날 : 참외생태학습원→성주장→성밖숲→한개마을→성주아트랜드
♣대중교통
버스 : 남부버스터미널-성주시외버스터미널 약 3시간40분 소요(1일 5회 운행)
♣자가운전
중부내륙고속도로 성주IC→33번 국도→대천리→수륜초교→윤동마을(사우당종택행)
♣주변 볼거리
무흘구곡, 독용산성, 성주호, 참외생태학습원, 성주아트랜드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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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야권의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난감하기만 하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사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발 빠른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직이 와해되기 직전인데 수사에 속도가 어떻게 나겠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요즘 공수처의 분위기는 참혹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반전을 꾀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검사(이하 특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비교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압수수색?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의 분위기는 암흑 상태다. 검찰 제도를 보완해 ‘상설특검’ 명목으로 출범했음에도 ‘늑장·부실’ 수사 논란 속에 결국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표결하자는 분위기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총선 이후 여당 일각서도 채 상병 특검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채 상병 특검 법안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 표결만 하면 언제든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무리한 수색 지시 등 책임자를 가리는 본안 수사가 경북지방경찰청서 진행 중이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맡고 있다. 외압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부임 후 사퇴하는 과정서 대통령과 법무·외교부 장관의 직권남용 의혹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됐다. 야권이 특검을 통해 밝히려는 사안의 실체는 수사 외압에 집중돼있다. 특검이 통과되면 공수처가 내려던 실적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이 대사 임명 과정서의 추가 의혹도 특검법안을 수정 발의해 포함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무게를 일부 덜겠지만, 6개월 넘게 진행해온 사건 기록을 외부에 넘긴다는 건 또 다른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특검 추진 본격화…수사팀 의욕 잃어 “이럴 거면 왜 강조하나” 불만 증폭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맛’이란다. 채 상병 사건 수사는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특검이 언급되면서 수사팀의 의욕이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 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 수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인력난 가중화 지금까지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상황을 보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 등을 출국금지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후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지휘부와 해병대 수뇌부 등에 대한 조사는 특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와 경찰은 특검법 처리 여부를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수처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가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주요 피의자 소환 및 신병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처장 대행인 부장검사가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만약 국회서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는 수순을 밟으면 공수처도 새로 출범할 특검에 기록을 인계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별도의 특검안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 두 법안이 병합되는 안도 거론된다. 본회의 회부 안건은 수사기간을 최장 100일로 정하고 있는데, 잔여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도록 명시됐다. 경찰과 공수처가 시작한 수사가 특검을 거쳐 검찰 손에 넘어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3월 발의한 안은 잔여수사 이첩 대상을 검찰과 공수처로 정했다. 단추도 못 끼워 민주당이 특검법 조항 일부를 양보하고 국민의힘이 수사 대상 확대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서 본회의 회부 안이 조정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에 소환 촉구 의견서를 내고 “이 전 장관은 호주 대사직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에 보낸 의견서에서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사건 이첩에 대한 최종 승인권자이므로 인사권자가 인사안 결재 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듯이 그 승인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권한이 있다느니, 수사단장에게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권한이 있다느니 하는 것은 법 규정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장관이 보고서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사단장을 빼라는)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장관이 군사보좌관과 논의하는 과정서 ‘(초급 간부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면)초급 간부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고 법무관리관실의 법리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원 범위 제한적 법 개정 안되면 도루묵 이어 “재검토한 결과 8월24일 직접적인 혐의가 있는 2명을 경찰에 이첩했고, 해병대수사단 조사기록 원안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도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의 1차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이 미흡하고 국민적 의혹이 남아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며 “특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장이 석 달째 공석인 점은 제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지명을 두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앞서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29일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수처가 ‘대행 체제’에 들어간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임시로 대행직을 수행 중이다. 최근 인사위원회서 연임이 불발된 수사1부 소속 김송경 검사(사법연수원 40기) 임기도 만료됐다. 김 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만 남게 된다. 별도 조직개편 계획도 없어 수사 부서 1개가 사실상 사라질 위기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해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22대 국회가 개원해도 원구성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공수처장 공백 해소를 위해선 이달 안으로 후보 지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공수처 출범 당시 수사·기소권을 모두 줄 경우 일각에선 ‘무소불위 공수처’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수처는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게 됐다. 문제는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사건 처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