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카페의 성공 전략

싼 밥 먹고 비싼 커피 마신다

커피전문점 등 카페 창업이 증가하고 있다. 스타벅스, 이디야 등 선두 브랜드뿐 아니라 투썸플레이스, 커피베이 등 2위 그룹 커피전문점도 크게 증가했고, 저가 커피인 빽다방과 메가MGC커피도 많은 점포가 생겼다. 카페베네도 상반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동시에 수제 샌드위치 카페인 써브웨이와 샌드리아도 카페 창업 붐에 올라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현상은 여전히 남 보기 좋은 창업 업종을 선호하는 창업 수요자가 끊이지 않는데다 지난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커피 및 음료와 빙수 등 카페 매출을 크게 올렸기 때문이다. 최근 카페 창업 현황과 성공 전략을 살펴본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4000원 대인 고가 커피는 스타벅스가 독주를 하고 있는 가운데 토종 브랜드로서는 ‘투썸플레이스’가 선전하고 있다. CJ푸드빌의 지원으로 다양한 디저트 메뉴로 젊은 층 수요를 견인하고 직장인들의 간편한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메뉴

투썸플레이스는 올 상반기 CJ푸드빌에서 분사하여 독립법인으로 재 창업을 하고 1800억 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본격적으로 스타벅스와 경쟁하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의 공통적인 성장원인은 다양한 디저트 메뉴 매출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커피 매출이 높았던 스타벅스는 올해 점포 매출의 약 20%를 디저트 메뉴 매출이 차지하고, 투썸플레이스 역시 디저트 매출 비중이 30%가 넘는다. 도심 중대형 커피전문점은 이제 커피와 어울리는 인기 디저트 메뉴를 확보하고 있어야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을 극복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2500~ 3000원 내외 하는 중간 가격대 커피전문점 중 가장 돋보이는 브랜드는 ‘커피베이’다.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100여개 점포를 열면서 현재 점포 수가 500개를 넘어섰다. 독보적 1위인 이디야 점포 수가 2000개를 넘어서면서 더 이상 입점할 점포를 찾지 못하는 사이 커피베이가 창업비용 2억원 내외의 커피전문점 창업수요를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월마트에 입점하는 브랜드라는 점과 인기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협찬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도 크게 높아졌다. 커피베이 역시 경쟁 브랜드에 비해 디저트 메뉴 매출이 높은 것이 장점이다. 커피 및 음료, 빙수 외에 디저트 메뉴는 샌드위치, 베이글, 베이커리, 토스트, 아이스크림 등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대인 저가 커피 선두 주자 ‘빽다방’은 올해도 꾸준히 성장하여 8월말 현재 56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백종원씨의 지명도와 인기 있는 디저트 메뉴를 출시하면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어서 2015년에 론칭한 ‘메가MGC커피’가 최근 2년간 급성장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 매월 20여개 점포를 오픈하면서 매장이 현재 330여개가 됐다. 이러한 저가 커피는 편의점 커피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데, 빽다방과 메가MGC커피는 모두 디저트 메뉴가 경쟁력이 있어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빽다방의 경우 디저트 베이커리를 보강한 ‘빽스커피 베이커리’를 지난달 서울 강남구 신사역 근처에서 직영점으로 오픈했다. 빽다방의 다른 가맹점보다 더 많은 디저트 베이커리 메뉴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으로 제빵사가 매장에서 직접 다양한 메뉴를 출시한다. 

이탈리아 정통 아이스크림 젤라또 카페 ‘카페띠아모’는 천연재료나 과즙으로 매장에서 매일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지키며 부동의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도 이 원칙은 모든 매장에서 지켜지고 있다. 

일반 아이스크림에 비해 공기 함유량이 적어 쫀득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건강한 원재료와 맛으로 여성 고객들의 입맛과 어린 아이의 건강을 챙기는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매일 아침 신선한 우유와 과일을 이용하여 방부제, 색소 등의 인공감미료를 배제하고 천연 농축 원료만을 이용하며 유지방, 당도도 현저히 낮아 다이어트에 최적화된 디저트로 인기가 높다. 특히 카페띠아모는 올해 들어 수제 바람이 불면서 창업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웰빙, 간편식, 가심비 트렌드에 의해 수제 샌드위치 카페도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써브웨이’는 최근 330호점을 넘어섰다. 국내 토종 브랜드인 ‘샌드리아’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최근 50호점에 이르렀다. 샌드리아는 창업비용과 로열티 등 가맹점 부담금을 크게 낮추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 맛의 차별화를 내세워 수제 샌드위치 카페 창업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1코노미’ 시대에 맞게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특히, 젊은층의 개성에 어필하는 골라 먹는 재미를 더해 점포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디저트39’도 다양한 디저트와 베이커리, 케익 등을 장점으로 내세워 최근 몇 년간 성장을 이어와 현재 매장을 250여개로 늘렸다. 

음료에 빵까지…커피전문점 증가
아메리카노 한잔에 2500~3000원 


이와 같이 카페 창업은 디저트 메뉴 취급이 성공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디저트 카페 및 샌드위치 카페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요즘은 케이크도 기술 발달로 냉동상태로 유통 가능하고, 점포에서 해동하여 내놓으면 돼 조각 케이크 판매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그러나 디저트 메뉴 취급은 몇 가지 주의할 점도 있다. 먼저 커피와 어울리지 않는 메뉴를 무리하게 추가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가령, 커피 향을 상쇄하는 음식은 정말 맛있는 경쟁력이 없으면 추가해서는 안 된다. 

디저트의 변신

또한 디저트 메뉴의 추가는 인건비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매출 상승에 치중한 나머지 과도한 노동력을 요하는 메뉴는 카페로서의 기능성을 상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닐로 포장된 메뉴를 비닐을 뜯어서 전자레인지에서 간단히 데워서 먹을 수 있는 정도의 노동력만 추가되는 메뉴로 세팅하는 것이 점포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최근 창업시장에 나타나는 간편식 전문점의 특징은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중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수제 샌드위치 카페도 당분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업종은 세분화에 따른 비용의 증가로 원가부담이 올라 갈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또 상권이 좁은 골목상권에 들어가기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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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