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명장> 자양중 추성건 감독

  • 전상일 기자 jsi@apsk.co.kr
  • 등록 2018.10.01 10:32:01
  • 호수 1186호
  • 댓글 0개

“140km/h? 좋아할 일이 아니다”

[한국스포츠통신] 전상일 기자 = “140km/h를 던진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에요. 오히려 더 우려하고 걱정해야할 일이죠.”
 

김서현 선수를 취재하러 왔다는 기자를 보자마자 추성건 감독이 한 이야기다. 그만큼 그는 선수의 건강에 관심이 많은 감독이다.

작년 청룡기의 영웅이자 두산 베어스의 1차지명자인 곽빈이 재학시절 동안 다칠까봐, 투수로 등판시키지 않고 포수 및 1루수만 시켰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굳이 전지훈련금지를 하지 않아도 자양중은 12∼1월 투수들이 공을 전혀 만지게 하지 않는다.

그뿐 아니다. 경기 중 선수들에게 사인을 일절 내지 않는다. 선수들이 알아서 사인을 내면 ‘OK, NO’ 표시만 해줄 뿐이다. 추 감독은 선수시절에 야생마 이상훈과 함께 서울 지역 1차지명을 양분할 정도의 타자였으나 부상으로 안타깝게 은퇴를 결정해야 했다. 본인의 전철을 내 아이들에게는 결코 밟게 하지 않겠다는 강한 일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언제 자양중에 부임했나?

▲6년 정도 된 것 같다.


-현역 시절이 궁금하다.

▲OB 베어스서 시작했다. 첫해에는 적응기를 거쳐서 그럭저럭 잘 했었다. 그런데 3년차 때 서울 개막전서 손목을 크게 다쳤다. 그리고 8월 달에 발목이 분쇄골절을 당해서 수술을 무려 4번이나 했다. 똑바로 걷는 데만 1년이 걸렸으니 2년 동안은 운동장을 전혀 나가지를 못했다. 회복 후 야구장을 나갔는데 공이 안 맞더라(웃음).

-그래도 SK에 가서 잘했던 기억이 난다.

▲(손사래를 치며)잘하기는 무슨…그냥 밥값은 한 정도다. 그때는 한 경기 하고 나면 발목이 아파서 그 다음날에 못 걷겠더라. 인조잔디라고 해도 그냥 아스팔트 비슷해서 충격 흡수가 안 됐다. 그만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이듬해 서울고 수석코치로 이동했다.

-중학 야구 지도자를 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서 수석코치만 10여년을 하다 보니 중학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나름 보람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고서 대략 10여년 정도를 있었고, 청원고서 2년 정도 있었다.

-중학 야구는 성적 부담이 전혀 없나?


▲그건 아니다. 부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고교에 비해서는 좀 덜하다는 것뿐이다. 또한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이들의 기량향상과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잡는 것이다. 팀 성적을 위해서 선수를 희생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내가 야구를 하는 한 그럴 것이다.

-팀의 에이스이자 내년 시즌 주축이 될 김서현 선수를 소개해 달라.

▲장래성은 엄청나게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단 부상이 없어야 한다. 빠른공을 던진다고 해서 남들은 좋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김서현은 이제 겨우 15살일 뿐이다. 한창 성장기에 있는 선수들이고 뼈, 인대, 관절이 성인 수준의 근력을 갖추지 못했다. 
 

때문에 빠른 볼을 던진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 부상에 노출이 많이 된다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그런 것을 염려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쳐야지 140km/h를 던진다고 해서 마냥 좋아하는 것은 지도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사인을 거의 안낸다고 들었다.

▲안낸다. 선수들이 알아서 경기 흐름을 잘 읽는다. ‘내가 지금 치고 싶다’ ‘도루를 하고 싶다’ 등의 사인을 도리어 나에게 낸다. 그럼 내가 역으로 사인을 주는 형식이다. 이런 식으로 운영을 하는 이유는 그래야 게임에 몰입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훈수 두듯이 장기를 두면 더 잘 보이듯이 본인 스스로가 생각하는 그런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답은 없지만 그래도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을 한다.

-선수를 관리하는 노하우에 대해 듣고 싶다.

▲일단은 아침에 체크를 한다. 아침에 안 좋은 친구들을 체크하면 웜업부터 선수들이 알아서 뛴다. 줄 맞춰서 반 강제적으로 러닝을 시키지 않는다. 컨디션이 좋은 애들은 빨리 뛸 것이고 컨디션이 안 좋은 친구들은 늦게 뛸 것이다. 그럼 그 모습을 코치들이 보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 맞게 선수들 개개인을 가르친다. 나도 아마 때까지는 부상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프로 가서 2번 정도를 크게 다치고 은퇴를 하다 보니 아이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에 신경을 정말 많이 쓰고 있는 중이다.

-자양중은 투수들의 러닝이 없는 학교라 들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몸 관리다. 어느 쪽이 가장 좋은 방법인지는 답이 없다. 10월부터 대략 세 달간은 몸을 만드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 가장 원론적으로 생각하면 캐치볼, 몸의 밸런스가 가장 중요하다. 세부적인 기술적인 부분들은 선수 개개인이 시합에 들어가면 알아서 하게 돼있다. 우리 팀은 몸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캐치볼, 몸의 밸런스, 기본기 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년 두산 베어스에 1차지명된 곽빈이 자양중 출신이다.

▲(곽)빈이 같은 경우는 정말 좋은 투수다. 야구에 대한 이해도도 굉장히 좋은 선수다. 그런데 너무 빨리 많이 컸다. 그래서 나는 포수를 시켰다. 그리고 1루수도 시켰다. 아마 많이 서운했을 것이다. 그러자 시즌이 끝날 때쯤 투수를 하고 싶다고 나에게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투수를 하면 넌 분명히 다친다’고 분명히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도 하고 싶다고 고집을 부리더니 결국 진짜로 다치더라. 고등학교 갈 때 큰 부상은 아니지만 다쳐서 거의 1년을 재활을 했다. 투수들은 공을 빠르게 던진다고 좋은 게 아니라 빠르게 던진 만큼 인대라던가 잡아주는 근육의 근력이 있어야 버틸 수 있는데 중학생들이 근력이 어디 있는가.

-중학교 선수들의 무엇을 보고 타격에 재질이 있는지 판단할 수 있나?

▲신체조건은 두 번째고 가장 중요한 것은 타격밸런스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애들이 있다. 타격을 하기 전의 준비동작이 그것이다. 준비동작이 좋으면 치는 것은 거의 대부분 좋다. 하지만 준비동작이 나쁘면 치는 것이 나쁠 수밖에 없다. 첨언하자면 폼하고는 관계가 없다. 

나는 폼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방망이는 제대로 돌릴 줄 알아야 한다. 그냥 맞추는 게 아니라 자기밸런스로 풀스윙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헛스윙을 하던, 공을 맞추던 말이다. 투수의 공을 잘 보는 것, 풀스윙을 돌리는 것, 그 풀스윙을 돌릴 수 있는 좋은 밸런스 이것이 내가 보는 좋은 타자의 요건이다.


-선수들은 잘 따라오나?

▲비유를 잘 해줘야 한다. 스프린터와 마라톤 선수의 예를 든다. 마라톤 선수는 빨리는 못 뛰지만 멀리는 갈 수 있다. 하지만 근육이 그렇게 형성이 되어버리면 빠르게는 못 뛴다. 하지만 스프린터들은 정말 폭발력 있게 뛴다. 훈련서 가장 중요한 것은 100%로 타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윙을 100개를 하라고 하면 10개는 풀스윙을 하겠지만 90개는 70∼80%로 스윙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마라톤 선수다. 근육이 어떻게 되겠는가. 빠른 스윙을 못하게 된다. 70∼80%로 50개를 치지 말고 10개를 치더라도 풀 스윙으로 치라고 나는 이야기한다.

-과거 인터뷰를 검색하던 중 ‘실패하라’는 말을 본 적이 있다.

▲내가 한 말이 맞다. 실패해봐야 자기들이 알아서 열심히 한다. 이 아이들이 지금 잘하면 얼마나 잘하겠는가. 지금 높이 올라가서 나중에 떨어지면 많이 아프다.

-중학교는 성적보다 다른 명문의 기준이 있을 것 같다.

▲일단은 공부를 해야 한다. 일반 학생과 비슷한 수준의 공부 수준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중학교 수준에서는 그런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와서 더 열심히 한다. 중학교서 야구 하나만 보고 모든 것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어리다. 자기들도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면 조금 더 능동적으로 변하고 생각하는 것도 달라질 것이다. 그래야 이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나는 앞으로도 그런 팀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