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자유한국당 대반전 카드

벼랑끝 전면전 “갈 데까지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한국당이 야성을 되찾았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대여·대정부 투쟁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국당은 문재인정부를 둘러싸고 있는 현안과 의혹에 집중하고 있다. 맹점을 파고들어 존재감을 확실히 되찾겠다는 의지다. 그들은 무엇을 공략하고자 할까.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지난 5일 김성태 원내대표(이하 김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포문을 열었다. 김 원내대표는 원색적인 단어를 서슴지 않았다. 당장 정치인의 품격을 가리켜 비판이 쏟아졌다. 동시에 지난날의 야성을 되찾았다는 평가도 존재했다. 이번 김 원내대표의 연설은 한국당이 9월 정기국회서 보여줄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첨예한 갈등이 예상되는 까닭이다.

수위 높여가며
대정부 투쟁 예고

김 원내대표는 지난달 20일 한국당 연찬회서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을 언급하며 9월 정기국회 전면전을 예고했다. 이날 김 원내대표는 “영화 속 건달들이 ‘집중해서 한 놈만 패자’고 한다”며 “한국당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끝장을 보여주자는 투지를 가질 때 야당으로서 가장 무서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소득주도성장을 정면 반박하며 대여·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6·13지방선거 참패 이후 일차적으로 당 수습에 나섰다. 이후 김 원내대표는 경제 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에 발맞춰 대정부 투쟁의 수위를 서서히 높여갔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9월 정기국회서 야성을 드러내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문재인정부의 3대 정책기조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을 작심한 듯 비판했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은 국민을 현혹하는 보이스 피싱” “소득주도 성장은 대한민국이 베네수엘라로 가는 레드카펫”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연설서 소득주도성장 대신 출산주도성장을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가 주장한 출산주도성장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성년에 이르기까지 출산장려금 2000만원과 함께 1억원의 지원금을 국가가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당장 재원 마련 방안의 결여성이 제기됐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다음날 오전 국회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서 “여성의 출산을 경제성장의 도구로 여기는 한국당의 인식이 너무 천박하다”며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의 이번 연설은 9월 정기국회서 한국당이 보여줄 행보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9월 국회서 정부의 경제 정책에 바짝 날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침체된 고용 지표를 근거로 경제 현안을 선점하고자 한다. 

이는 한국당 신보라 원내대변인이 지난 2일 발표한 “민생을 살리기 위한 민심 국회를 만들겠다”는 논평과 그 궤를 같이한다. 그간의 경제 결과를 근거로 소득주도성장을 부정하면서 민심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다.

특히 한국당은 정기국회서 2019 정부 예산안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높다. 정부 예산안에는 문재인정부의 경제 기조가 고스란히 녹아있기 때문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교섭단체 연설에서 정부 예산안을 “세금 중독 예산을 싹둑싹둑 잘라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경제 정책 기조가 아직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소득주도성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대급부로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한다. 한국당은 김 원내대표의 연설로 신호탄을 쏘아올린 셈이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역시 소득주도성장에 반박하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국회서 열린 비대위 회의서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해 “일종의 악마의 유혹서 빠져 나와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소득주도성장
정면으로 비판

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과 반대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득주도성장을 대체할 만한 새로운 경제모델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가치와 좌표 재정립소위’ 위원장을 맡은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홍성걸 교수는 지난 31일 BBS 시사 프로그램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여의도 연구원을 비롯해 당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소득주도성장을 대체할 만한 모델을 통해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까닭이다.

한국당은 탈원전 정책에도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김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서 “탈원전 정책의 백지화는 협치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탈원전 정책의 대체재로 평가받는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최근 집중 호우로 전국의 태양광 발전 시설들이 수해에 그대로 노출됐다”며 피해를 입은 시설 사진을 꺼내들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달 청와대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오찬 회동에 이어 탈원전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탈원전 카드가 공식화된 것이다. 

한국당은 탈원전 정책을 전력수급 문제와 고용 등과 함께 연결지어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력수급 문제는 지난 여름 동안 이어졌던 폭염과 함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여름에는 이상 고온으로 전력 수요가 연일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전력수급불안이 제기됐다. 

당시 한국당은 전력예비율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자 탈원전 정책 재고를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는 “탈원전 정책은 원전을 당장 줄이자는 게 아니다”며 단계적 감축이란 점을 강조했다.

한국당은 이어 고용문제를 언급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정기국회 첫날이었던 지난 3일 오전 첫 현장 일정으로 울산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를 방문해 신고리 4호기 발전소 시설을 시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신고리 4호기 발전소를 시찰한 뒤 가진 토론회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앞으로 2030년까지 한수원 직원 1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기사를 접했다”며 “결국 안전문제로 원전을 반대하고 나섰지만 결국 국민들의 고용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원전 정책을 고용문제와 결부지어 비판한 것이다.

다만 정부와 여당은 이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16일 문 대통령이 지난달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당시 “탈원전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탈원전이라는 표현을 호도하는 게 있었는데 이에 우려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탈원전 속도와 관련해 “충분히 스텝 바이 스텝으로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폭염이 지속됐던 지난달 8일, 최고위원회의서 탈원전 정책 비판에 대해 “근거 없는 트집잡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예정대로 진행된 원전 정비를 전력수급 때문에 갑자기 바꾼 것으로 호도하고, 마치 탈원전 때문에 전력 수급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호도하고 있다"며 "근거 없는 탈원전 흠집 내기 공세를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김 비대위원장의 현장방문과 김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통해 한국당은 탈원전 공세를 9월 정기국회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9월 국회에선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예정돼있다. 탈원전 정책 공방이 불가피한 까닭이다.

당 내부서도 탈원전 공세가 고개를 들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이 세울원자력본부를 시찰한 날 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정부가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에 의뢰해 작성한 ‘원전산업 생태계 개선 방안 보고서’를 토대로 “청와대는 ‘탈원전 몽니’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용 문제 연결
원전 공세 가속

이 의원은 “보고서에 따르면 추가 해외 원전 수주가 없을 시 2030년까지 약 1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며 “국내 원전산업 붕괴로 부품 및 기자재 수급이 어려워 원전의 안전 운용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정부도 인정한 탈원전 부작용을 청와대만 모른척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엿다.

한국당은 지난 여름 발생한 폭염에 전력문제가 대두된 것과 신재생 에너지의 경착륙 등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탈원전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여기에 고용문제까지 결부시켜 진용을 갖추고 있다. 또 산자부장관의 인사청문회가 예정돼있어 탈원전 반대 정책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은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정부·여당과 대척점을 형성하고 있다. ‘북한산 석탄 국정조사’와 ‘판문점 비준안’ 문제가 대표적이다. 한국당은 북한산 석탄 의혹과 관련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한국당 북한산석탄수입의혹규명특별위원회 첫 회의서 북한산 석탄 의혹과 관련해 “우리 기업, 금융기관을 비롯한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미치고 국가 안보에도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의 석탄 국정조사 요구는 이번 9월 국회서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서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은 반드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는 오래전부터 북한산 석탄을 인지하고 수차례 청와대 대책회의까지 했다”며 “이번 정기국회서 국정감사를 통해 진실을 반드시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산 석탄 논란은 지난달 28일 다시 주목을 받았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김민기 의원과 한국당 이은재 의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비공개로 열린 정보위원회 회의서 서훈 국정원장은 “지난해 10월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미 청와대가 북한산 석탄 반입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다만 청와대 국가안보실에 보고한 것에 대해 민주당 김 의원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게 아니라는 의미”라며 국정원이 덧붙였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이 의원은 “안보실 보고는 대통령 보고와 다름이 아니라는 답변을 (국정원이)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서 “미국이 지난해 10월 초 정보를 줄 때까지 제 차원에선 북한산 석탄 불법 수입 정보를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탈원전·석탄 등 대북이슈 조준
당내 투톱 이견 봉합 후 전면에

한국당 내부에서는 북한산 석탄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주장하고 있다. 북한석탄특별위 위원장인 유기준 의원은 “경찰 내사 중단과 관세청의 꼬리자르기 수사, 조직적인 자료 제출 부실 및 입맞추기 등 이에 대한 의심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여당 민주당 원내대표도 정부의 설명이 부족했다며 야당이 국조한다면 할 수도 있다고 말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국회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정부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래도 야당서 국정조사를 하자고 하면 할 수도 있다”고 발언한 점을 되짚은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산 석탄 국정조사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정조사 등을 통해 밝혀질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은 누구에게 유리할지 단언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서 석탄 의제가 부각돼 협의가 한층 복잡해질 가능성도 제기 된다. 결국 한국당은 결과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당은 여당과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에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교섭단체대표 연설서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는 지금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에 실패한 문재인정권이 종전선언 운운하며 북핵 이슈를 계속 끌고 가기 위한 정략적 접근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며 “한미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북핵폐기 철벽 공조에 보다 집중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당은 최근 대북 특사가 파견된 이후 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이 정해진 것을 두고도 입장차를 보였다. 정치권이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한 것과는 다소 결이 달랐다. 한국당은 지난 5일 윤영석 수석대변인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모든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 역시 비준안 동의 반대 기조로 입장을 선회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7월 JTBC에 출연해 “평화에 도움이 된다면 전통적인 안보관보다는 평화 정착을 위해 적극 협력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4일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에 대해 “비핵화의 진전이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 이라며 “일종의 법률로서 인정하는 비준을 한다면 우리는 경제협력과 관련된 의무만 지게 된다. 찬성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김 전면에
100일 역할은?

한국당 ‘투톱’이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북한산 석탄 수입 의혹을 제기하는 형국이다. 또한 판문점 비준안 동의 여부도 반대 입장을 표하고 있다. 한국당이 정기 국회를 관통하면서 본격적인 ‘존재감 드러내기’에 나서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지방선거 이후 당 수습에 들어갔던 한국당이 100일간의 정기 국회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kjs0814@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홍준표 가니 김성태 왔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최근 교섭단체 대표 연설로 후폭풍을 맞고 있다. 정치권에선 김 원내대표의 표현과 발언을 비판했다. 여론 역시 부정적이다. 

김 원내대표의 거친 발언은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지난 7일 “지방선거 패배로 무너진 홍 전 대표 체제의 또 다른 버전이 등장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혹평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날 정부여당을 향해 막말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내며 ‘레드준표’라는 별명을 얻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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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