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8·25 전대 관전포인트

본게임보다 치열한 막후 지원전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민주당 전당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쟁이 절정을 향하고 있다. 직접 당사자인 당 대표 후보들 외에 당내 인사들까지 전당대회 선거전에 가세하고 있다. 이들이 특정 후보를 각자도생 식으로 지지하면서 당내 핵심 세력인 ‘친문(친 문재인)’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형국이다. 결국 후보 지지를 표명했던 인사들이 전당대회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친문 진영을 얼마나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25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당대회가 개최된다. 집권 여당을 이끌 차기 당 대표가 선출되는 때다. 예비경선을 통과하고 본선에 오른 후보는 세 명이다. 이해찬·김진표·송영길 후보다.

지지 제각각

이 후보의 막판 등판으로 출렁이던 전대 판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세 후보 모두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진영의 중심에 서지 못한 가운데 친문 세력이 각자도생 식으로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친문의 분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8·25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세 후보를 지지하는 인사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지자들은 대부분 친문 그룹으로 분류된다. 현역 국회의원부터 팬 카페까지 그 형태도 다양하다.


이 후보는 ‘이해찬 대세론’과 함께 굳히기에 들어가고자 하는 모양새다. 이 후보는 ‘올드보이’ ‘구세대’라는 비판과 동시에 굵직한 경력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 후보는 현역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민주당 이종걸·우원식·박범계 의원이다.

이 의원과 박 의원은 모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지만 예비경선서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 의원은 예비경선 탈락 직후 “이해찬 후보를 지지한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박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이용해 “공정함이 권위로서 체화돼있는 분이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이 의원을 지지했다.

우 의원도 페이스북을 이용해 우회적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우 의원은 이 후보가 계획한 민생경제 연석회의에 대해 “매우 환영한다”며 “집권 2기 여당 지도부의 가장 큰 과제는 민생에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원외 인사로는 정청래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정 전 의원은 공개적으로 이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당심도 민심도 이해찬”이라며 이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김 후보는 친문 핵심 인사인 전해철 의원의 지지를 받았다. 전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3철 중 한 사람이다. 3철은 전 의원을 비롯해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말한다. 세 사람 이름의 마지막에 모두 ‘철’이 있어 3철로 불린다. 

전 의원은 이번 8·25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끝내 불출마했다.

전 의원은 “체감할 수 있는 경제 정책 등을 실현해 국정 성공을 확실히 뒷받침할 당대표가 선출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됐다”며 사실상 김 후보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는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김 후보는 참여정부 당시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친문 핵심인 전 의원의 지지를 받은 김 후보는 “이해찬 대세론은 끝났다”며 후보 경쟁에 열을 올렸다.

김 후보는 범친노계의 지원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세균 전 의장과 김두관 의원이 대표적이다.

전당대회 코앞…후보들간 경쟁 절정
구심점 잃은 친문이 바라보는 곳은?

현역 의원뿐 아니라 온라인 카페서도 김 후보에 대한 지지가 이어졌다. 카페 ‘젠틀재인’은 문 대통령의 핵심 팬 카페로 회원수가 6만명을 넘어선다. 해당 카페는 지난 9일 ‘젠틀재인은 김진표 당대표 후보님을 지지합니다’라는 제목의 공지를 게재했다. 

젠틀재인은 “모 지사와 가장 연관이 적고 나아가 모 지사를 두둔하지 않는 후보님을 지지한다”며 김 후보의 지지를 공식화했다.

젠틀재인에 이어 카페 ‘문파랑’ 역시 김 후보를 지원했다. 문파랑은 민주당 권리당원 카페로 회원수는 9000여명에 달한다. 카페는 지난 11일 ‘김진표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선언문’을 게재하며 “문파랑은 김진표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송 후보는 86그룹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6그룹을 대표하는 의원은 이인영·우상호 의원이다.

송 후보는 영어로 ‘We are Moon Pa(문파)’라고 새겨진 고무 팔찌를 착용해 다니고 있다. 이 팔찌는 ‘우리는 문파다’라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 그만큼 문 대통령과의 친분을 드러내며 친문 결집에 힘을 쏟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 후보 역시 이 팔찌를 착용했다.

송 후보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특정 후보에 대한 일부 의원의 공개적인 지지 표명으로 초래되는 당내 분열 우려에 심각성을 느끼고 당 중앙위에 이의 제기 등 적정 조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규 제5호 당대표및최고위원선출규정 제33조 제11호에 따르면 ‘국회의원,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이 공개적이면서 집단적으로 특정후보를 지지·반대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돼있다.

이에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위반한 이종걸·박범계·우원식·전해철 의원 등에게 구두 경고하고 게시물 삭제와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 이종걸·박범계·우원식 의원은 이 후보를, 전해철 의원은 김 후보를 공개 지지한 데에 조치를 취한 것이다. 

한편 민주당 당 대표 후보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세 후보는 1강2중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지지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 지지층 내에선 이 후보가 38.5%로 1위를 기록했다. 


송 후보와 김 후보는 각각 22.3%와 21.4%로 각각 2, 3위를 기록했지만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야당 지지층과 무당층을 포함한 전체 응답자 결과서도 이 후보는 31.8%로 1위를 지켰다. 김 후보와 송 후보 역시 접전을 펼쳤지만 각각 22.4%와 21.6%로 순위가 역전됐다.

1강2중

민주당 당원을 대상으로 한 결과에선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후보가 37.8%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 김 후보와 송 후보가 각각 28.3%, 22.9%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일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1만7773명에게 통화를 시도해 2012명에게 응답을 받았다. 응답률은 11.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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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야권의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난감하기만 하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사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발 빠른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직이 와해되기 직전인데 수사에 속도가 어떻게 나겠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요즘 공수처의 분위기는 참혹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반전을 꾀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검사(이하 특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비교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압수수색?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의 분위기는 암흑 상태다. 검찰 제도를 보완해 ‘상설특검’ 명목으로 출범했음에도 ‘늑장·부실’ 수사 논란 속에 결국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표결하자는 분위기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총선 이후 여당 일각서도 채 상병 특검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채 상병 특검 법안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 표결만 하면 언제든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무리한 수색 지시 등 책임자를 가리는 본안 수사가 경북지방경찰청서 진행 중이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맡고 있다. 외압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부임 후 사퇴하는 과정서 대통령과 법무·외교부 장관의 직권남용 의혹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됐다. 야권이 특검을 통해 밝히려는 사안의 실체는 수사 외압에 집중돼있다. 특검이 통과되면 공수처가 내려던 실적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이 대사 임명 과정서의 추가 의혹도 특검법안을 수정 발의해 포함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무게를 일부 덜겠지만, 6개월 넘게 진행해온 사건 기록을 외부에 넘긴다는 건 또 다른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특검 추진 본격화…수사팀 의욕 잃어 “이럴 거면 왜 강조하나” 불만 증폭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맛’이란다. 채 상병 사건 수사는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특검이 언급되면서 수사팀의 의욕이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 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 수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인력난 가중화 지금까지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상황을 보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 등을 출국금지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후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지휘부와 해병대 수뇌부 등에 대한 조사는 특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와 경찰은 특검법 처리 여부를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수처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가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주요 피의자 소환 및 신병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처장 대행인 부장검사가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만약 국회서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는 수순을 밟으면 공수처도 새로 출범할 특검에 기록을 인계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별도의 특검안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 두 법안이 병합되는 안도 거론된다. 본회의 회부 안건은 수사기간을 최장 100일로 정하고 있는데, 잔여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도록 명시됐다. 경찰과 공수처가 시작한 수사가 특검을 거쳐 검찰 손에 넘어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3월 발의한 안은 잔여수사 이첩 대상을 검찰과 공수처로 정했다. 단추도 못 끼워 민주당이 특검법 조항 일부를 양보하고 국민의힘이 수사 대상 확대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서 본회의 회부 안이 조정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에 소환 촉구 의견서를 내고 “이 전 장관은 호주 대사직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에 보낸 의견서에서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사건 이첩에 대한 최종 승인권자이므로 인사권자가 인사안 결재 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듯이 그 승인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권한이 있다느니, 수사단장에게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권한이 있다느니 하는 것은 법 규정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장관이 보고서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사단장을 빼라는)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장관이 군사보좌관과 논의하는 과정서 ‘(초급 간부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면)초급 간부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고 법무관리관실의 법리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원 범위 제한적 법 개정 안되면 도루묵 이어 “재검토한 결과 8월24일 직접적인 혐의가 있는 2명을 경찰에 이첩했고, 해병대수사단 조사기록 원안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도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의 1차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이 미흡하고 국민적 의혹이 남아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며 “특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장이 석 달째 공석인 점은 제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지명을 두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앞서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29일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수처가 ‘대행 체제’에 들어간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임시로 대행직을 수행 중이다. 최근 인사위원회서 연임이 불발된 수사1부 소속 김송경 검사(사법연수원 40기) 임기도 만료됐다. 김 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만 남게 된다. 별도 조직개편 계획도 없어 수사 부서 1개가 사실상 사라질 위기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해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22대 국회가 개원해도 원구성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공수처장 공백 해소를 위해선 이달 안으로 후보 지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공수처 출범 당시 수사·기소권을 모두 줄 경우 일각에선 ‘무소불위 공수처’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수처는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게 됐다. 문제는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사건 처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