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588’ 어떻게 변할까?

단지나 도보권에서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원-스톱(one-stop) 리빙 단지’가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안정적 자산가치는 물론 청약 성적도 좋으며 가격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분양시장뿐만 아니라 상가, 오피스텔, 지식산업단지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 전반에도 ‘원-스톱’이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 편리한 교통은 물론이고 우수한 교육환경, 쾌적한 자연, 편의시설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인프라를 단지에서 도보로 누릴 수 있는 원-스톱 아파트는 부동산시장 내 스테디셀러로 통한다. 

한 번에 해결
하나의 도시

최근 잇따른 초강력 부동산 규제에 안정성 높은 자산 확보가 중시되면서 탄탄한 미래가치까지 누리는 원-스톱 단지에 대한 주목도는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청약 성적에서도 그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KTX 진주역과 중심상업지구, 교육시설 등이 밀집해 있는 경남 진주혁신도시에서 지난해 12월 분양한 진주혁신도시의 ‘중흥S-클래스 더퍼스트’는 1순위 청약접수 결과 평균 31.7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같은 달 분양한 강남동의 ‘진주강남동 일동미라주’는 평균 9.26 대 1로 중흥S-클래스 더퍼스트의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쳤다. 


가격에서도 강세다. 세종특별시 새롬동의 올 2월 기준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1391만원으로 지역 내에서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새롬동은 이른바 지역 최대 중심상업지구인 데다 BRT정류장, 학교, 근린공원 등이 모두 밀집된 세종시 내 ‘노른자위’생활권으로 불린다. 새롬동 내 위치한 단지들의 평균 매매가는 세종시 전체 평균(1042만원)에 비해 약 33.5%가량 높은 수준이다. 

원-스톱 리빙이 가능한 단지가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이유는 높은 편의성뿐 아니라 쾌적한 주거 환경도 한몫한다. 단지 인근으로 초·중·고 등 다수의 교육시설이 있어 유해업종이나 혐오시설이 들어올 가능성이 낮다. 또한 입지 자체의 희소성이 높은 데다 풍부한 인프라로 주거가치가 높아 환금성도 좋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워라밸(Work &Life Balance)’이 중시되면서 바쁜 삶 속에서도 삶의 질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원-스톱 단지는 지친 현대인들이 집 인근에서도 여가 및 생활편의를 모두 편리하게 누릴 수 있다는 강점으로 향후에도 더욱 각광받는 추세라는 게 업계의 견해다.

원-스톱 리빙으로 부각되는 주거단지로 MXD(Mixed Use Development·주거복합단지)가 있다. MXD는 주거와 상업 그리고 문화가 어우러지는 미래도시 개발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MXD는 주거 외에 상업, 교통, 업무, 문화, 교육 등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고 상호보완이 가능하도록 연계 개발한 것이다. 도시 속 도시를 형성하는 차세대 주거단지로 떠오른다. 도시 개발용지 부족과 구도심 공동화 문제 등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구도심에서 쇠락한 기능을 효율적으로 재정비하여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수단이 바로 MXD다. 

이미 해외에서는 MXD 방식의 복합단지가 경제적 효과와 가치를 창출하는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일본의 롯폰기힐즈를 비롯해 미국의 배터리 파크시티, 파리의 라데팡스, 베를린의 포츠다머 플릿츠 등이 그 예다. 

MXD는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 국내에서는 2000년 착공해 2005년 준공된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가 처음으로 MXD 개념을 도입한 사례다. 센텀시티에는 벡스코를 중심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롯데백화점 같은 대규모 쇼핑시설과 영화의전당,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KNN, 영화진흥위원회, AP EC나루공원, 부산월드비즈니스센터, 넥슨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센텀시티는 영상 산업의 메카이자 세계적인 쇼핑 명소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부산 경제에 활기를 주고 있다.

도심에 MXD가 건설되면 도시 주거 균형발전은 물론 지역경제에 촉매제 역할을 한다. 이는 집값에도 꽤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대 부동산 가치를 끌어올리는 랜드마크가 탄생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원-스톱 리빙 단지가 대세
분양시장 스테디셀러 우뚝 

실제 국내 최초 복합단지로 일컬어지는 센텀시티가 들어서면서 해운대구 우동은 부산에서 가장 비싼 동네가 됐다. 센텀시티가 속해 있는 해운대구 우동 일대 집값은 3.3㎡당 1623만원(부동산114, 3월 4주 기준)으로 해운대구(1261만원)와 부산시 평균 집값(982만원)을 웃돌고 있다. 올해 부산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 TOP3에 이름을 올린 ‘해운대 두산위브 더 제니스’(최고 31억9940만원), ‘해운대 아이파크’(15억5000만원),‘대우트럼프월드마린’(15억원)도 모두 센텀시티 내에 있는 초고층 아파트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MXD는 차세대 주거공간으로도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앞서 말한 롯폰기힐즈 레지던스는 일본 연예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집으로 꼽힐 정도다. 주거와 상업시설뿐만 아니라 교육과 문화시설까지 함께 개발되다 보니 단지 안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추기 때문이다. 현관문을 나서기만 하면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을 비롯한 쇼핑, 비즈니스 시설, 문화시설, 교육시설까지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안에 모든 기능이 압축돼 단지가 하나의 도시를 형성하는 원스톱 라이프의 최적화된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

현관문 나서면 
쇼핑하고 운동

사람들이 많이 찾고 수요가 있는 만큼 개발 30년에 다다른 1기 신도시 등의 구도심에서도 M XD를 모델로 한 도시 재생 움직임이 최근 가시화되고 있다. 집 근처서 모든 생활을 해결하는 올인원 라이프 이른바 ‘올인빌(All-in-Vill)’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으면서 공간 효율 집약적인 주거복합단지가 급부상하며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MXD가 바로 이러한 니즈와 콘셉트에 딱 들어맞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MXD는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지역 랜드마크이자 시세 리딩하는 부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최고가를 달리고 있는 청주의 지웰시티, 성남 분당 알파리움,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 등이 그 예다. 이들 MXD가 들어선 곳들은 현재 지역의 강남이라 불릴 정도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성장했는데, 지역 시세를 리딩하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

MXD 성공사례로 꼽히는 지웰시티는 유일하게 청주에서 10억이 넘는 아파트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판교 알파리움이나 동탄 메타폴리스 역시 지역 내에서 비싼 아파트로 유명하다. 이처럼 MXD는 탁월한 주거편의성으로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이것이 MXD가 도시개발 트렌드로 급부상하며 개발에도 탄력을 받고 있는 이유다.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정책에 발맞춰 요즘 복합개발 움직임은 한층 더 가속화되고 있다. MXD로 개발 본격화하는 수원 구도심 화서역세권 개발이 그것이다. 1호선 화서역 인근에 13년간  유휴지로 남아 있던 KT&G 옛 연초제조창 부지를 복합지구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곳에 대형 테마파크형 쇼핑몰과 업무시설, 공동주택(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최고 46층, 총 2355가구), 그리고 약 4만평의 도시공원 등을 포함하는 일본 롯폰기힐즈 같은 도시 속 미니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이다. 개발면적 규모는 30만5000㎡에 달하고 사업비가 수백억에서 수천억에 달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단지 안에 모든 기능이 압축
원스톱 라이프 최적화된 모델

서울 여의도 옛 문화방송(MB C) 부지도 MXD로 개발된다. 1만7795㎡에 달하는 부지에 아파트, 오피스텔, 상가가 한 곳에 들어서는 복합형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청량리 588’로 불리던 청량리 4구역에도 호텔, 쇼핑몰과 공동주택(최고 65층) 등으로 구성된 MXD가 들어선다. 

부동산 관계자는 “MXD가 많은 장점과 가치를 지닌 것은 분명하지만 사업추진 절차가 복잡하고 개발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상대적으로 고분양가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이 한계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조언했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도 투자 성공 키워드로 원-스톱이 급부상하고 있다. 상권 중에서 원-스톱 소비가 가능한 대표적인 곳으로 ‘항아리 상권’이다. 항아리 상권에 위치한 상업시설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 받는다.

인근에 대단지 아파트나 기업, 관공서 등 고정된 배후 수요가 있다. 상권 내에서 유통시설, 각종 편의시설, 여가시설 등 원-스톱으로 누릴 수 있어 입주민들과 유동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지역 내에서 생활을 해 독립적인 상권을 유지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신도시 및 택지지구와 같이 주거용지와 상업용지가 체계적으로 계획된 지역에서 형성된다. 따라서 항아리 상권에 위치한 상업시설은 풍부한 배후수요를 갖춰 투자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1인 가구 증가로 소형 오피스텔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함께 두각을 나타낸 것이 바로 원스톱 생활 인프라를 갖춘 오피스텔이다. 지난해 9월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진건지구에 공급된 ‘다산자이 아이비플레이스’오피스텔은 270실 공급에 1만8391건이 접수돼 평균 68.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아파트 평균 경쟁률 (6.80대 1)을 크게 웃돈다. 한화건설이 같은 해 10월 분양한 서울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오피스텔(111실)도 아파트보다 높은 평균 22.4대 1의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계약 시작 이틀 만에 완판 됐다.

높은 편의성
쾌적한 환경

업무시설의 경우 업무와 주거, 여가 기능을 하나로 합친 원-스톱 서비스 제공 비즈니스 콤플렉스가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도 예외가 아니다. 비즈니스, 제조, 업무지원, 주거 등 각 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일과 주거를 동시에 해결하는 원-스톱 라이프를 실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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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