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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미제?’ 강진 여고생 사건 미스터리밝혀진 건 하나도 없다
  • 김태일 기자
  • 등록 2018-07-10 08:43:19
  • 승인 2018.07.10 10:17
  • 호수 1174
  • 댓글 0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강진 여고생 실종사건을 둘러싼 석연치 않은 정황들이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지만 사건은 여전히 미궁에 빠져 있다. 경찰은 취재진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모양새다. 유력 용의자가 사망한 상태여서 사건 실체를 파악하기 위한 실마리가 끊긴 탓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문가와 네티즌들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아버지의 친구 김씨에게 소개받은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던 여고생 이양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실종 8일 만에 발견된 시신은 옷이 모두 벗겨져 있었으며 머리카락도 1cm 가량만 남겨진 채 잘려진 상태였다. 높은 온도에 알몸으로 방치됐던 탓에 시신의 부패는 급속도로 진행됐다.  

꼬리 무는 의혹

이번 사건은 유력 용의자인 김씨가 자살했지만, 여러 정황과 증거가 그가 범인임을 가리키고 있다. 또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최근 불거진 의혹은 ‘추가 실종자’설이다.

김씨는 이양을 유인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이용했다. 그게 어떤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김씨가 이양에게 이 말을 처음 꺼낸 것은 실종 일주일 전쯤이다. 학교 앞에서 이양을 만난 김씨가 “아르바이트를 소개해 주겠다”고 제안했고, “다른 사람에게 이 내용을 알리지 말라”는 단서를 달았다. 

김씨가 미리 범행계획을 세운 후 우연을 가장해 학교 앞에서 이양을 만났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선 “3개월 전에도 김씨 식당서 일하던 알바생이 실종된 상태”라는 얘기가 보도됐고, SNS의 핵심 미스터리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수사팀 관계자는 “과거 용의자가 구인 공고를 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용의자 주변 사람 중 누군가 추가로 사라진 사례는 한 건도 없다”고 설명했다. 

유력한 용의자 숨진 채 발견
시간 지날수록 의혹만 쌓여

또 다른 미스터리는 용의자 김씨가 일부러 6월에 범행을 저지른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시신 부패가 빨리 이뤄지는 계절이란 점을 악용한 계획적 범죄’라는 의심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국과수의 부검과 감정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전혀 확인해줄 수 없는 내용”이라고만 했다. 

머리카락을 거의 다 깎인 상태서 이양이 주검으로 발견됐다는 점도 계획적 범죄를 의심케 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보통 살인 사건을 보면 시신의 신원을 감추기 위해 손가락 마디를 자르거나 얼굴을 훼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번처럼 머리카락을 자르는 행위는 매우 드문 일이다. 더욱이 이양은 실종 직전 단발머리였다. 이런 행동은 용의자의 ‘특별한 취향’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시신 상태를 포함한 전반적인 상황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서 김씨에 대한 평소 행적을 주변인들로부터 상당 부분 파악한 상태다.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김씨와 이양은 평소 삼촌과 조카처럼 가까운 사이였다. 사건 당일 이양을 만나러 가던 김씨는 휴대전화를 껐다. 이후 김씨가 자신의 차를 세차한 뒤 뭔가를 태우는 장면이 포착됐고 모든 작업이 끝난 후 김씨는 다시 휴대전화를 켰다. 
 

▲강진여고생 사건 브리핑 하는 경찰 관계자

한 전문가는 김씨의 행동에 대해 “정당한 방법이라면 이양의 집 앞에서 (차에)태우거나 CCTV를 피해서 태우는 일은 없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 범죄를 꿈꾸지 않았을까 싶다”며 “이전부터 친구의 딸이 아닌 성적 대상으로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들은 김씨에 대해 “악질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성적인 쾌락과 스릴을 즐기더라”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또 이양의 시신이 유기된 장소는 김씨가 어린 시절을 지낸 곳이며 그의 부모님 묘소와도 가까운 곳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경찰 전방위 수사
그동안 뭐했나 보니…

지난 5일 강진경찰 등에 따르면 이양의 사망 원인과 범죄와의 연관성을 찾기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여고생이 발견된 지 11일째임에도 수사에 별다른 소득이 없는 상태다. 이양이 어떻게 숨졌는지, 사망시점은 언제인지, 김씨와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양이 어떻게 산으로 이동하게 됐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경찰이 통신 수사와 CCTV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범죄와의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는 찾지 못한 상태다. 이양이 발견된 야산을 지속적으로 수색하고 있지만 발견 당시 이양이 소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립글로스를 제외하고는 아무런 소득이 없다. 

이에 경찰은 지난 5일에도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강진 도암면 한 야산에 1개 중대 74명을 투입해 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현재 이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정밀감정 결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국과수는 이양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진행했지만 1차 부검결과 사인을 판단하기 어렵고 큰 상처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소견을 경찰에 보냈다. 또 김씨의 차량서 나온 개 사료와 목장갑, 머리카락, 지문, 불에 태운 물건 등에 대해서도 정밀감정을 맡겼다. 

김씨의 차량 드렁크에 있던 것으로 알려진 낫에 대한 DNA 감정결과 이양의 유전자가 발견된 것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추가로 밝혀진 게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국과수의 감정결과를 확인한 뒤 종합적으로 사건을 판단해 범죄와의 연관성에 대한 사실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 범행?

용의자 김씨의 범행을 보면 초범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대담하고 치밀하다. 친구의 딸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고, 완전범죄를 자신하며 증거를 인멸하고 알리바이를 조작하려 했다. 범행 수법도 예사롭지 않다. 

여고생을 깊은 산으로 유인한 후 살해한 수법 등도 여죄를 충분히 의심하게 한다. 경찰은 공범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단서는 나오지 않고 있다. 김씨가 다른 사건에 연관돼있는지 수사가 필요하지만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더 이상은 밝힐 수가 없게 됐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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