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강병규가 인터넷 도박으로 10억원 가량을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병규는 18일 오후 2시께 검찰에 소환돼 10시간 가량 면밀한 조사를 받았다. 당초 혐의를 부인하던 그는 이날 조사에서 혐의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조사 결과 당초 알려진 금액보다 많은 10억원 가량을 잃은 것으로 밝혀졌다.
강병규가 조사를 받던 조사실은 밤 12시가 넘어서야 불이 꺼졌다. 강병규는 출입문과 주차장 입구까지 지키고 있던 20여명의 취재진을 따돌리고 귀가했다. 조사를 마친 강병규는 현재까지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두문불출하고 있다.
강병규는 필리핀에서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는 도박사이트에 20억원을 송금 후 도박을 즐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확한 도박 규모와 상습성 여부 등을 조사 후 강병규를 사법 처리할 방침이다.
강병규는 사법 처리와 함께 연예계에서 하차할 위기에 처했다. 연예인 응원단 논란과 도박 혐의가 문제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사과하기보다 발뺌했던 괘씸죄가 크다. 한국 연예계 복귀 불가 여론 판정을 받고 있는 유승준처럼 ‘제2의 유승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인터넷상의 네티즌 여론은 뜨겁게 달아오르는 중이다. 사과보다는 발뺌에 치중했던 그의 잘못을 질타하는 글들이 관련 기사 등에 무수히 올라오고 있다.
무엇보다 네티즌의 공분을 산 배경은 잘못을 저지른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았던 그의 당당함에서 비롯됐다. “진심이 잘못 전달됐다”, “도박은 안 한다”고 당당하게 주장했던 부분들에 이의가 제기되면서 분노의 불길이 더 커지는 양상이다.
최근 연예계에는 학력위조, 마약범죄, 도박 등 숱한 범법 행위를 저질렀던 스타들이 잠시 자숙 기간을 거친 뒤 현업에 복귀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그러나 병역과 거짓말이라는 두 개의 금단을 했던 유승준이 끝내 국내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반성 없는 연예계 스타에 대한 국민 반응은 차갑기 그지없다.
이같은 전례를 미뤄봤을 때 강병규는 연예인 응원단과 도박 논란의 경중을 따지기 이전에 잘못을 용서받고 재기할 기회를 스스로 놓쳐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방송가에서 일고 있다. ‘제 2의 유승준 사태’가 다시 발생한 것 아니냐고 수군거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