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우린 몰라요”

전방위 규제가 가해진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 이 틈새로 소위 ‘풍선효과’라는 게 있어서 반사이익을 보는 부동산 시장도 있다. 

대부분의 규제가 아파트에 몰려있는 가운데, 지식산업센터(구 아파트형 공장)나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 등은 규제와 무관해 틈새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최근 강화된 규제로 주택 시장이 주춤한 동안 지식산업센터가 틈새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상가, 오피스텔에 비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최근 관련 규제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어서다.

주택시장 주춤
분양업체 선회

이에 발맞춰 분양업체들도 서울 도심뿐 아니라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신도시·택지지구에 앞다퉈 지식산업센터 공급에 나서는 형국이다. 

실제 분양성적도 좋았다. SK건설이 최근 지하철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인근에 공급한 ‘가산 SK V1센터’는 분양 시작 1개월 만에 100% 계약에 성공했다. 인근에 들어서는‘가산W센터’도 6개월 만에 분양을 마쳤다.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이 시행을 맡아 서울 뚝섬역 인근에 분양한 ‘서울숲AK밸리’도 계약 한 달 만에 완판 됐다. 통상적으로 지식산업센터가 분양을 마치는 데 1년 이상 걸리던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최근에는 수도권 교통망이 개선되면서 서울뿐 아니라 경기·인천 지역에도 속속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규제와 무관하다는 것 이외에도 지식산업센터의 장점은 적지 않다. 먼저 비교적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주로 개인이 입주하는 지원상가와 달리 법인기업체들이 장기 계약 후 입주하기 때문에 임대료가 밀리거나 갑자기 공실이 발생할 위험이 적은 편이다. 

분양가도 3.3㎡당 600만~800 만원 정도로 1000만~2000만원대의 오피스텔보다 저렴한 편이다. 대출도 분양가의 70~80%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음으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지식산업센터에 입주 기업을 유치하고자 취득세·재산세 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오는 2019년 말까지 최초 수분양자가 사무실을 직접 사용하면 취득세가 50% 감면되며 사업시설용으로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재산세 37.5%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방위 규제 가해진 부동산 시장 냉각
틈새로 ‘풍선효과’…반사이익 상품도

법인체에게만 한정되어 있던 분양요건을 개인이 임대 목적으로 지식산업센터를 구입하는 것도 가능해지는 추세여서 투자층이 넓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준공업지역이 아닌 산업단지에서 공급되는 지식산업센터는 법인체가 아닌 개인이 임대 목적으로 분양받는 게 불가능했지만 정부는 올 초 산업단지 활성화를 위해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도 점진적으로 허용키로 했다.

지식산업센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전용 100㎡ 이하의 중소형 면적을 매입하는 게 유리하다. 대형 오피스와는 달리 입주하려는 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이기 때문이다. 투자 전에 전용률 대비 임대료 시세, 관리비, 주차 대수, 각종 편의시설이 적절한지 입주 업체 입장에서 분석하는 것이 좋다.

지식산업센터에 업체의 입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도 덩달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센터 상가는 지식산업센터 내 자체 업무시설의 고정적인 배후수요를 누림과 동시에 독점성·희소성 등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돼 최근 분양시장 내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가의 최대 리스크는 공실이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고, 고정적 배후수요를 누릴 수 있는 입지가 유리하다.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가 안정적 임대수요와 환금성을 확보하며 수요자들의 선호를 얻고 있는 것이다. 지식산업센터 내 상가는 일반 상가와 달리 구매력 좋은 기업체 관계자들이 주요 고객이기 때문에 상권도 쉽게 활성화된다. 

특히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지식산업센터가 도심 내 위치하면서 매머드급 규모에 입지, 교통 등이 모두 잘 갖춰진 곳에 조성되는 경우가 많아 유동인구 확보도 수월하다. 게다가 대부분 전체 연면적의 10% 내외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 내부 업종도 겹치지 않도록 MD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아 독점성도 일정 이상 보장된다. 편의점이나 구내식당, 문구점, 프랜차이즈, 금융기관 등 기업들이 자주 이용하게 되는 업종 등이 인기다.

다음으로 부동산 규제와 무관한 생활형 숙박시설인 레지던스가 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레지던스가 틈새 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레지던스란 서비스드 레지던스 또는 생활형 숙박시설로도 불리는데 숙박용 호텔과 주거용 오피스텔을 합친 개념으로 객실 안에서 취사도구와 세탁기 등 장기 주거에 필요한 여러 시설을 구비한 임대형 주거 상품을 말한다. 

분양시장
블루칩으로

오피스텔처럼 분양 받아 호텔보다 저렴한 가격에 숙박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 레지던스가 틈새 상품으로 각광받는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주택법이 아닌 건축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분양을 받을 시 청약자격의 제한이 없다. 둘째, 오피스텔과 같이 구분 등기가 가능한 상품으로 매매가 자유롭고 임차인의 전입신고도 가능하다. 셋째, 레지던스는 실거주뿐 아니라 장·단기 임대, 위탁 운영 방식의 숙박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 

레지던스는 주거 부동산 중 정부 규제에서 제외된 상품으로 풍선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 1월부터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전매제한 규제를 받지만 레지던스는 지역 구분 없이 분양권전매가 자유롭다. 아파트처럼 대출 규제도 없다. 

숙박용으로 활용할 경우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다주택자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양도소득세는 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 않아 일반세율로 과세한다. 종합부동산세는 포함되지 않으며 부가가치세 기준은 오피스텔과 동일하다. 

분양 성적 좋고
안정적 임대수익

다만, 취득세가 아파트보다 4배 이상 높다. 이를 감안해 투자에 나선다면 먼저 시행사나 위탁 운영사의 재무 상황이나 운영 능력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주변 레지던스 객실 가동률도 체크해야 한다. 평균 객실가동률이 최소 70~80% 이상 나올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해야 고정적인 임대수익과 추가 운영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불법 레지던스 여부도 주의해야 한다. 기분양된 오피스텔을 레지던스 상품으로 용도 변경하려면 기존 투자자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자 동의도 받지 않은 채 분양이 먼저 진행되면 사업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적인 임대료를 받는 것인데 규제와 무관한 지식산업센터 및 지원상가, 생활형 숙박시설 등에 눈을 돌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다만,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분양형 호텔 등도 초기에는 틈새 수익형 부동산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공급이 몰려 공급과잉과 수익률 하락으로 외면을 당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규제와 무관한 주요 지식산업센터·지원상가, 생활형 숙박시설.

▲신내동 신내데시앙플렉스(지식산업센터)=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공급되는 지식산업센터인 ‘신내데시앙플렉스’가 분양 중이다. 2020년 5월 준공 예정인 신내데시앙플렉스는 대지면적 1만357㎡, 연면적 8만3006.10㎡의 지하 4층~지상 12층의 초대형 규모로 건립된다.

설계에서부터 중소형 평형의 오피스 비중을 높여 최근 소형화 되는 비즈니스 트렌드에 대응했다. 공용회의실, 휘트니스센터, 작은도서관, 옥상 정원, 야외공연장 등 편의시설과 여가시설을 건물 내에 모두 배치함으로써 원스톱 비즈니스를 가능케 했다. 모든 오피스는 가변형 벽체를 통한 섹션 오피스 형태로 제공되어 입주기업의 필요에 따라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업계에서는 비즈니스 최적의 설계로 평가받고 있다. 

▲김포 경동 미르웰시티(지원상가)= 경동건설산업은 김포 한강신도시 장기동 내 최대 규모의 지식산업센터&상가 복합건물인 ‘경동 미르웰시티’지원상가를 분양한다. 시공은 신세계건설에서 맡았다. 연면적 7만2526.83  ㎡, 지하 3층~지상 7층, 1개동 규모의 지식산업센터다. 근린시설은 투자자와 임차인 선호도가 높은 1층에만 공급된다. 지원상가는 총 67개 점포, 총 전용면적 3431㎡규모다. 배후에 아파트 1000세대 규모인 약 3000명의 근무자가 상주, 소비하므로 투자의 안정성과 임차인 확보가 용이하다. 게다가 독점상권 형성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가 추천업종으로는 금융기관, 베이커리, 전문음식점, 커피전문점, 분식점, 문구점, 중개업소 등이 있다. 3.3㎡당 분양가는 2400만~2700만원(부가세별도)선으로, 계약금 10%에 중도금 30%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법정대수인 268대의 188.06 %에 달하는 총 504대의 주차 공간이 확보된다.

▲힐스테이트 별내 스테이원(생활형 숙박시설)= 현대건설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995번지에 생활숙박시설 ‘힐스테이트 별내 스테이원’을 분양한다. 지하 3층에서 지상 46층 3개동 전용면적 66~134㎡ 총 578실로 이뤄진다. 전용면적별로는 66㎡A 205실, 66㎡B 82실, 74㎡A 123실, 84㎡A 164실, 134㎡A 1실, 134㎡B 1실, 134㎡C 2실 등으로 구성된다. 취득세는 4.6%다.


생활숙박시설로 공급된다. 생활숙박시설은 공중위생법상 실내에서 취사와 세탁을 할 수 있는 주거 가능한 시설이다. 발코니 확장이 되지 않지만 아파트와 같은 평면을 갖춰 신개념 주거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3배이(bay) 및 판상형 맞통풍 설계 등 아파트 못지않은 설계가 적용됐다. 전용 66~84㎡ 주택형은 오픈발코니가, 전용 134㎡ 주택형은 테라스가 적용돼 넓은 생활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내부에는 피트니스와 GX룸·실내골프연습장·사우나 등이 설치된다.

▲숭의역 스마트하우스 K(생활형 숙박시설)= 인천광역시 남구 숭의동 438-1번지 일원에 공급되는 ‘숭의역 스마트하우스 K’는 지하 2층~지상 16층, 전용면적 18~22㎡ 322실로 이뤄진다. 국내 1위 주택임대관리 스마트하우스와 함께 입주자들에게 다양한 주거편의서비스를 제공한다. 먼저 입주자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청소, 세탁, 시설출동, 카쉐어링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입주자 전용 사물인터넷(IoT)을 제공하여 스마트폰으로 전기제어, 조명컨트롤, 애견대화캠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입주자 전용 조식서비스를 제공하며 영양 만점의 식사를 통해 입주자들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헬스케어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지역 구분 없이 
분양권전매 자유

입주 계약자들에게도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계약자들에게 스마트하우스 임대인 전용 모바일 앱을 제공해 임대료 입금과 미수금 관리, 임차인 민원 현황확인, 월간 보고서 등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한 임대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남향위주의 배치를 통해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2면 개방형 설계(일부)를 통해 실내 개방감을 높였다. 전 실에 IoT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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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